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을 읽을 때의 그 실망감이란... ㅋㅋ 이 책 독자들은 모두 이해하리라. 그러나 본문 첫장을 넘기면서 아~ 탄성이 나온다. 결국 또 나는 츠지에게 결박당하고야 만다. 소설속 주인공의 직업이 편지 대필 알바를 하는 소설가인데, 나는 소설이란 사실도 까맣게 잊고 츠지의 수필인줄 알았다는... 동시에 이런 삶을 살아가는 츠지가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도대체 얼마나 오래 전부터 글을 쓰겠노라 문을 열어놓고 아직까지 이러고 있는가. 나도 좀 '이 참에 확실히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츠지의 편지 속 주인공들은 하나하나 다른 유형들이지만, 따지고 보면 다 내 모습 같다. 츠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서와 행동에 대해 아주 면밀히 관찰한 듯 하다. 나 자신에게 정신적 충격을 가하는 편지를 한통 때린 후 정말 쓰고픈 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