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왜였을까? 그토록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몇 페이지를 읽다 책장에서 두 해를 묵혔다.

2월, 말레이시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을거리로 이 책이 선택되었다.

나는 내내 가슴을 조려야 했다.

주인공이 자살할까? 아니면 가식덩어리 중 누구 하나를 죽이게 될까?

소설이 그렇듯 종국에 가서야 주인공의 행보를 알 수가 있다.

성격이 급한 나는 늘 도입부를 읽다가 못내 결말부분으로 옮아가서는 결론을 본 후에야

안도하며 다시 앞부분으로 돌아오는 재미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예외였다. 심장의 두근거림을 끊고 싶지 않았다.

홀든의 흔적을, 그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며 책장을 넘기고 싶었다.

그리고 결말에 가서는 정말 오랜만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 책을 보면서 두 번 울었다.

두 번다 홀든이 여동생과 함께 있던 상황이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려고 모아둔 돈을 오빠에게 건네줄 때,

오빠를 따라 같이 떠나겠노라고 가방을 끌고 나오던 때 ,

어찌보면 홀든은 그의 다짐과는 달리 그 길로 삶을 접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서운 종지부를 동생이 잡아준 것 같다는 생각... 억측인가?

청춘은 질주할 때보단 머무를 때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머무를 때야 비로소, 가식과 허위의 껍질이 벗겨지고 우리 안의 정화가 시작되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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