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희망에게
김혜정 지음 / 마음산책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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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투병기의 책들을 보게 되면 자주 눈물을 짓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눈물이 동정 이외의 무엇을 더 이끌어내기는 힘들 때가 많다. 그저 힘겹구나, 이 힘겨운 사람들이 참 슬프겠구나 정도의... 그러나 <슬픔이 희망에게>는 체류성 눈물이 없다. 이 책을 보는 동안 나는 한번도 울지 않았다. 오히려 웃었고 가끔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도 이렇게 보면 참 살만한 괜찮은 세상이구나 생각했을 뿐... 어떤 아픔이나 슬픔은 중독성이 강해서 거기에 머물러 눈물이나 흘리며 망연자실 앉아있기가 쉽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

그에 대항해 이 아픔의 상황을 뚫고 갈 길을 발견하고 인식의 힘을 확장시켜 어두운 터널에 빛을 밝혀야 한다는 것. '슬픔이 희망에게' 어찌보면 너무도 상투적인 제목이지만 배고픈 사람이라야 노력할 수 있다는 속담처럼 슬픔이 생기자 그것을 극복하려 희망을 발견하려 노력한다는 이 책은 결코 단순한 아픔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의 병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도서관에 다니며 뇌종양 서적을 읽는 씩씩한 엄마는 수술 이후 우울증에 걸린 아들 휘를 통해 우울증이 감상적인 경향이 아니라 병이라고 선언하며 일인 시위를 하는 것이다 우울증에 대해 심각하게 고찰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한국사회, 약값이 없으면 환자가 그대로 죽어야 하는 이 나람의 시스템에 투철한 반항의 기를 든 것이다 캐나다라는 이국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정교하게 이건 저렇고 저건 저래, 이것이 모순이고 이게 장점이야 라고 냉철하게 강타를 가하는 모습은 내게 성찰의 기회를 자주 제공했다 쓸만한 세상이 되기 위해 나도 좀 발걸음을 분주히 해야겠구나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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