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잉 인사이드 메피스토(Mephisto) 15
로버트 실버버그 지음, 장호연 옮김 / 책세상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올해 연초부터 봐야지... 봐야지... 하고 보관함에 고이 보관했는데,
막상 보관함에서 장바구니로 옮기는 순간눈앞에 나타나는 다른 볼거리... -_-+ <두개골의 서>의 압도적인 감동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채이고 저 책에 채여 마침내 보관함에 모셔둔지 만 1년만에 읽게 된 책이다. 로버트 실버버그의 책은 단 두권 읽었지만.. 나이 한살한살 먹으며 읽어보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아주.....강.....추........다.

 책 소개부터 "성장에 대한 은유"라고 박혀 있어 읽는 동안 내내
데이비드 셀리그의 성장에 고착되어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는 게 좀 아쉬웠다. 여러가지로 즐길 수 있는 텍스트였는데 말이다. -_-

 여기 데이비드 셀리그란 작고 대머리의 40대 유태인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영민하고 총명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 그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의 영민하고 총명한 두되는 그를 변호사로 혹은 대학 교수로 만들었을테고.. 어쩌면 노벨상을 획득한 유태인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원하지 않는 능력이 있다.
바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다.  의시적인 사고든, 무의시적인 사고든 그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주파수를 맞출 수 있었고그 능력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를 피곤하게 만든다.


원래부터 예민하고 비사교적이었을 것 같은 그는 그의 능력으로 인해 성공도 실패도 없는 어중간한 삶을 살면서 고독하고 외로우면서도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순적인 삶을 살아간다. 데이비드가 그의 초능력을 잃는 41살까지의 삶과 미국의 생활을 다양한 시점에 의해 씌여져 있어 <두개골의 서>보다는 몰입하기 힘들다.

(두개골의 서도 여러 화자에 의해 기록된 것을 생각하면 이 작가의 개성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의 정통 SF나 판타지가 소개되지 않았기에 함부로 속단 할 수가 없다. ㅠㅠ 제발 번역좀 해주지.. ㅠㅠ)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강하게 매료되며 그의 어중간하고 고독하면서도 이기적인 삶에 매료되기 시작한다.

 뭐라 줄거리를 정리할 수가 없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자 이상은이라는 옛가수의 노래 한구절이 며칠동안 머리 속을 맴돈다.

 "젊을 때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때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데이비드 셀리그는 비사교적인 사람인 것처럼 보인다. 물론 다른 이의 무의식까지 읽어 낼 수 있는 사람에겐 신뢰나 소통 따위 있을 수 없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지옥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 (아마도 죄와 벌이었지?) 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자신의 능력에 적응하기 싫었고 그 능력을 즐기지도 못하면서 그 능력만을 탓하며 사랑도 직업도 어떤 것도 제대로 해 내지 않았다. 한번도 부딪치지 않고 한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그저 케세라세라 하면서 위기마다 자신의 능력 뒤로 숨어버렸다.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내가 보기엔 그렇다 ㅠ.ㅠ) 

 그러나 그 능력이 사라진 후에...  다른 사람의, 다른 동물의, 이 모든 우주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는다.
그리고... 그제야 부딪치고 깨지는 진.짜. 인.생을 시작한다.

왜 아름다운 것은 사라진 뒤에야 깨닫게 되는 걸까?

그 때..
그 순간에...
느끼지 못하는 걸까?
데이비드의 뒤늦은 깨달음이 책을 다 덮고 난 후 한참동안 나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나의 존경하는 샘은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이 있다.
나에게 무엇이 오든지... 내가 깨어있기 바란다고...
슬픔도 기쁨도 고통도
그것을 통해 얻는 것이 있을 꺼라고...

오.. 제발
2007년에는 깨어있길.. 그리고 사라지기 전에 깨닫기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6-12-26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봐야지 봐야지만... 내년에는 꼭 보렵니다. 책이 옆에서 째려보네요^^:;;

KNOCKOUT 2006-12-2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꼭 보세요. 로버트 실버버그는 좋습니다. ^^ 더 많은 책이 소개됐으면 좋겠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