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등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2
다와다 요코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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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제작 <헌등사>를 포함해 다섯 편의 중단편을 실은 작품집. <헌등사>는 185쪽 분량이라 우리나라 출판계의 분류에 따르면 장편소설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하긴 분량으로 따져서 장, 중, 단편으로 구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나는 이 《헌등사》에 나오는 작품들을 읽고나서 2018년에 시작하는 다와다 요코의 소위 Hiruko 3부작의 배경을 정확하게 알게 됐다. “Hiruko 3부작”은 일본 열도가 태평양 상에서 사라졌는지, 침몰했는지 하여간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진 상태에서 모어mother tongue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일본인 여성 Hiruko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체류하며 같은 모어를 쓰는 Susanoo를 찾는 이야기가 1부 <지구에 아로새겨진>이고, Hiruko와 친구들이 Sunanoo의 실어증을 치료하는 것을 돕다가 이미 침몰해 없어졌을 지도 모르는 Hiruko와 Sunanoo의 고향으로 떠나는 <별에 어른거리는>이 2부, 아직 번역 출간해 나오지 않은 <태양제도>가 3부로 되어 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에서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강의 지진(강도 9.0~9.1)이 발생한다. 이어 평균 10미터, 최대 소상 높이 40.1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지진해일이 닥쳐 도호쿠와 간초 지방의 태평양 연안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이로 인해 1만8천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40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이것 외에도 도호쿠 지역의 원전 29기 가운데 11기가 운전 중단이 되었으며, 이 가운데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1호기부터 3호기에 멜트 다운이 일어나 대량의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같은 레벨인 7단계 사고로 분류되었으며 2012년부터 “귀환곤란지역” “거주제한구역”으로 설정되었다.

  당시 오에 겐자부로를 위시한 사회, 문화 등 각계의 인물들은 1945년에 원자폭탄 피폭을 직접 경험한 기억이 남아 있어 1만 8천명의 사망/실종보다 방사능 오염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 대규모 반핵 시위에 접어들게 된다. 다와다 요코는 당시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시위에 참가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이 역시 경제적(싼 값)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소가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대형 재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공황에 접어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헌등사》의 단편들을 보면, 일본 공군 자위대의 전투기가 (당연히) 폭탄을 싣고 비행하다가 기체 결함으로 추락을 하는데, 하필이면 그게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꼭대기로 정확하게 떨어지는 바람에 일본 전역이 마치 핵폭탄이 터진 것처럼 방사능에 오염되어, 이에 피폭된 사람들이 강이나 개울 같은 하천을 찾아가 몸을 담구는 장면까지 묘사한다. 피폭자들의 하천행은 분명히 오타 요코가 1945년 히로시마 피폭을 직접 당하고 쓴 소설 <시체의 거리>에 나오는 장면을 리메이크 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원자로 파괴에 의한 방사능 유출의 피해를 원자폭탄으로 인한 타격과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정도로 여긴 셈이다. 또는 또다시 대형 지진이 발생해 원자력 발전소가 여기저기에서 파괴되어 일본의 거의 모든 지역의 토지는 물론이고 인근해 해수까지 전부 방사능에 오염되었거나, 지진의 여파로 지금의 위치에서 더 동쪽으로 밀려나가 유라시아 대륙과 아예 거리가 떨어진 곳에 위치하게 되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런 상태가 《헌등사》 출간 4년 후에 나올(나오기 시작할) Hiruko 3부작의 기본 개념이 되는 거였다.


  그런데 한자어와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多和田葉子, 다와다 요코 여사는 위 문단에서 길게 쓴 다분히 디스토피아 적 미래관을 소설로 쓰면서도 일본어와 한자어를 오가며 현란한 문자 또는 언어유희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그게 대부분 한자어와 일본어, 가끔은 영어와 일본어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것들을 깔고 간다. <헌등사>을 보면, 일본은 국토가 유라시아 대륙과 완전히 분리된, 즉 쿠릴열도와 이어진 대륙과의 연결 끈에서 완전히 떨어진 이후, 오염되어 야생동물이 거의 몽땅 멸종한 토지와 해양수 때문에 자의반타의반으로 쇄국정책을 벌이고 있어서, 외국어 사용조차 금지했거나 금지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지금은 못쓰게 된 전자제품에 영어로 쓰인 Made in Japan이란 글씨를 보고, Made? 마데? 재팬, 일본까지? 라고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Made를 ‘마데’라 읽는 건 그럴 수 있지만 우리나라 독자들은 “A부터 B까지”를 일본어로 하면 “AからBまで” 즉 ‘A가라B마데’로 읽는다는 걸 알아야 웃을 수 있다. 한자어와 일본어로 하는 언어유희는 생략한다. 이런 식이다. 일본어도 할 줄 아느냐고? 조또. 우리말로 ‘조금’이란 뜻이다. 라떼 일본어 독해를 못하면 마르크스를 읽을 방법이 없어서 시쳇말로 얻어 터지면서 배웠다.

  원래 쉽지 않게 소설을 쓰는 다와다 요코가 이런 언어 유희까지 벌이고 있으니 정말로 《헌등사》를 읽으실 분은, 구간이 절판이라 틀림없이 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2번으로 나온 책을 읽으실 터인데, 신중하게 결정하시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내 기준으로 드리는 말씀이니 심각한 고려사항은 아니다. 어쨌든 나는 이야기했으니 됐다.




  근데 "현혹" 또는 "선동"에 대해 조금 생각을 해보자. 아, 먼저 전제로 깔아야 할 것이 있다.

  1 > 0.9999999999999……

  이 부등식이 맞다고 생각하시면 안 읽으셔도 된다. 괜히 오해만 불러올지 모르니까.


  원자력 발전을 포기한다면? 그러면 남은 것은 화석연료, 수력, 태양광, 풍력 등이다. 화석원료를 이용한 전기발전은 필연적으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어서 적어도 2차 함수 곡선을 타고 급격화할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은 경제성 문제가 걸림돌이고. 게다가 우리나라 같은 지형은 지독하게 태양광과 친하지 못하다. 일본도 마찬가지. 이 두 나라가 원자력 발전소의 문을 닫고, 앞으로 원전을 더 짓지 않기 위하여는 그래도 태양광의 효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과학적, 산업기술적 발전에 박차 정도가 아니라 거의 모든 국가적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 의견이 비관적이기는 하지만 하여튼 그렇다. 당장 내일부터 원전 가동을 중단한다고 치자. 그러면 전기료는 지금보다 적어도 3배 이상으로 오르지 않을까? 3배가 뭐야, 최소한 그렇다는 것이지. 거리는 어두워지고, 점포는 해 떨어지면 문을 닫아야 하며, 부잣집 청소년들도 대학입학을 위한 학원 순례를 멈추어야 한다. 왜? 전기 없는 어둠 속에 틀림없이 범죄가 도사리고 있을 터이니.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이 분명한 여름 밤의 열대야도 에어컨 없이 지낼 각오를 해야 하고, TV 사이즈도 작은 것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지 모른다. 나머지 집에 있는 필수 가전제품은 전부 신제품, 작은 사이즈로 개비해야 할 터이고, 적지 않게 내다 버려야 할 걸? 기타 등등, 기타 등등. 농담 같지? 천만의 말씀. 30년 넘게 밥 먹고 살던 직장이 태양광 근처 산업이다. 그래서 전기산업에 관해 좀 안다. 말로만 원자력 발전 반대 집회 가서 투쟁, 투쟁, 투쟁, 목이 터지게 외치고나서 집에 들어가자마자 에어컨 빵빵 돌리시는 분들은 정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계속 원자력 발전을 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이용한 전기 생산이 지금보다 훨씬 효용이 좋아질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참아주는 게 어떠냐는 제안일 뿐. 지금은 전기 없이 또는 비싼 전기료를 견딜 수 있을 것 같지만, 일단 편함을 맛본 후에는 불편을 견디기가 훨씬 어려운 법이다. 특히 해 진 다음의 범죄를 또다시 견딜 수 있을 것 같으면 원자력 발전을 당장 멈추어도 설마 죽지 않을 것 같기는 하다. 참고로, 나는 원전 중단보다 화력발전 중단에 의한 지구온난화 예방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는 1인이다. 원전사고는 국지적 피폐화이고, 지구온난화는 전지구적 멸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파리 기후협약을 가비얍게 탈퇴한 트럼프, 거 참.

  원전 오염수 방출에 관한 진보적 과학자가 TV에 나와서 문제없다고 한 적 있다. 그 양반 말이 맞다. 몇 백만 톤의 오염수가 해발 몇 백 미터 아래의 파이프 라인을 통해 곧바로 해류에 합류한 다음 태평양을 한 바퀴 돌고, 남극해를 거쳐 아프리카 남단을 기점으로 일부는 대서양으로 빠져나가고, 일부를 뺀 좀 더 많은 나머지가 인도양을 통과해 다시 태평양으로 와서 우리나라 황해에 머물기도 하고, 동해로 빠지기도 하고, 다시 일본 동쪽 태평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무려 몇 백만 톤의 오염수가. 그럼 바닷물 속에 오염 성분이 들어 있겠지? 맞다 들어 있다. 얼마만큼이냐 하면 0.000000…퍼센트. 이게 TV에 출연한 진보성향 과학자가 한 말이다. 한 TV 방송에서 그래픽으로 설명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하, 거참, 그런 현혹이라니. 바닷속 파이프라인 배출구의 직경이 한 100미터 이상이다. 그러니 그래픽을 보는 시청자는 당장 “오염수가 저렇게 많이 배출되는 거구나!” 경악을 할 수밖에 없지. 오에 겐자부로도 그랬고, 오늘 《헌등사》를 쓴 다와다 요코도 그랬다. 그들이 하는 말이 0.000000…퍼센트도 오염은 오염이지 않느냐, 하는 것. 다시 부등식 하나.

  0.000000…퍼센트 > 0

  이 부등식은 틀렸다. 수학적으로 0.000000…퍼센트 = 0. 통계학적으로 0.000000…퍼센트와 0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 TV에 나왔던 진보 성향의 과학자가 한 말이 바로 이거다. 통계학적으로, 수학적으로, 과학적으로 몇백만 톤의 오염수 방출은 그것만으로 바다를 오염시킬 수 없는 거다. 수학적으로 어떻게 저 부등식이 틀렸는지 설명해드릴 수 있는데, 너무 길어진다. 정 궁금하면 개별적으로 연락주시라. 과녁에 절대 도달하지 못하는 화살의 패러독스도 깨 드리겠다. 이해하건 못하건 그건 내 책임이 아니고.

  다와다 요코는 독일인인지 일본인인지, 아니면 이중국적자인지 모르겠지만, 일본 태생의 일본인으로 태생적 원자폭탄과 원자력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서 사고가 외골수로 치닫고 말았다. 공군 자위대 전투기가 추락을 하는데 그게 일본에 10기밖에 남지 않은 원자력 발전소 지붕 위로 정확하게 떨어져 폭발한다고? 당연히 그럴 수 있지. 다만 확률이 0.000000…퍼센트 = 0 이라서 그렇지. 이건 소설이다.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전혀 가능하지 않은 전제를 깔 수도 있다. 그게 작가의 권리이니까. 불만은 없는데 책 한 권을 몽땅 같은 주제로 해 놔서 내가 심통이 좀 났던 거 같다.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진복자가 진짜, 진짜 많다. 그걸 신념처럼 믿는 진복자들. 진짜로 복받은 이들. 좋겠다. 그저 1찍이나, 2찍이나, 정치가 과학적 진리 위에 있다니까. 신도들을 보는 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 복, 진복 많이 받으시라.



  지난 초봄에 건강검진 받고 근 30년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지방간이 싹 없어졌다는 결과를 듣고 너무 기분이 좋아 다시 만날 쐬주를 장복했다가, 12월 들어 또다시 절주 중이다. 그랬더니 시간이 많이 나는 바람에 요즘 독후감이 길어지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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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1-28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지방간 탈출하신 거와 쐬주 가끔은 드실 수 있으시다니 말입니다^^
저도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방향이 궁금했는데 쓰신 글을 읽고 나니 조금 감이 오네요.
아직은 원자력 발전을 해야한다는 것을 수긍하지만 다른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아쉽네요. 저흰 태양열 발전을 하고 있는데.... 대규모 발전이 우리나라 지형상 어렵단 단점이 있군요.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Falstaff 2025-01-28 11:0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지방간. 꽤 오래 고생했습니다만 이젠 남의 이야기입니다. 몸무게만 빼면 될 것을... 근데 그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ㅋㅋㅋ
현재 태양광 기술 가지고는 거의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혁신적인 태양광, 풍력, 조수 발전 등 자연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전기생성에 획기적이고 또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어야할 거 같습니다.
저는 원자력발전 말고, 화석연료 발전을 더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올해 여름이 작년 여름보다 얼마나 더 더울지 벌써 걱정이 된답니다. 이제 백수거든요. 전기요금 부담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화력발전을 더 하면 할수록 지구온난화는 2차 함수적으로 급상승할 것 아니겠습니까.

stella.K 2025-01-28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밤이 너무 밝잖아요. 거 좀 약간 줄이고, 몇년 전에 전등 10촌가? 몇초 끄기 만으로도 에너지를 줄였다는데 예전에 민반공훈련도 했던 저력있는 나라에서 가전제품 사이즈 안 줄여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우리나라는 전쟁나 폭격 맞기 전까지는 옛날로 절대 못 돌아가죠. 우리 때 에어컨 있는 집이나 틀 수 있는 건데 요즘 아이들 그거 절대 이해 못 하잖아요. ㅠ
암튼 간 회복하신 거 축하합니다!^^

Falstaff 2025-01-29 09:50   좋아요 1 | URL
10초 끄기 가지고는 택도 없을 겁니다. ㅎㅎㅎ 편의성을 맛본 사람들이 과연 후퇴할 수 있을지, 이거 어려운 문제 아닐까요?

우끼 2025-01-29 0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혹과 선동에 넘어간 전복자의 신념..ㅎㅎ 시니컬하네요.
이미 본문에도 언급하셨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1차적으로 인근 지역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어요.
대형사고가 나지 않은 발전소 인근 주민들도 방사능 질환인 갑상선암 확률이 높은 상황인데요. 때문에 탈핵을 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노동자들과 인근주민들은 피폭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원자력 발전소로 생산된 전기는 그 지역에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서, 송전을 해야 해요. 송전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유실되지요. 그걸 송전하기 위해 송전탑도 세웁니다. 때문에 송전탑 인근 주민의 암 발생률도 높아요.
내 안전과 편리가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다면, 다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민주주의를 말하려면 다른 존재의 피해를 당연시하는 시스템의 문제를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혹과 선동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대형 사고날 위험은 확률싸움일 수 있어요. 그런데 내가 피폭되면 피해는 100%인걸요.

히로시마 원폭피해자 3세들은, 피폭때문에 피해를 입은 상태인데도 아직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내부피폭은 대물림된다고 하지요..
1980년대에 원자력 발전소 노동자의 아이가 2회 무뇌아가 탄생한 적이 있었어요. 그 후 한수원은 핵발전소가 원인이 아니라고 말을 했지요. 그 사건 이후로도, 대형사고는 아니더라도 사고는 있었고, 심지어 부품을 빠뜨린 경우도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밝혀낸 바가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는, 심지어 관리된 오염수도 아니므로 어떤 핵종이 어떤 농도로 들어있어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몰라요. 도쿄전력이 핵오염수 방출 전에 낸 보고서에 IAEA는 아무런 책임도 질 수 없다고 말했지요.
지구온난화 가능성을 과학자들이 언급한 건 1970년대로 알고 있어요. 그당시엔 지구온난화는 가설 중 하나였어요. 오히려 태양과 멀어지기에 추워질 것이다. 빙하기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죠. 이렇게 지구가 넓고 대기가 큰데, 인간이 내보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 여겼을 수 있어요. 지금은 기후재앙을 당연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지요. 방사능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때가 되면 이미 늦으니, 지금부터라도 사용하지 말자고 말하는 것이구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어떻게든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늦었다고도 생각합니다만, 이 이상 늦지 않기 위해서라도요.
이 와중에 포스코는 작년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기어이 완공하여 가동도 한걸로 알고 있으나……

Falstaff 2025-01-29 09:58   좋아요 0 | URL
아이쿠, 긴 댓글을 써주셨군요.
원자력발전과 화석연료화력의 단점은 많이 학습이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송전은... 태양발전, 풍력발전도 송전이 필요하니 특별하지 않고요.
포스코의 화력발전은, 철강과 반도체만큼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도 별로 없는데,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기업 입장에서 발전소를 짓는 건 당연합니다. 짓지 말라고 하면 하는 수 없이 공장을 다른 나라로 옮겨야 하고요. 여기서 실업율 증가 운운은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인간종만큼 오래 번창한 포유류도 없습니다. 실컷 즐기다가 자기들이 만든 핵이든지, 이상기온이든지, AI든지 하여간 끝까지 즐기다가 이제쯤 멸종하는 것도 아쉽지 않을 듯합니다.
전기 사용량의 대량 감축은... 가능하겠어요?
독일을 봐라! 이런 의견도 있는데, 이웃 프랑스에서 원자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비싸게 사서 쓴다는 겁니다. 국가간 님비 같아서 좀 웃깁니다.

우끼 2025-01-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 짓든 다른 나라에 짓든, 화석연료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량은 같지 않겠습니까? 누가 가까이서 피해입고 황폐화되느냐의 차이이지요.. 물론 배출된 이산화탄소 총량을 생각하면 가까이 있는 사람만 피해입는 것은 아니겠지요. 철강, 반도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필요한 산업이냐고까지 물을 수밖에 없겠네요.. 기업에 의존해야하는 지금의 일자리 시스템도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구요. 그와중에 많은 땅을 적은 농업인이 농사지어서 먹여살리는 문제도 있구요. 그렇게 농사지으면 또 땅이 황폐화되어 오래 농사짓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지요...
한편으론 해마다 쏟아지는 산업폐기물 량이 어마어마한데, 그걸 빈땅처럼 보이는 농촌마을에서 구매하여 땅에 묻는다더라구요. 겉보기엔 아무문제 없어보이지만 인근 농사짓는곳까지 유독성물질이 흘러들어오면 아무리 해도 농사짓긴 어려워지는 거구요. 그걸 막으려 애쓰지만, 산업폐기물이 계속 생산되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요..
이대로 가다간, 가까운 미래에 식량문제가 걱정이기도 합니다. 안그래도 기후변화로 농산물 수확량이 줄었다고 9월 기후정의행진에서 발언하는 농민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재는 누군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제로 정책이든 의사결정이든 진행되는데, 그걸 결정하는 사람들은 그곳을 터전으로 삼아 가열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외지인들이고요. 어차피 결정하는 사람들에게는 피해가 오지 않는 사람들요.
이미 에너지나 주거권 이동권에서 배제된 존재들도 의사결정에서 배제되어 있구요.
이대로는 괜찮지 않으니 어떤 생존방식이 가능한지, 자연이든 지역이든 대상화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행위자로서 대우하여 함께 의사결정하는 방도는 무엇일지 고민하는게 광장에서건 다른곳에서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만 민주주의가 아니라 어떤 것이 민주주의일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기업은 돈이 많으니, 어떤 상황에서건 답을 찾겠지요. 그 결과가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기업의 전환도 필요하고 의견을 들어야겠지만, 그게 그들의 논리를 온전히 수용해야한다는 의미만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2024년에 한국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사고 13주기에 열린 에너지 전환 대회에 온 독일분들이 있었어요. 독일에서 탈원전 해놓고 이웃 원자력 생산전기 사다 대부분 전력 충당한다는 이야기 거짓뉴스라고 말한걸 들은기억이 있어서요.
기사로 나온 내용을 찾아보니 2024년 시사인 기사에, 우크라이나 전쟁등의 이유로 2023년에 독일이 2.5%전력을 수입했고 그중 35%가 원자력이라 하네요. 2023년 기준 2.5%의 35%수입도 국가간 님비라고 보지 못할 바는 없겠으나..
21년,22년의경우 프랑스에 독일이 에너지 수출했다는 기사도 있네요.
독일의 사례가 참조점이 될 수는 있겠으나, 한국과 독일의 상황이 다르기도 하구요. 독일과는 다른 방식으로 국민들이 탈핵을 주장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로 태양광은 대량송전보다는, 그지역에서 생산 그지역에서 소비하는 방식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전력생산량도 들쑥날쑥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