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로 간 빨간 모자 산하작은아이들 16
조엘 포므라 지음, 백선희 옮김, 마르졸렌 르레이 그림 / 산하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동화책을 조카들과 읽을 때 권선징악이라는 흰색과 검은색의 세상을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할까... 하는 의문을 갖은 적이 있다.
끝이 너무 뻔한.. 단순한 이야기...
요즘은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가진 동화들이 나오곤 하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 읽은 소위 '명작동화'타이틀을 가진 동화책은 선뜻 조카들에게 읽어주기 거북스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 조카들에게 동화책 중간을 끊고 들려줄때가 있다.
이를테면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마녀의 저주를 받았다면..
너희는 어떻게 할래? 하고 말이다.
조카들 대답이 걸작이다.
"왕이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왕이 마녀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파티를 다시 열어주면 화가 풀릴 것이란다.
음..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 대답이 정답일 때가 있다.
대부분 동화속의 갈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된다.
<무대로 간 빨간 모자>도 마찬가지다.
손녀는 할머니를 그리워하지만..
할머니와 엄마, 그 두모녀의 사이는 그리 가깝지 않다.
그래서 손녀는 할머니를 혼.자. 뵈러 가는 결단을 내리게 되고
늑대에게 위험을 겪게 된다.
(물론 늑대는 우리 주변의 다른 위험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음흉함을 잘 숨기는 재능도 가지고 있다. 아주 교훈적이다)

늑대의 뱃속에 들어가는 위험을 겪은 우리의 빨간모자는 구사일생,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되고
그리고 교훈을 얻는다.

자신의 사랑을, 자신의 염려를, 자신의 마음을
엄마와 잘 나눠야 한다는,
자신의 자녀와 공유해야 한다는
아주 익숙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진리를 말이다.
엄마세대에서의 단절이 위험을 가지고 왔다면
빨간모자 세대의 소통이 더 큰 행복과 위안을 가져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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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 2007-08-01 0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로캐넌의 세계> 서평을 보고 들렀습니다. 굉장히 흥미로운 서재인데, 요즘은 거의 비어있군요. 정말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