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구두 생일 이벤트 결산

아마도 내가 서재 활동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댓글을 달린 페이퍼일 거다.
대체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이들은 점잖다.
물론 까불이가 없으란 법은 없지만... 블로그도 아니고 서재란 이름이 주는 무게감도 있고...
그게 아니라도 나처럼 뻔뻔한 인간이 어디 그리 흔하랴...

이미 아는 이들은 다들 아는 바이지만...
나는 다른 서재지인들이 행한 이벤트에서 성공한 전례가 없다.
성공은커녕, "알고 봤더니 바람구두가 사실은 바보였더래요." 소리나 안 들으면 다행일 만큼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연발한다.

아, 이벤트....
내가 알라딘 서재를 하면서 지금까지 이벤트를 대충 서너 번 정도 한 듯 싶다.
아마 세 번 정도 했나?
그 가운데 두 번은 주는 이벤트였고, 이번 한 번은 받는 이벤트였다.

1. 베블렌/ 유한계급론-울보
2.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속삭님
3. 아이작 도이처/ 트로츠키-속닥님!
4. 윌슨/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클리오
5. 고라즈데-urblue
6. 모더니티 입문-지안
7. 부분과전체-날개
8. 엔트로피-chika

9. 죄수의딜레마-은하철도
10.장준하-클리오
11.여운형평전-스텔라
12.버트란드 러셀 자서전1.2-토토
13.김사량평전-바람돌이
14.보들레에르-비밀
15.벽초홍명희연구-비밀
16.히틀러평전1.2-운영
17.레이첼 카슨-물만두
18.간디자서전-마냐

19.보르헤스 문학전기
20.한나 아렌트/ 축복과 저주의 정치사상
21.프리초프 카프라/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22.로얼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등 모두 24권의 책 가운데 4권을 제외한 나머지 책들을 선물받게 되었다.
올 생일엔 울마눌이 예쁜 선글라스와 친구들과 함께 돈을 모아 선물한 DVD플레이어
그리고 멀리 남미에서 물 건너온 코카잎으로 만든 차, 밀봉되는 진공 찻잔...
또 후배가 선물하겠다는 책 두 권....
그리고 이곳 서재 여러분들에게 받게 되는 책만 20권이나 된다(두 권짜리 포함해서).
입이 귀 밑까지 찢어질 노릇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기분 좋은 일은...
평소 흠모해마지 않던 가을산님의 장서인을 드디어 나도 얻게 되었단 거다.
어려서 나도 제법 손재주 있단 소리를 들어 무엇인가 만들어 보는 일을 좋아했으므로
아는 일이지만, 가을산님이 주시는 선물은 여간 공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탐내 왔지만 감히 저도 하나 만들어주십사 말씀드리지 못했다.
염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이번 기회에 덜컥 내 손에도 기회가 오다니...
가을산님은 모르셨겠지만, 나로서는 정말 고대하던 행운이다.

선물을 해준 분들에겐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도 역시 감사드린다.
물론 한 마디도 안 남겨준 이들에겐 다소간의 서운함은 남을 거다.
난 그런 거 숨기지 않는다.

누가누가 그랬는지, 누군지도 이름 다 적어놨다.(물론 당연히 농담 아니다.)
그것이 애정이든, 우정이든...
표현되지 않는 것을 알 도리는 없다.
즐찾이 551명이 되었다. 나에겐 의미없는 수치다.
내가 닉네임도 기억못하는 이들이며,
그들 역시 이곳에 적힌 글만 읽을 뿐 아무런 소리도 들려주지 않는다.
저멀리 침묵의 벽 너머에 있는 이들은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다.

관계란 어린왕자가 장미, 여우, 그리고 추락한 비행사와 맺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은 나에게 특별한 분들이다.
선물을 주어서가 아니고, 내게 어쨌든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이니까...
딸기, 로드무비, 마태우스, 따우, 아영엄마, 행복나침반, 스톤헤드, 발마스님 등 선물과 관련없이 감사하다.
물론 앞서 언급된 분들, 비밀글 남겨주신 분들도 특별히 기억할 것이다.
이것으로 이번 이벤트를 종료하겠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여러분들 생일이나 특별히 기억받고 싶은 순간에 불러주시길...
나 역시 여러분들과 관계를 맺고 싶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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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4-22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전례가 없다니요, 제가 4월에 이벤트했을때 당첨~ 이었잖아요. 책읽는 까불이도 있구요,( 여기 -_-b) 참고로 제 생일은 8월31일입니다. 음하하하하

바람구두 2005-04-22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스 마담! 그때 꼭 불러주시길...
글구 보니 하이드님은 제게 참 많은 걸 주신 분이네요.

urblue 2005-04-22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아니면 누가 이런 이벤트를 상상/실행 하겠습니까.
좀 부럽습니다. 흠.

물만두 2005-04-2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생일 잊으면 재미없을 줄 아시오. 미리 떡밥 드린 것이니 잘 드시고 잘 물어주시길^^ 블루님 저도 할껀데요^^ 구두님 명단 적어놨다가 나때 안주는 사람들 서재 폭파해야쥐~ 바람구두님 생떼 이벤트 축하드려요^^ 성공!

stella.K 2005-04-2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장서인이 생각이 났는데...작년 여름 구두님 첫 이벤트 상품에 이것 끼어있지 않았나요? 그땐 별로 였는데 서재인 여기 저기서 장서인 생겼다고 자랑들 하시니 나도 갖고 싶어져요. 암튼 염장입니다.
구두님, 저도 9월 어느 날 생일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걸어 놓을테니 그때 알아서 원수 갚으세요. 기대할께요. 제가 이 이벤트 가장 많이 호응했고 밀어드렸다는 거 잊으시면 안됩니다. 흐흐.

바람구두 2005-04-22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이 어렵지... 실제로 이게 뭐 그리 어려운 이벤트겠어요. 맨날 남의 이벤트에 턱 치받치고 떨어질 거 구경하고 있느니.... 오늘 내 생일인데, 나 이러이런 거 갖고 싶으니까... 사주라.. 나 사주면 나중에 니 생일에 나도 사주께. 하는 게 낫다 싶어서요. 친하다는 게 예의없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너무 재고, 예의 바르게 살려고 애쓰면서 정작 남에겐 잘 베풀지도 못하는 그런 이벤트하면서 입으로만 정(情) 어쩌구 하는 것보다야 낫단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서재에서 이런 이벤트가 활성화되면 좋겠어요. 책 만큼 취향이 확실한 장르도 드물잖아요. 조금 쪽팔릴 용기를 내면 나도 즐겁고, 남도 즐거운 거 아니겠어요. 미스 하이드는 8월 31일이라니까... 일요일만 아니면 되요. 전... urblue님도 한 번 해보시압... 물론 하고 싶은 데로 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스텔라님이랑, 물만도님은 꼬옥 하실 분들입니다. 흐흐... 내 기필코 복수해드리리다.

stella.K 2005-04-2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벤트 당첨 못되서 아쉬워 하는 거 보다 년초와 생일 날 이런 이벤트 벌이고 나중에 신세진 분들한테 갚으면 그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추천해야지!

chika 2005-04-22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그래요. 어제 저도 뻔뻔 생일 이벤트에 당첨됨을 자축했다니까요! ^^;;
참, 제 생일은 9월임다~ ㅎㅎㅎ

바람구두 2005-04-22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 뭐 내가 일일이 생일만 기억하우...
그때 되면 알아서 공지 돌리쇼. 다들... 흐흐

stella.K 2005-04-22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치카님과 제가 한달이네. 이를 어쩌나? 우리 서로 해 줄까요? 아님 서로 하지 말까요? ㅎㅎ.

바람구두 2005-04-22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부터 잘 꼬셔놔도 시원찮을 판에... 스텔라님, 전략을 잘 세워봐요, 쫌,,,

stella.K 2005-04-2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요? 제 서재 주인장 보기로 알려주세요.^^

바람구두 2005-04-2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책 도착하는 대로 서재 작파하고 잠수탈 거거든요, 우헤헤...

sooninara 2005-04-2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치부책에 이름 올리는건줄 알았으면 축하인사라도 하는건데..ㅠ.ㅠ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그리고 이벤트 참가시엔 잘 읽고 하세요..치카님이 바람구두가 바보라고 욕했어요.
푸하하하!!!!!!!! (새대*리 라고 했던가??)

바람구두 2005-04-22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상관없어요. 흐흐... 사람이 너무 완벽해도 못 쓰는 법이죠. 흐흐.

sooninara 2005-04-22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피어퍼보니 새대가리는 욕도 아니었군요..ㅠ.ㅠ
이젠 서로 원조 새대가리라고 싸우다니..정말 대단들 하셔요..

아영엄마 2005-04-22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기억 안할거다 해 놓고 적어놓기까지...@@;; 바람구두님 나빠요~~

바람구두 2005-04-22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제 말을 믿는 순진한 아지매들이 있군요, 흐흐... 넌 찍혔어!(메롱)

nrim 2005-04-22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뻔뻔하게 이 한 마디 남기고 도망갑니다.. =3=3=3

부리 2005-04-2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저는 님 생일 이벤트를 놓쳤네요. 남은 네권 중에서 한나 아렌트 책을 제가 책임지면 안될까요??

2005-04-23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5-04-2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rim님! 고마워요.
부리님/ 한나 아렌트까지 이미 주문 완료되었답니다. 대신에 벽초 홍명희 연구가 남아있는데... 어떠신지요? 그것도 읽고 싶은데요. 흐흐.

부리 2005-04-23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초 홍명희 연구로 하겠습니다. 그때 그 주소가 남아 있을테니 월요일 아침에 주문할께요.

바람구두 2005-04-23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부리사마!

클리오 2005-04-2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이렇게 호황이라니.. 바람구두님이 아직도 반지 가지고 계신거 맞아요.. ^^ =3=3=3

2005-04-27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5-04-2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감사합니다만... "저주받은 아나키즘"은 이미 구했답니다. 흐흐...
후환이 두려우셨나봐요. 괜찮습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조선인 2005-04-27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환을 두려워하다뇨. 혹시 후환을 준비하고 계시나요? 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