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마르시아스 심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전혀 성스럽지 않고 여리게 써진 글이다. <한번쯤 이마를 짓고 인생에 대하여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나를 욕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나의 삶이 늘 이렇게 축복된 것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테니까 말이다. 누구의 인생이든 어쩌다 이러한 날은 며칠쯤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제 그 날을 생각하자니 불현듯 술 생각이 난다.>심상대

이 글을 읽다보면 참 알싸한 표현들이 많다. 레몬 사탕을 입에 베물고 읽으면 더 없이 좋을 소설이다. 1.죽지 않으려고 미친 듯이 책만 읽어댄 이.2.아름다움이란 말할 수 없는 주관적 본능이나 직관에 있다고 말하는 자 3.성욕을 다 털어버린 차분함으로 죽음마저도 싱겁고 부질없기 그지없다는 그런 눈빛을 하고 있는 사람.4.미신적인 데가 있어 자신의 추측을 사실로 믿어버리고 저의 행동에 금방 적용해버리는 존재가 여자라고 말하는 남자.5.어떤 사람 곁에 있으면 다른 인간의 존재 따위는 전혀 문제도 되지 않는 수가 있다고 언급하는 존재.6. 내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던 여자들의 고백은 어느 하나 진실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세상 살이가 그 진실을 배반했을 뿐이다라고 토로하며 여자와의 관계에서 무언가를 깨닫고자 했던, 그 누군가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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