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몇 권의 책을 방출할 때가 되어, 조금 걷어 냈습니다. 이 책들이 무슨 품질이 떨어지거나 하여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지 나하고 궁합이 덜 맞는다거나, 앞으로 다시 들춰볼 것같지도 않고 아이들한테, 이젠 손녀 손자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지도 않을 것 같거나, 별다른 사연 없이 재수없어졌거나, 하는 쓸데없고 잡스런 이유 때문에 내쳐지는 불행한 운명을 안고 제게 온 것들입니다. 20세기에 사 읽은 책도 있으며, 예컨데 오탁번 선생의 <저녁 연기>같은 건 탁월한 문학성도 확보했다고 여깁니다만 인생이 그런 것이지요 뭐. 아래 리스트에 정가가 표시되지 않은 것들은 제가 책들을 데이터 화한 2015년 이전에 구입한 것으로 독후감도 써놓지 않아 이번 이별이 영원한 고별일 겁니다. 세보니 권 수로 92권이더군요. 책 열심히 읽으시는 분께 드리면 한 반 년 실컷 읽으실 텐데, 워낙 무거워서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카트에 담아 끌고 아파트 도서관에 가져다 줘야겠습니다.
그림 한 번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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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정리 하면서 뽑아 놓은 것인데, 종이 먼지 때문에 하다가 관뒀습니다. 추리면 이것 보다 조금 더 많이 한 번 더 나올 거 같습니다. 궁금하시지 않겠지만 위 사진의 목록을 올려볼까요?
인생 별 거 없습니다. 어차피 다 버리고 갈 거 보관할 장소도 없으면서 굳이 켜켜이 쌓아 둘 이유가 없습지요. 넘치면 버려야지요. 책도, 인생도, 사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