가브리엘라, 정향과 계피
조르지 아마두 지음, 안정효 옮김 / 서커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3년 전의 깊은 가을. 나는 조르지 아마두가 쓴 소설 <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을 읽고 단박에 브라질이라는 나라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기로 결심함과 동시에 <도나 플로르....>를 (비록 걸작의 계관을 쓰지는 못하겠지만) 내 수준에 가장 근접한 나만의 명작으로 임명했으며, 만일 내 눈에 이 절묘한 재미를 제공한 작가의 다른 작품을 발견하면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조건 없이 사서 읽겠노라고 다짐했었다. 그때 이미 아마두의 <가브리엘라, 정향과 계피>라는 소설책이 출판사 ‘서커스’를 통해 나왔던 것을 알았으나, 서커스라는 회사는 2007년 1월에 첫 작품을 내고, 2010년 4월에 마지막 작품을 찍었다, 쉬운 얘기로 망했다. 그래 잊고 있다가 몇 달 전에, 맞아, 아마두가 있었지, 라는 생각이 번쩍 떠올라 검색을 해봤고, 시중 헌책방에서 (불과) 몇 권의 책을 내놓고 있어서 날름, 집어 들어 감개무량하게 드디어 첫 장을 넘길 때의 기분이라니.
 시리아 이민의 아들임에도 아랍인, 또는 터키인이라 불린 ‘나시브 사아드’라는 이름의 독신남자. 이이는 소도시 ‘일레우스’에서 ‘베수비우스 바’을 운영하고 있는 키 크고 뚱뚱한 남자. 어느 화창한 봄날, 좋은 요리사이자 살림꾼이었던 늙은 필로메나가 이젠 아들하고 함께 살기 위해 아구아 프레타로 떠나겠나고 종종 얘기했지만, 이걸 늙은이의 푸념으로만 여겨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로 보따리를 싸 여덟 시 기차를 타기 위해 떠난다고 최종 통보를 하자마자 나시브는 놀라 자빠졌다. 그러나 필로메나가 진짜 떠남으로 해서 세상에서 가장 천진하고 아름답고, 몸 이곳저곳(어딘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음)에서 정향 향기가 나고, 계피 색의 피부를 갖고 있는 무구한 사랑의 여신이자 요리사이자 하녀인 가브리엘라와의 놀라운 사랑 이야기가 시작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리라.
 같은 날 늙은 제수이노 멘돈사 대령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으나 정작 자신 혼자만 자기 이마빡에 뿔이 돋았는지 몰랐던 것을 드디어 알아채고는, 벌건 대낮에 열쇠로 조심스레 소리 나지 않게 자기 집 문을 열고 들어가 오직 두 다리에 검정 스타킹만 신고 있던 약간 퉁퉁한 아내 도나 시나지냐 궤데스 멘돈사와, 우아하고 아름답게 생겼지만 대령의 침상 위에서 대령이 할 일을 대신 해주고 있는 벌거벗은 의사 오스문도 피멘텔 앞에서, 처용가를 부르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기는커녕, 허리춤에 매달린 권총을 꺼내 각자에게 각각 두 발씩의 총알을 박아버리고 만다. (솔직히 말하자면 총알이 검정 스타킹만 신고 나머지는 벌거벗은 여자와, 아무것도 입지 않고 그냥 벌거벗은 남자의 몸통에 박혀 있는 상태인지 관통해서 벽이나 침대를 때렸는지는 책에 안 나온다.)
 사통 중에 난데없이 날아든 총알을 받아 거의 동시에 두 영혼이 하늘로 올라갈 때까지 일레우스 사람들은 항구 초입에서 모래톱에 좌초한 별로 크지도 않은 코스테이라 회사의 여객선과, 모래톱 자체를 없애버려 일레우스에서 유럽으로 직접 코코아를 수출하는 길을 뚫자고 주장하고 있는 젊은 총각, 리우 출신 거물 정치인 집안의 셋째 아들이자 백만장자인 문디뉴 팔상에 대하여, 그리고 이웃도시 이타부나 사이에 처음으로 개통한 버스 노선과 이 버스 회사의 공동 주인인 두 명의 러시아인이 내일 오후에 열기로 한 성대한 버스 노선 개통 축하식에 대해 침을 튀고 있다가, 네 발의 총성과 함께 모든 논의가 갑자기 뚝, 그쳐버린다. 그리고는 그들의 대화는 한 순간에 검정 스타킹만 신고 있는 약간 살찐 여인의 모습과, 자신들의 아내 또는 애인에게도 검정 스타킹만 입히면 어떤 광경이 연출될까, 혹시 그 소도구가 각자의 엑스터시를 더 향상시키는데 공헌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느라고 멈춰버렸고, 아내와 아내의 애인을 권총으로 간단히 쏴 죽여버린 대령의 명예스러운 행동이 당연하다고, 앞으로 재판을 받겠지만 배심원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무죄선고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었다.
 때는 1925년. 장소는 바다를 면한 브라질의 시골 소도시. 이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땅과 농장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힘깨나 쓰는 것들이 무리를 지어 서슴없이 총질을 해대 토지를 무단히 탈취해 지역의 토호가 되면서 스스로를 ‘대령大領colonel’이라 칭하던 농장주이자 실력자이자 깡패두목들이 통치하던 지역. 이제 늙은 부르주아 계급으로 그중에 왕초 격을 했던 이는 상원의원 자리를 차지함과 동시에 지역의 실질적인 통치자로 스스로 생각하고, 비슷한 대령들 역시 그렇게 받들어 모시면서, 각자 대령의 자식들을 대처의 대학으로 유학을 보내 지역에서 의사, 변호사, 공증인 기타 등등 ‘박사’로 불리게 하고, 시장, 국회의원 등의 높은 자리를 꿰고 있는 상태. 여전히 포르투갈 혹은 스페인 이베리아 방식의 도덕률에 충실해, 남자는 얼마든지 바람을 피워도 여자가 딴 놈팡이를 봤다하면 부정한 쌍이 흘린 피를 통해 자신의 추락한 명예를 회복하는 지난 시절의 율법이 서슬 퍼런 곳.
 여기에 진짜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 등장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문디뉴 팔상. 이 젊은이가 촌 동네 일레우스에서 펼치는 새 세대로의 전환노력. 그건 앞 세대의 타파를 전제로 해야 하건만, 80대의 왕초 대령인 라미로 바스토스 상원의원을 꺾어야 가능한 것. 바스토스 대령에게는 일레우스 전 지역에 걸쳐 거의 모든 땅을 소유하고 있는 동료 대령들이 있으며, 20여 년 전 도덕률에 의하여 바스토스 대령의 뜻이 옳은지 아닌지 전혀 관계없이 의리 하나로 그를 굳게 지지하고 있고, 배신자에겐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탄이 기다리고 있는 땅이다.
 이곳에 머리도 못 감아 떡이 지고, 누더기가 찢어져 허벅지가 다 드러난 때(垢: 피부 위에 죽은 피부의 각질이 먼지를 비롯한 각종 오물과 함께 쌓여있는 상태) 투성이 촌년 하나가 내륙에서 도시를 향해 무조건 걸어온 몇 명의 인간들과 함께 예전 노예시장이 섰던 인력시장 앞에 쭈그려 앉아 있던 것이다. 늙은 요리사 필로메나를 잃은 아랍인 하시드가 새 요리사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도착해 요리할 줄 아는 사람을 고르려 했지만 먹고 살 것이 없는 깡촌에서 무작정 도시로 온 것들이 요리는 무슨 요리, 그냥 돌아서려 할 때 그의 귓가에 들려오는 나지막한 한 마디. “정말 아름다운 남자야!”
 이 말에 귀가 솔깃한 하시드는 때가 덕지덕지하고 머리카락도 떡이 진 처녀를 고용하기로 결심해 데려오는데 아이고, 얼마나 쉰내가 나는지 목욕부터 시키고 외출해버린다. 밤이 깊어 귀가한 하시드. 입이 떡 벌어진다.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고, 보퉁이에 들고 온 누더기지만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은 가브리엘라. 그녀에겐 계피 색 나는 반짝이는 피부와 정향 향기가 은은한 몸을 가지고 있던 것이라. 이것만 해도 미혼남자 하시드는 넋이 나가는데, 아이고, 천부적인 감각으로, 무엇을 기가 막히게 하느냐면, 침대 위의 일도 그렇거니와 그것보다, 진짜 지역요리, 이 책에선 ‘바이야 요리’라고 하는 전통요리를 죽여주게 잘 하는 거디었던 거디었다.
 물론 지금 그냥 등장인물을 소개하기만 하고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지는 전혀 귀띔도 하지 않았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라서 직접 읽어보시란 의미라는 건 다 아시리라 믿으면서.


 아쉽고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번역해 시중에 나온 조르지 아마두는 이제 다 읽었다는 것. <도나 플로라와 그녀의 두 남편>과 <가브리엘라, 정향과 계피>. 위키피디아를 보니 스물여덟 작품이 있는데 말이다. 세계문학전집을 펴내는 출판사 가운데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번역해줄 착한 회사는 없을까?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lobe00 2019-06-1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스태프님 리뷰읽고 위시리스트에 올려둔 책이 중고로 나와서 얼른 샀습니다. 기대되네요~

Falstaff 2019-06-13 13:2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이거 은근히 걱정되는 걸요. 혹시 실망하실까봐요.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기대가 크면 언제나 거기에 미치지 못하더라고요. ^^

2022-08-26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26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26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봇 -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카렐 차페크 지음, 김희숙 옮김 / 모비딕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차페크의 <로봇>을 읽었다. 1921년 프라하에서 초연한 연극 <로봇>의 대본, 즉 희곡을 (1920년에)발표함으로서 세계 최초로 “로봇”이란 말이 등장하게 된다. 난 이 희곡을 읽기 바로 전까지도 로봇은 기계인간인줄 알았다. 우주소년 아톰이나 태권 V 같은. 근데 아니다. 굳이 비교를 한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모르겠지만 황금박쥐 비슷하다. 나이 든 세대는 기억할 거다. 우렁찬 주제곡을. “빛나는 해~골에 빤쓰 하나 걸치고 무엇이 잘났다고 웃어대느냐!”
 로봇은 유기화학이 발전한 결과물이다. 차페크 본인의 <로봇>에 대한 기고문에서 짧게 언급했듯이 중세의 화학생물학자가 꾼 꿈이 호문쿨루스homunculus를 만들어내는 것이었고, 그것이 현대에 이르러, 한 천재적인 화학생물학자 로숨Rossum씨(Mr. Intellect 또는 Mr. Brain이란 뜻)가 나타나 “생명”은 있으나 영혼이 없는 일하는 생명체를 발명했으니 그게 바로 로봇이다. 로봇은 심장이 있어 피도 흐르고, 허파로 숨도 쉰다. 수명은 20년 가까이 되며,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명령대로 일만 한다. 인간의 유토피아를 위해 만들어진 로봇. 인간은 그리하여 모든 노동에서 벗어나 태초의 에덴과 비슷한 별유천지비인간의 지경에 이르는 것이 목적이다. 이 로봇을 만드는 회사가 R.U.R(Rossum's Universal Robots). 회사가 독점적으로 로봇을 생산하면서 주가는 당연히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예금을 별도로 하고 회사의 금고 속에 현금만으로 무려 (1920년 화폐가치로) 5억2천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이 놀라운 제작품을 만드는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세계적 유명인사들이 공장이 있는 섬에 방문을 하는데, 하루는 유명회사 글로리 사장의 딸 헬레나 글로리오바가 R.U.R의 대표이사 도민 씨를 방문하면서 극이 시작된다.
 아쉽게도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재미의 효용이 떨어졌다. 차페크가 1936년에 발표한 소설 <도롱뇽과의 전쟁>을 읽어봤기 때문이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살며, 섬 주위를 배회하는 천적 상어 때문에 일정한 개체수를 유지하던 사람 2/3 크기의 대형 도롱뇽 무리에게, 천연진주 채집을 위해 철제 칼을 줘 진주를 무한정 얻다가, 나중에 정신차려보니 도롱뇽들이 강철로 만든 칼을 사용해 섬 주변의 상어들을 싸그리 몰살시키고, 점점 개체수도 불리고, 현대식 무기도 구입해, 도롱뇽이 살 수 있는 건 습지뿐이라서 인간에게 구입한 무리로 인간과 전쟁을 벌이고, 동시에 거대 폭탄을 사용해 대륙을 이리저리 관통하는 운하를 만드는 이야기. 여기서 중요한 모멘트는 사람이 도롱뇽에게 무기를 공급해 자기들 대신 전쟁에 투입함으로서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용맹한 군대를 만들었다는 것. 즉, 인간의 부를 위한 노동에서 전투요원으로 탈바꿈. 개체수의 증가와 서식지 확보를 위한 대륙 횡단 운하 건설, 인간의 피폐화, 라는 구도가 <로봇>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된다.
 사람 대신 노동만을 위해 개발한 로봇. 트로이를 작살낸 전환점을 마련한 헬레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여자 헬레나 글로리오바가 과학자 한 명을 꼬드겨 생각할 수 있는 로봇을 몇 개체 만들었다. 이미 로봇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노동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인간은 비교할 수도 없이 용감한 병기로도 사용하고 있던 터. 세상의 모든 로봇은 영혼을 가진 몇 개체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 인간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로봇이 인간이 되려면? 책에 나와 있다.
 “너희가 사람처럼 되고 싶다면, 너희는 죽이고 정복해야만 한다. 역사를 읽어보라! 인간들의 책을 읽어보라! 너희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너희는 정복하고 살육해야만 한다.”
 대장 로봇의 지시로 애초부터 진짜 사람보다 더 강하고, 영리하며, 인간보다 더 잔인하게 인간을 죽일 수 있는 로봇들은 인간 말살 작업을 시작한다. 총으로 쏘고, 칼로 찌르고, 베고, 절단한다. 남자도, 여자도, 노인도, 어린이도, 아기들도, 태아도.
 그러나 수명이 20년에 불과한 로봇. 로봇 공장에 무리지어 쳐들어가 살아 있는 인간을 몽땅 죽였을 즈음해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들이 다른 로봇을 만들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는 거다. 레시피가 적혀있는 낡은 리포트는 이미 불탄 재로 사라졌고. 딱 한 명의 인간을 살려주었는데 로봇들은 이 늙은 건축가에게 로봇을 만드는 유기체 제조 레시피를 요구하고 심지어 살아 있는 로봇을 생체실험에 쓰라고 강요까지 하면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나는 언제나처럼, 안 알려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을 잡아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0
솔 벨로우 지음, 양현미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솔 벨로Saul Bellow는 처음에 <오기 마치의 모험>을 읽고 지루해 미치는 줄 알았었다. 펭귄클래식에서 세 권, 1,400 쪽 넘는 장편으로 나오는데, 그때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하여간 읽어내기가 참 힘들었다. 함께 사놓은 두 권짜리 <허조그>도 그러려니 싶어 읽기를 뒤로 미루어 놓았던 기억이 있다. 날자가 좀 지나 <허조그>를 읽으니까, 같은 이태동 번역이었는데도 이건 또 참 재미있고 공감이 가는 거였다. 그래 다시 얼마 지나지 않아 <비의 왕 핸더슨>까지 독파했다. <비의 왕 핸더슨>도 참 재미나게 읽었다. 인류학적 지식이 좀 있으면 더 재미있었을 소설이었다. 다른 분들한테도 권할 만하더라. 이때쯤 해서 또 다른 솔 벨로의 작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0번으로 나온 <오늘을 잡아라>가 언제 품절이 풀리나 한정 없이 기다리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품절이 아니라 절판 상태로 접어들고 만다.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 170번으로 <오늘을 잡아라> 대신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썩은 잎>을 새로 찍어버렸으니 이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분명 미국 솔 벨로 재단과, 또는 역자와의 계약이 끝났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헌책방에도 별로 보이지 않아 혹시나 하던 중, 인터넷 헌책방에 한 권이 느닷없이 눈에 띄어 서슴지 않고 집어 들었다.
 이거? 재미있다. 재미라기보다, 내가 뭘 알겠는가마는 굳이 말을 하자면,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 토미 윌헬름이 뉴욕의 자본주의와, 어떤 방식으로 간에 시대에 제대로 적응한 적자適者fittest들과 맨몸으로 부딪혀 새빨갛게 부서지는 모습에 공감할 수 있게 작품을 만들었다. 이런 책은 절판시키면 안 되는 책으로 분류해야 할 거 같은데, 한국의 자본주의도 이젠 뉴욕만큼 사나워져서 돈이 안 되는 책으로 판명나면 얄짤 없나보다.
 책은 200쪽에 달해 분량으로 굳이 분류를 한다면 중편 또는 짧은 장편이라 할 수 있겠다. 무대는 뉴욕의 글로리아나 호텔과 주변에 위치한 증권회사와 광장의 카페와 담뱃가게 등에 국한되며, 내용 역시 이젠 흰머리가 섞인 금발의 배 나온 중년 토미 윌헬름이 마지막 남은 자신의 모든 돈 700 달러를 전형적인 사기꾼 탬킨 박사한테 홀랑 날려버린 날의 아침부터 오후까지로 한정한다. 물론 윌헬름이 멀쩡하게 아내와 두 아이가 사는 집에서 나와 하필이면 이젠 은퇴한 성공한 내과의사인 친아버지 애들러 박사를 포함해 혼자 사는 노인들이 주요 투숙객인 글로리아나 호텔에 살 수밖에 없으며, 어떤 이유로 한 때는 영업이사의 자리를 노리다가 지금은 실업자 처지로 전락했는지도 책을 관통해 중요한 이야기 거리로 등장하기는 한다.
 지금은 절판이라서 여간해 읽어볼 기회가 없는 책이니 내용을 좀 이야기해드릴까?
 애들러 박사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었겠다. 그 중에 ‘윌헬름 애들러’라는 젊은이가 있는데, 이 아이가 생긴 게 멀끔하고 판판하여 대학 다닐 때 학교신문에 사진이 나온 적이 있었겠다, 이걸 본 영화사 말단 기사 하나가 애한테 편지를 해서 카메라 테스트를 받아보라고 했겠다, 테스트를 해보니 스타는 아니더라도 주인공한테 애인 뺐기는 조연 정도는 하겠다, 그래 다니던 학교 2학년을 마치고 아빠, 엄마, 누이하고 대판 싸운 다음에 청운의 꿈을 이루기 위해 LA로 날아가 영화판을 무려 7년이나 떠돌아다니며 딱 한 장면이 나오는 엑스트라를 하고는 ‘나한텐 이 길이 아닌가벼’, 싶어 다시 뉴욕으로 와서 취직을 했겠다, 원래 토미란 이름을 쓰고 싶어 예명으로 토미 윌헬름이라고 한 이 친구가 결혼을 해서 아이 둘을 두었는데 염병을 한다고 대가리에 흰 털 돋자 새로 애인이 생겼겠다, 애인이 가톨릭 신자라 이혼을 하면 곧바로 결혼으로 이어질 것인데 우라질 마누라가 당최 이혼을 해주지 않고 날이면 날마다 아이들 양육비를 무한정 청구하겠다, 이 상황에 회사 잘리면서 자존심 상한다고 회사에다 욕을, 욕을 한 것 때문에 백기 들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동종회사에선 받아주지도 않고, 이 나이에 새로 신입사원으로 지원해도 뽑아주지 않겠다, 같은 호텔에 사는 돈 많은 은퇴한 아버지는 절대로 자신이 늙은 아들을 짊어질 생각을 하지 않아 죽고 싶은 마음을 무릅쓰고 호텔비 청구서를 대신 좀 갚아 주십사 해도 눈꺼풀 하나 깜짝하지 않겠다, 와중에 남아 있던 전 재산 700불을 사기꾼 탬킨 박사가 홀랑 자시도 토꼈겠다, 이 와중에 마누라한테 지급至急urgent한 일이 있으니 전화 바란다는 쪽지를 받고 전화를 하니 급하기는커녕 빨리 돈을 보내라는 거였다, 윌헬름이 아버지한테 바란 건 돈도 돈이지만, 돈은 두 번째고 아버지로서의 친절과 배려와 뭐 이 비슷한 건데 사랑하는 유대인 아버지는 재수 없게 진정한 유대인이라서 대가리 다 컸고 이젠 살아갈 날이 산 날보다 더 조금 남은 아들에게 돈이고 배려고, 친절이고, 네 에미 코딱지고 뭐 하나 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이런 거.
 1956년 작품. 양차대전이 다 끝나고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 잡은 미국의 경제적 수도 뉴욕에 세상의 모든 돈이 모여 있던 시기. 이 눈부신 성장과 번영의 시기에도, 돈벌이에 관한 한, 특히 증권, 선물, 기타 금융이나 고리대금에 관한 한 경쟁자가 없는 유대인들 가운데도 이렇게 부적응자, 루저가 존재하고 있어서 바늘 끝만큼의 정처도 찾지 못하는 비극이 엄연하게 있었다. 이런 작품의 기본은 독자가 패배자를 안타깝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작가의 손길에 성패가 따른다는 것. 만일 이 의견에 동의하시면 <오늘을 잡아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거 같다.
 그저 미국이나 한국이나, 1950년대나 2010년대나, 너나 나나, 참 먹고 살기 힘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숄로호프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8
미하일 숄로호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하일 숄로호프의 대표 단편 <인간과 운명>과 대표 단편선집 『돈 강 이야기』 가운데 열세 편, 합해서 모두 열네 편의 단편 작품을 모은 책. 열네 편의 작품 몽땅 소위 말하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리얼리즘 문학과 달리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란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쓰인 다분히 체제선정용 문학 장르라고 생각하면 비슷하다. 놀라운 것은 숄로호프가 <고요한 돈 강>을 발표하면서 작품 속에 카자크 족에 의한 반혁명 반란의 미화와 관련해 스탈린에 의해 내용에 관해 지적받은 적이 있으면서도 제 1회 스탈린 문학상을 받았다는 것. 이거 궁금했었다. 근데 이 책의 해설을 보니 막심 고리끼가 주선을 해 숄로호프가 스탈린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데 성공했고, <고요한 돈 강>의 3부도 곡절 끝에 출판할 수 있었으며 상까지 타냈단다. 거기다가 “소련작가동맹회의 대표”란 감투까지 덜커덕 쓰게 되니 행운아라고 할 밖에. 아울러 막심 고리끼의 소련 내 끗발도 정말 대단하다. 하긴, 이름이 막심 고리끼, 우리 말로하면 “매우 쓰다”란 뜻이니.
 나중에 숄로호프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수용소 군도>를 출간하는데 정부 당국이 심통을 부려 출간은커녕 엮어 넣으려고 할 때, 표현의 자유의 편에 서서 솔제니친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음에도, 솔제니친은 숄로호프가 쓴 <고요한 돈 강>애 대하여 (숄로호프 사후인지는 모르겠다만) 표절시비를 제기했다고 한다. 난 솔제니친과 그가 쓴 작품은 다 싫어하는 안티 팬으로 글쎄, 숄로호프의 작품집 『돈 강 이야기』를 읽어봤으면 쉽게 표절시비를 할 수 없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는 한에서 말씀드리자면, 표절 논의가 누구 작품을 베껴 썼다는 게 아니라, 아예 다른 이가 쓴 것을 자기 이름으로 냈다는 걸로 아는데, 1999년에 자필 원고가 발견되고 이에 따라 어떤 유명한 이가 수행한 “원고에 기초한 방대한 연구 성과”를 계기로 논란이 진정됐다고, 이 책의 해설에 나와 있다. 하여간 난 솔제니친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솔제니친 건은 더 얘기하지 않겠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소비에트 리얼리즘에 관하여. 이 장르의 대표주자를 들자면 스탈린에게 숄로호프의 배알을 청할 정도의 원로 막심 고리끼와,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단 한 편의 작품으로 고리끼와 비견되는 니콜라이 오스트로프스키의 주인공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공통점으로 특징 지워질 수 있으니,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무비판적 찬양이다. 이런 인간들을 다룬 대표적인 책이 피터 애클로이드가 쓴 <플라톤의 반란>. 서기 3,400년, 그들은 인류 최후의 혁명을 완수했다고 주장하는데, 혁명 후 러시아와 진짜 흡사하다. 사회주의자/공산주의자들은 완벽한 정의와 높은 이상, 불굴의 투지와 용기를 가진 휴머니스트들의 출현. 조금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자신의 신념에 대해 돌이켜보고 의심하는 변증법적 두뇌회전이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은 단순한 인간들. 뭐, 양보해서 고리끼나 오스트로프스키 같은 이들은 혁명 전 또는 혁명 중이었으니, 혁명의 완수를 위한 문화운동으로 일반 인민들의 의식화 교재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억지로) 이해해줄 수 있지만, 혁명 후에도 변하지 않고 유구하게 소비에트 리얼리즘 문학을 하는 이들은? 이해해줘야 한다. 다 먹고 살기 위해서 그런 것이지. 숄로호프만 보더라도 위대한 작품 <고요한 돈 강>에서 자신이 낳고 자란 땅, 돈 강 유역의 카자크 족들이 조상대대로 황제와 조국을 수호한 전통으로 반혁명군을 지지하여 적군赤軍과 교전을 벌이는 걸 다분히 호의적으로 썼다가 소련 땅에서 출간을 하느니 마느니, 콩밥을 먹느니 마느니 이 지경이 돼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줄리언 반스가 쓴 <시대의 소음>에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새로운 파시스트 스탈린이 보는데서 초연으로 올린 <므첸스크의 레이디 맥베스>를 작곡했다, 언제 어디서 갑자기 CIA, 아니, KGB한테 잡혀가 총살을 당할지 몰라 잡혀갈 때를 대비해 (꼴사납게 잠옷 바람으로 끌려갈 수 없다고 생각해)집안에서도 정장 비슷하게 입고 있었던 딱 그 시절이다. 그때 <고요한 돈 강>을 썼다. 비록 작품을 출간하는 건 성공했을지라도 스탈린 죽을 때까지 심심하면 스탈린이 직접 “그 책 이 부분하고 저 부분은 내용을 좀 고쳐서 다시 찍어라.”라고 참견을 했을 정도라고 하니, 그 다음부터는 소위 소비에트 리얼리즘에 복무하는 작품들은 써야했지 않겠어.
 근데 왜 책에 나오는 열네 편의 단편소설 이야기는 안 하고 자꾸 숄로호프와 <고요한 돈 강>만 가지고 떠드느냐 하면, 만일 숄로호프를 읽어보고 싶으면 <고요한 돈 강>을 읽지 않으면 얘기가 되지 않으며, 그 책을 진짜 읽었다면 굳이 이 단편집까지 찾지 않아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 그 동네에서 벌어지거나 돈 강 유역을 지나가는 사람에 의한 과거회상(<인간의 운명>)이기 때문이며,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소비에트 리얼리즘을 돈 주고 사 읽으라고 하겠는가. 하지만 결정은 당신이 하시라. 내 경우엔 <고요한 돈 강>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의 단편소설집이 있는 걸 알고, 이럴 줄 번히 알면서 아주 나중에라도 그냥 한 번 읽어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현대대표희곡 선집 2
한국극예술학회 엮음 / 월인 / 1999년 3월
평점 :
품절


 

 

 1950년대와 60년대에 걸친 열 편의 대표 희곡을 담고 있다. 작가로는 임희재, 차범석, 이용한, 유치진, 이근삼, 천승세, 오영진, 오태석. 이 중에 차범석과 이근삼은 두 편의 작품을 ‘대표희곡선집’에 포함시키는 기염을 토한다. 또 유치진은 1931년에 쓴 <토막>이 선집 1편에, 이어 57년 작품 <산불>을 2편에 올림으로 해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오영진도 1편에 1949년 작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2편에도 67년작 <해녀(海女) 뭍에 오르다>를 실었다. 좋게 이야기하면 차범석, 오영진 양 씨의 필력이 워낙 출중해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고, 약간 비틀어 생각하면 그만큼 우리나라에 극작가 풀이 일천해서 풍성하지 못한 작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여길 수 있겠다. 한국극예술학회에서 편 <한국현대대표희곡선집>은 이렇게 단 두 권으로 끝난다. 20세기 말에 나온 시리즈의 원래 취지는 1990년대까지의 대표 희곡을 다 선정하는 것이었지만 이후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대표작품은 출판사 월인(月印)과 같은 회사인 “연극과인간”에서 김성희 선생이 선정한 열 편의 작품으로 대신하는 듯하다. 김성희 선생의 책에서도 다시 이근삼과 오태석의 작품을 하나씩 소개하는 바, 이근삼은 우리나라 대표 희곡 서른네 편 가운데 무려 세 편이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이 책을 1편과 비교하면, 당연히 그동안 시대가 발전하고 외국문물도 보다 활발하게 유입된 것과 함께 해서, 본격적인 현대성을 획득하고 있다. 1950년부터 3년간 이어진 한국전쟁으로 인해 자연스레 실존주의과 리얼리즘이 가장 활발하게 활약한 시기였으며 이런 경향은 희곡(또는 연극)에서도 두드러져 보인다. 물론 1930년대에도 백철이 슈프레히코어 같은 양식의 작품 <수도를 걷는 무리>를 선보이기도 했으나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실존주의적, 사실주의적 표현 속에서도 실험적 시도를 서슴지 않고 포함시키는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 거기에 이근삼을 비롯한 유학파를 기수로 보다 다양한 실험을 적용시키기도 한다, 한 무대를 쪼개 조명의 F.I와 F.O, 암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막을 대신하고 다양한 심리적, 환경적 표현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게 되기도 하는데, 해설에 의하면 영화의 기법을 차용한 결과란다.
 그러나 1960년대 까지, 물론 10여 년 전에 한국전쟁이란 거대한 사건의 영향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소재 역시 한국전쟁의 끄트머리의 불안정한 사회, 전쟁 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사는 인간상, 제대군인들의 상실감 등이 중요한 소재로 대두되고, 한편으로는 복구시기 사회의 부조리, 부정부패, 물질만능 같은 걸 그리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천승세는 섬에 사는 가난한 어부의 비참한 삶을 리얼하게 보여주며, 오영진 역시 제주도의 가난한 황산포구에서 물질을 하며 아들 하나를 키우고 사는 해녀가 비정한 서울의 부르주아 사이에서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그려낸다.
 열 편의 희곡이며 565쪽에 달한다. 보통 희곡집이라면 대사 위주라 속도가 잘 나가지만, 이 책은 빽빽하게 장편 희곡을 담고 있어서, 요즘 시중의 희곡집으로는 대강 일고여덟 권의 분량에 해당한다. 정가가 11,000원. 10% 할인하면 만 원 내도 거스름돈 받는다. 소위 말하면 가격대비 가성비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극작가 면면을 보면 제일 먼저 등장하는 이가 임희재. 누군지 아시려나? 1969년부터 70년까지 동양방송(TBC)에서 시청률 90% 이상을 자랑하던 드라마 <아씨>의 작가다. 임희재를 비롯해 당시 극작가들은 (연극을 하면 극작가가 됐든 배우가 됐든 배를 곯을 수밖에 없어) 유명세를 타게 되면 TV 드라마 제작에 더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이 말고도 이용찬 역시 극작가라기보다 라디오 연속극 작가, TV 드라마 작가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천승세의 <만선>은 20대 중반에 읽어보고 이제 재독한 것. 천승세는 일반인 또는 국문학이나 문예창작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황구의 비명: 黃狗의 悲鳴>으로 유명하지만 1970년대에 장편소설 <낙과를 줍는 기린>이나 <사계의 후조: 四季의 候鳥>에서 엽기발랄하고 재기 넘치고, 화려무비한 대사를 무차별로 쏟아낸 전력이 있다. 물론 이 두 장편이 그의 초기 또는 전성기 시절의 리얼리즘하고 차이가 있어 널리 읽히지 않았는지 모르기는 하나 하여간 입심 하나는 죽여줬다. <만선>을 다시 읽으며 떠오른 생각은 애초 이이가 극작가로 등단을 해서 소설 속에서 특별히 독특한 대사를 만들어내는데 다른 작가들보다 월등히 유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1980년대 중순에 강서구 신정동의 붐비는 시내버스에서 이 양반을 우연히 만나 천선생 아니시냐고, 이리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차렸더니 나더러 묻더라. 누구냐고. 그래 팬이라 했더니 멋진 콧수염을 기른 키 크고 잘 생긴 중년이 눈이 둥그래지며 알아봐서 고맙다고, 한 번 더 만나면 소주 한 잔 하자고, 자기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했지만 다시 만나는 우연은 생기지 않았다. 이 양반 어머니가 1940년 들어 일본어로 글을 쓰느니 팍 붓을 꺾어버린 소설가 박화성 선생이지 아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