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왕이 어떤 사람에게 부하를 보내어 즉시 자기에게 오라고 명령했다. 그 사람에게는 세 친구가 있었다. 첫번째 친구는 서로가 매우 아끼며 존중하여 왔으므로 둘 다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두 번째 친구 역시 서로가 아끼고는 있었지만 첫번째 친구만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세 번째 친구는 친구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왕의 명령을 받자, 그는 자기가 무슨 일인지 좋지 않은 일로 추궁을 받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어 두려워졌다. 그는 혼자서 왕에게 갈 용기가 나지 않아, 세 친구들에게 함께 가자고 부탁했다.
그는 먼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친구에게 함께 가자고 부탁했으나, 그 친구는 이유도 말하지 않고서 싫다고 거절했다. 두 번째 친구에게 부탁하자, 그는 궐문 앞까지는 가겠지만 그 이상은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 번째 친구를 찾아갔다. 그 친구는 말했다.
˝물론 함께 가도록 하겠네. 자네는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으니까, 조금도 두려워할 것이 없네. 내가 함께 가서 임금님께 그렇게 말씀드려 주지.˝
왜 세 사람은 제각기 다르게 말했을까?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하자.첫번째의 친구는 재산이다. 사람이 아무리 돈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할지라도 묘지까지는 따라가 주지만 그를 거기에 남겨 두고 돌아가 버린다. 세 번째 친구는 선행이다. 여느때에는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죽은 뒤에도 그와 동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