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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거짓말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4
리사 엉거 지음, 이영아 옮김 / 비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그가 죽었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다. 애초에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그가 태어나지도 않았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차에 치이거나 술집에서 싸우다 처절하게 죽었으면...."
책의 첫 장을 여는 순간 만난 이 선명하고도 극단적인 문장에 나는 반해버렸다. 그리고 한순간에 이 책에 빨려들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섬세하고 트렌디한 할러코벤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쉴새없이 빠져들게 하는 사건, 조금씩 커져가는 의혹들... '아름다운 거짓말'을 빠르게 독자를 사로 잡아 이른바 next door girl같이 평범하지만 친근한 리들리의 인생에 독자들을 편입시킨다.
리들리의 오빠, 에이스의 말처럼 작은 세상에 살던 리들리,
"모든게 검은색 아니면 흰 색, 옳은 거 아니면 틀린 거, 모든 게 선택이지,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믿었던 리들리는 옳은 선택을 하기위해서 달려오는 밴에 뛰어든다. 3살짜리 어린 소년을 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삶은 이 옳은 선택 때문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30년전 옳은 것과 흰색을 위해서 싸우던 한 사람의 열정과,
그 열정에 기생하던 검고 틀린 선택을 한 사람들 욕심에서
그녀의 인생이 결정나 버린 걸....
그녀는 한 통의 메모를 통해 알게 된다.
"니가 네 딸이냐??"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속 <가라, 아이야 가라>나 <마지막 기회>의 구성과 비교될 만큼 이 책의 소재는 다른 작가들에 의해 이미 다룰어질 만큼 다루어진 소재다. 그러나 소재만 같은 뿐이다.
내용과 구성은 저자 리사 엉거의 책이 다시 나온다면 주저없이 구입할 만큼 달랐다.
순결한 피해자이자 탐정인 리들리 존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끊임없이 되묻는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지? 내가 무슨 일을 했기에...
그들은 목숨의 위험을 받으며 절대 악에 맞서 싸우지만,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 리들리 존스는 다르다.
그녀가 무슨 짓을 했는지... 영영 알도리가 없다.
사건이 벌어졌을 때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대신 그녀가 짊어져야 할 질문은 내가 아닌, 나를 구성하고 있는 아주 사소하고도 친근한 관계, 가족에 대해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누구에겐 인도에서 수행을 통해 얻어야할 이 질문의 답을
리들리는 목숨을 위협받으며 가족을 등져가며 겨우겨우 얻게 된다.
진실이 너희를 자유케 할꺼라는 옛 성현의 말씀처럼 진실이 리들리는 자유케 했을 지언정, 행복케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아름다운 거짓말 세상과 냉혹한 진실의 세상에는 커다란 다리가 놓여 있다.
우연히 이 다리를 건너게 된 평범한 리들리의 이야기는 적당한 로맨스와 예상가능한 반전, 그리고 독특한 구성으로 아주 매혹적이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