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시내버스
안건모 지음 / 보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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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인구의 존엄성이 문제다. 그 60억이 부모가 돼서 자기 자식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그놈의 인생이란 게 문제다.
요샌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러다 이 책을 보고
그래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 잠시. 

책을 읽은 날은 하루종일 버스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을버스 기사의 노고라든가 버스 기사의 직업적 노고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 고민, 내 직업적 영역에 대한 시간적 투자만으로도 바쁘다는 이 세상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눠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러나 알고보면 우리 일상에 버스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가
단지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거나 여지가 없을 뿐이다.
그의 말대로 일하는 사람들이 글을 써서 자기 얘기를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제대로 마련된다면 세상은 이다지도 서로 잘났다고 큰 소리치는 곳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통해 해결되지 못할 것은 없을 지도 모른다. 충분히 대화할 수 없을 뿐이다. 시간의 문제인지 사회적 구조의 문제인지는 각자 다른 답을 얻을 수 있지만, 

 

처음 부분에선 버스 기사에 대해 생각했고 중간 부분에서 노동자에 대해 생각했다. 나 역시 노동자인데 나는 내 권리를 지키려고 싸우고 있는가? 아 암울한 대답이여.  그가 <버스 일터>를 만들고 월차를 얻어내고 억울한 구타를 당하는 모습.

마지막 장인 그의 인생 역경에 대해 읽을 때는 아버지, 어머니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삶에 낀 먹구름, 잿빛 안개. 우리나라의 역사이기도 한 그 먹구름. 
 

지금 안건모 님은 월간 <작은책> 발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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