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비트! 18
나카무라 요시키 지음 / 시공사(만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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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혹은 연기를 다룬 만화는 참 좋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나로서는 그 연기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같이 체험하는 기분이 들어서, 이런 장르의 만화는 항상 나의 필독서이다. 그리고 스킵비트. 도쿄크레이지파라다이스에서 이미 홀릭한 나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고, 독특한 쿄코라는 주인공. 겉보기에는 신사 그 자체이지만 마왕의 영혼을 가지고 있는 렌.

초반의 엄청나게 재밌는 내용에서 조금 주춤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우당탕탕 이런 저런 일이 일어나기 정신이 없다가, 다크문 이후로 쿄코의 연기를 계속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이것보다는 실제로는, 너무나도 늦게 나오는 단행본 탓이 크지만.

그렇지만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 이렇게 길게 느리게 연재하면서도 유쾌함을 잊지 않고, 중요한 순간 강렬함으로 시선과 마음을 붙잡는 것은 여전히 멋지다. 도쿄 크레이지 파라다이스에서 소녀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조폭과 그 싸움들이 대거 등장하는 만화를 그려준 작가의 저력을 믿는다. 오늘도 난 두근두근 스킵비트를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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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의 인연
송명순 지음 / 발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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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설마 이 작가님의 팬님이 계실지는 심히, 무지하게 의문이긴 하지만, 이 감상을 보고 배알이 꼴리실 분이 계신다면 진작 <뒤로>를 누르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으실 거라고 경고하겠다. 제멋대로 읽고 분노의 댓글질은 사양이다 이 말씀.

 

 

귀여니를 기억하는가. 일명 '이모티콘'과 '통신체'로 가득한 글을 소설이랍시고 출판을 한데다, 제법 인기까지 끌었었고, 덕분에 그 이후로 10대들이 쓴 말도 안되는 설정과 내용의 글이 많아졌었다. 지금도 가끔씩 나오는 것 같기는 하다만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느냐. 난 이 소설을 보고 귀여니가 생각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귀여니보다는 백묘에 가깝달까. 밑도 끝도 근거도 이유도 없이 무작정 무진장 강하고 센 여자아이. 우리나라에 그런 게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전국무슨 연합회 짱 먹으시고, 조폭딸에 차기보스 먹어주시는 아리따운 '여,중(고),생'. 그리고 과연 그런 인간이 실제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환상적인 외모의 '꽃,돌,이'.

 

이 주작의 인연의 주인공 여자는, 분명히 나이는 20대 밖에 안되보이는데 성수랜다.(잠깐, 여기서 성수가 무엇인지 설명하겠다. 성수란 그 기업을 이끄는 네명의 CEO를 가리킨 말로, 거의 신적이며 절대적인 권위를 발휘하는 존재라고 한다. 비교하자면 일본의 당주와 비슷하달까. 친족들로 이루어진 대기업, 그것을 이끌며 존경받는 우두머리. 작가님하가 일본 만화 영향을 좀 받으신 것 같다)   그것도 엄청 큰 기업의 대표적인 회사를 이끄는. 아, 네. 그러세요. 물론 그럴 수 있겠지요. 소설이니까. 아니 소설 이전에도 심심찮게 여성 CEO가 나오는 현실이니까. 그런데 나로 하여금 이렇게 삐딱한 태도를 만들게 한데는 다름아닌, 말도 안되는 스토리. 아니 말은 된다. 유치해서 그러지. 아니 말도 안된다. 이건 뭐 만화도 아니고, 백묘도 아니고, 10대가 쓰는 인터넷 소설도 아닌데 내용과 구도는 딱 '여짱 꽃미남 쟁취기' 이 수준 아닌가 이 말이다.

 

정체는 알 수 없는 이상한 기업에는 아무튼지간에 그 기업을 이끄는 네 명의 CEO를 사신의 이름을 따서 붙인다. 청룡, 주작, 백호, 현무. 잠시 여기서 웃고 가겠다. 낄낄낄낄. 아니 뭐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지만, 나름 멋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개그다. 개그 맞다. 어찌되었든지간에 제목 대로, 주작의 위치에 서서 유통업계를 이끌어나가는 여주인공 수하. 얼굴도 이쁘지만 '언니!!'하고 달라붙고 싶어지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계신다. 그러던 어느날 로맨스 소설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남자 구해와라, 혹은 결혼해라 아니면 니 자리 내놓던지'라는 무지막지한 명령에 눈물 머금고 남자를 구하러 가신 주작씨. 친척동생이 하는 책방에서 운명의 사람과 마주하셨다.

 

남자인 주제에 곱고 이뻐서 호모라는 오해도 많이 받고 대쉬도 참 많이 받으셨다는 태현.(아 근데 난 왜 일반 소설에서 이런 류의 설정이 나오면 짜증이 나는 걸까. 차라리 호모를 쓰람마. 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걸까.) 둘은 첫눈에 반한다. 그런데 웃긴 건, 여기에서 수하는 태현이 여자라고 착각을 하게 되고, 태현은 수하에게 자신이 남자임을 밝히지 못한채 친구가 된다. 급기야 수하는 가족들에게 '난 여자가 좋아요' 라는 커밍아웃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태현이 남자임을 알게 되어 베드씬. 고고씽. 여기까지가 총 424페이지 중에 180페이지까지 이어진 내용이다.

 

난 여기서 궁금했다. 아니아니. 로맨스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이어지는 과정이 이렇게 빨리 나오다니. 대체 무슨 내용을 집어넣으려고? 설마 바람? 과거의 연인? 아니면 야쿠자가 납치라도? 아니면? 머리 속에서는 궁금함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계속 읽었는데.

 

한 남자가 등장한다. 여주 수하의 친척 오빠 우영(정확히는 여주는 입양된거니까, 핏줄은 안 통한다)이 등장하셔서 대뜸 프로포즈를 한다. 이미 태현과 결혼할 생각을 하던 여주는 어이상실. 그녀를 비롯한 다른 인물들도 벙찜. 나 남자 있어, 선언을 한 수하. 보통 이쯤이면 좀 괴로워하다가 사라지셔야할 조연 우영은 갑자기 이상해지신다. 여자가 자기가 싫다는 데도 좋다고 가져야겠단다. .... 그래, 여기까진 이해된다. 그런데 다음으로 이어지는 내용.

 

우영은 수하를 갖기 위해 제 한몸 희생해서 차사고를 내는 쇼를 해주시고, 그로인해 굴어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 고아년 주제에. 이런 류의 시선으로 그 기업의 TOP 과 그 밑에서 받쳐주는 일족들은 삐그덕거린다. 수하가 우영과 결혼하지 않아서. 우영은 찌질하게 훌쩍거리고 그에 다른 친척 분들은 발끈하셔서 수하를 우영과 결혼시키지 않으면, 자기들도 모종의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CEO들을 협박한다.

 

.... 응? 지금 얘들이 뭐래. 내용 왜이래. 전개 왜이래. 이런 거 말고 다른 거 없어? 그냥 이걸로 끝까지 가는 거야? 정말?

 

.................. 정말 이 말도 안되는 갈등(같지도 않은 찌질함)으로 끝까지 가주셨다. 제법 이쁘장하고 멋지게 나올 뻔 하셨던 태현은 그저 안타까워하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먼저 헤어져 주신 후' 폐인되시고, 수하는 말도 안되는 억지에 휘둘린다. 물론 끝은 해피로 끝나긴 했지만.

뭔가 기업이 나오고 CEO도 나와주시고, 동성애 비슷한 것도 나오시고, 스토킹 비슷한 것도 나오셨는데, 이것도 쪼금 저것도 쪼금, 겉만 할짝거리다 끝난 느낌? 무엇보다 글을 이끌어나가는 방식이 딱 10대 인터넷소설이다.

이거 이뭐병도 아니고 뭐하자는? 그것도 이게 연작시리즈 중 하나? 응? 뭐하자는?

 

 

초반에는 말도 안되는 내용에 낄낄거리며 보다, 다 보고 나서는 어이가 없어서 돌아가실 뻔 했다. 나원. 아예 처음부터 '10대 인터넷 소설'이라는 것으로 나왔으면 이렇게 짜증나지도 않지. 아는 사람만 아는 유명한 '봉선화'라는 소설처럼, 대놓고 먼치킨이던지. 이건 평범한 로맨스소설인 것처럼 나와서는 들춰보니 백묘풍 인터넷 소설? 작가분이 나이는 꽤나 드신 것 같은데, 한때 10대 인터넷소설에 심취되어 계셨었나, 왜 이리 소설이 유치해?

 

로맨스는 많이 읽진 않지만, 읽는 것마다 내용은 시시하고 평범하고 그냥저냥 그렇고 그래도, 정말로 필력되고 잘 쓰는 사람만 있구나.. 생각했었는데 오해였던 모양이다. 요새는 아무나 책 내나 보다. 물론 나보단 잘 쓰지만(이런 내용이라도 이렇게 길게 쓰고, 완결냈다는 그 한가지만으로), 이건 좀 아니다. 만약이라도 혹여라도 이 소설책을 구입하고픈 마음을 가진 분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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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1
박미정 지음 / 피뢰침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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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소설란에 꽂혀있길래 처음에는 로맨스소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은, 표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독특한 '환상소설'이다.

주인공은 남자이다. 그는 보석에 관련된 사람의 기억이나 추억을 지워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진 남자이다.

1인칭이 아닌 3인칭인데도 불구하고 묘하게 1인칭적인 몰입과 느낌을 주는 묘사가 독특하다.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가, 그 인물 하나하나가 어떤 표정을 지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눈앞에 보는 것처럼, 그리고 가장 아름답고 환상적인 장면을 보는 것처럼 묘사됨으로써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 소설은, 굉장히 섬세하면서도 따스한 시선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세상을 관조하는 듯한 시선, 그리고 가장 필요한 순간에 그들 사이로 끼어들어 가장 바람직한 조정을 하고 물러난다.

어찌보면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로맨스 소설을 보는 것처럼 달콤하고 매혹적이기 까지 하다. 아직 1권밖에 나오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그 후속권이 기대되는 멋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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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라이프 Reset Life 10 -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자의 장, 완결
이그니시스 지음 / 뿔미디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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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의 기준에서이지만.

1인칭이라서 더 주인공의 생각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의 유쾌함과, 될대로 되는 생각. 시니컬하면서도 생에 집착하는 주인공. 그리고 바보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모두다, 사랑스러웠다. 무엇보다 평행세계라는 이론을 들고 나와, 지나치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적당한 무게로 삶에 대한 주제를 던져주는 이야기. 무엇보다 '슬레이어즈의 제로스'같은 아르츠헤버(... 던가. 기억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요즘 추세인지 너무나 작은 사이즈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내용이 충실하고 만족도 100%였기에. 단연 요즘 나오는 왠만한 판타지 중에서는 손에 꼽힐만한 수작이라고 말해본다.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는 무게와 주제로 시종일관 같은 시선으로 달려가, 마지막에 쾅. 폭발해버리는 듯한 느낌이 인상적인 글이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보고 또한 소장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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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드 1
이그니시스 지음 / 로크미디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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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리셋라이프를 무척!!! 무지!!! 엄청!!! 재밌게 봤다. 워낙에 취향이 독특하고, 왠만큼 재밌지 않으면 책을 안 사는 편인데. 다 보고 나서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산다!'를 외쳤으니까. 그래서 이 작가의 후속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슴없이 봤는데, 생각보다는 쪼금 별로였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이다. 리셋라이프와 같은 그런 묘하게 어둡고 진지하고 현학적이면서도, 유쾌하고 바보캐릭터들의 열전, 거기에다 제로스같은 정체불명의 인물의 등장(요게 핵심이다). 그래서 더 재밌었는지도 모르겠다. 1인칭이었던 리셋라이프와는 달리, 주인공이 여러명이 등장하기때문에 3인칭으로 서술되는 더 레드는, 마찬가지로 유쾌하지만 리셋라이프보다는 조금 더 가볍다는 느낌이다. 아직 1권밖에 보지 않아 섣부른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좀 더 두고봐야할 듯.

그래도 발상만큼은 신선하다. 붉은 눈동자에 붉은 머리칼. 그리고 레드드래곤의 고기를 먹음으로써 얻게된 능력들. 그들의 행로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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