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하다가도(이제 7개월 들어가는 아이가 뭐가 그리 심심해 할까 하겠지만 아이들도 심심한 것 무지 싫어라 한다.) 어머니가 쯥뜹 이상한 소리를 내면 호야는 활짝 웃었다. 귀가 유난히도 밝은 호야는( 그렇게 좋아하는 젖을 먹다가도 아빠가 이야기를 걸면 젖먹는 것을 멈추고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아빠 말을 자기가 다 들어주겠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음악을 들려주면 너무도 좋아한다. 그것도 핸드폰 벨소리같이 자극적인 소리에 너무도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생떼를 쓰면서 울다가도 핸드폰 벨소리를 들려주면 '그대로 멈춰라' 하는 것처럼 모든 동작을 멈추고 다소곳한 아이가 된다. 이땐 정말 순한 양 같다.
그런데 유난히도 주변 사물에 호기심을 보이더니 어느날은 어머님이 입으로 내는 소리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나도 잘 따라하지 못하는 그 소리를 입을 이상하게 내밀고 혀를 차면서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었다. 거 참 이걸 웃어야 할지. 기가 막히다고 해야할지.
아이가 어른 모습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옛말 대로 호야는 제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무뚝뚝한 나보다 잘 놀아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더니 이런 것도 따라할 줄이야....
컴 하고 있는 내 옆에서 뭐라 중얼 거리는 호야. 엄마가 안 놀아주는 걸 일찍 알고 혼자 놀 걸 찾아보고 있는 듯 하다. 눈치 하나는 빠르다. 이젠 자기 발끝을 잡아당기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