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 범우희곡선 1
아더 밀러 지음, 오화섭 옮김 / 범우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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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밀러는 정말 대단한 희곡작가라고 혼자 느끼면서 읽었다. 과제 때문에 이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게 된 건데, 그때보다 내가 더 커서인지,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더 꼼꼼해서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작품이 이랬구나, 안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전엔 세일즈맨과 샐러리맨이 헷갈렸는데, 이제 알고 보니 주인공 윌리가 세일즈맨이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중요한 단서이다. 그가 아들 비프에게 전하는 삶의 방식은 곧 자신의 세일즈맨이라는 직업 세계에서 지켜야하는 규율이며, 그것을 전부로 여길 수밖에 없는 어떤 자본주의 사회에서 평생 인간을 옭아매는 직업이라는 것이 어떻게 인간을 한계 짓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 희곡의 내용이며 슬픔과 측은함의 정서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결국 윌리가 비프에게 강요한 삶의 방식은 윌리를 비참하게 만들고 만다. 그는 자신의 방식이 틀렸음을, 이웃과 비교해 느끼게 된다. 또한 윌 리가 어쩔 수 없이 혹은 어쩌다보니 선택한 불륜의 현장을 비프가 목격함으로 해서 부자지간은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 윌리가 불륜을 한 것이 그의 직업 때문이라 정확히 결론지을 수는 없지만, 일견 그런 대사들이 나오곤 한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은 끊임없이 모든 인물을 구속하는 단서가 된다.

아서 밀러는, 이 작품에서 역시, 어떤 정보를 전하는 데 있어서 탁월한 지점을 택한다.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노출하거나, 정보 노출이 너무 갑작스럽다거나 작위적일 경우, 독자는 흥미를 잃게 된다. 아서 밀러는 하나씩 하나씩 미끼를 던지듯 정보를 주고, 그 정보를 하나하나 맞춰가다보면 어떤 거대한 감정과 맞닥들이게 되는 게 이 희곡의 묘미이다. 이러한 느낌은 ‘시련’에서도 똑같이 맛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시련을 읽고 나서도 혼자 밤에 박수를 쳤고, 이 작품을 읽을 때도 우와 라는 탄성을 몇 번이고 내뱉었다.




작가 아서 밀러는 『세일즈맨의 죽음』을 씀에 있어서 자신은 이 연극에서 비극을 쓰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본 대로의 진리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범우사판 ‘이 책을 읽는 분’에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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