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프레이야 > 아름다운 손상

모 일간신문 문화면에 조그맣고 소박한 칼럼란이 있다. '일기'라는 제목의 칼럼인데 조말선 이라는 여류시인의 글이 마음에 쏙 들어온다. 창에 내리는 시인의 정의가 먼저 마음을 잡아끈다.

내 몸에 창을 내고 싶다...

<아름다운 손상>

창은 건물이라는 육체의 아름다운 손상이다. 이 손상된 부분으로 햇살이 가득하다. 햇살이 아까워서 오래 창가에 앉아 있는다. 등이 따끈해질 무렵이 되면 키가 조금 자라는 건 아닐까, 나는 화초의 입장이 되도록 움직이지 않는다.

하나의 창으로 수많은 창들이 보인다. 대문이 사실적인 출입구하면 창문은 낭만적인 출입구이리라. 거리두기와 거리좁히기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간인 창을 뛰어넘는 것은 파격이거나 도덕이 아니다. 그러나 사랑의 세레나데는 언제나 창가에서 들려온다. 창은 누군가 도착하고 떠나가는 것을 확연히 목격한다. 어느 날 유치한 봄꽃들이 천지를 장악한 걸 확인하고 덩달아 유치해질 줄 아는 것이다. 창으로 인해 마음이 깨지기 쉬우므로 도를 닦을 때는 면벽하기를!  병적인 페쇄주의가 아니라면 누구나 '남으로 창을' 내고 싶어한다.

과묵한 건물이라 하더라도 창을 가진 건물은 아름답다. 마주보는 건물의 창들이 수많은 눈동자 같다. 그럿은 미루어 짐작함직한 생활의 모양새를 가리고 새까맣게 반짝인다. 아름다운 손상이다. 아름다운 훼손이다. 건물의 육체의 내부가 아니라 내면이 투명해지는 것이다. 저런 훼손이라면 이렇게 햇살을 듬뿍 쪼인 날 내 몸에 창을 내 몸에 창을 내고 싶다.    (20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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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닢 2004-03-06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글입니다. 위의 회색활자는 서재주인 배혜경님의 글이겠구요..
언제나 작고 지나치기 쉬운 것들 속에는 의외의 감탄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 없이 퍼왔슴다. 이렇게 비사교적인 인간. 털썩.
 

요즘 나의 화두는 '협상'이다...
고민고민하며 선택해 읽은 협상에 관한 책은  요 두 권.

몇차례의 협상결렬을 경험한 어느날. 오른쪽의  빨~간 책을 감명깊게 읽고 다시 자신감 만빵이 되어 협상테이블에 앉았었다. 그런데 또 협상에 실패(?)하여 구입한게 요 하얀 책.

앞서의 책에서 놓친 내용이 담겨있었다.

'여성을 위한....'을 읽고 스스로 어떻게 협상해야할지 자세에 대해서는 배웠다. 그러나 그 적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서툴기만 했던 것이다 나는.
그 세부적인 방법을 '스토리텔링'이라는 책이 말해줄 수 있을까? 기대하고 산 책은 일단 하한점.

그러나 사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막상 내용은 임팩트있게 확 와닿는 건 없지만, 스스로를 생각하게 만드는 데가 있어서이다.
'스토리텔링'이라는 책은, 아직 일부만 읽었지만, '이야기'가 상대에게 얼마나 파급력이 큰지를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건 내가 가장 서툰 부분이어서 뜨끔했다.
'말도 않고 그렇게 어울릴 수 있다니 부럽네요'라고 비아냥거렸던-그땐 비아냥인 줄도 몰랐던- 단 한번 만났던 어떤 여자의 말이 머릿속을 뱅뱅 돈다. 작가로서 내 최대의 약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건...
결국 협상에 관한 노하우란 서적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란 것이다.
직접 부딪혀보며 자신을 재평가하고 장단점을 알고 정확히 파악할 때만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게 왕도다!
서적은 그 과정을 돕는 나침반이 되어줄 뿐이다.
책에서 하라는대로 해봐야 그런 조언들이 자신의 상황에 '적확'한 조언은 될 수 없으니까...

길잡이 역할을 하기에 위의 두권은 적당한 것 같다.
저런 책 한권도 안읽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한 사람이 젤 부럽지만.. 나같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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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다..

우울하다..

우울하다..........

<검정개 블래키의 우울증 탈출기>라는 책을 보면, -대부분의 우울증 탈출기란 책들이 그러하듯이- 우울하다고 곱씹을수록 빠져나올수 없는게 우울증이라 했다.
심각한 상태의 우울증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때로 깊은 우울감을 느끼지 않아?
지금 내가 그런 기분이다...

우울증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상실감'인 것 같다.
실제로 누군가 가까운 사람을 잃거나 아니면 멀어지는 것.
소속을 잃거나 그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것.
상실감...
자괴감...
자책감...
무력감...
소외감...

소통되지 않는 단절감... 배신감... 기대가 무너지는 실망...

젊을 때(대략 25세 이전까지)는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 원하는 일을 얻지 못해, 세상의 벽을 느낄 때나 목표를 이루지 못할 때 그래서 좌절감을 느낄 때 주로 우울했다.
예를 들어 대학 졸업직후였나... SBS에 특채면담을 갔을 때. 작가양성학원을 좀더 유명한(=비싼) 데로 다시 다닌 뒤 오라고 했을 때의 충격같은 것.

요즘은 그런것보단 사람 사이의 소통에서 관계에서 우울해질때가 많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것은 나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어 더 우울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싫다.
결국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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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최근의 베스트셀러 <아침형인간>을 환영할 수 없는 저녁형 인간인 나는
오늘 서점에서 '저녁형 인간을 위한' 책을 발견하고 하하 웃었다.
둘 다 별로 사고픈 생각은 안들었지만, 반대하는 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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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의 일률성을 비판하면서 저녁형 인간에겐 저녁의 3시간을 잘 사용하면 된다고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도 저녁의 3시간을 잃어버린 때가 있었다면 그럴때는 점심시간과 출퇴근 2시간으로 대체해 썼다고. 흐음~ 이쯤 되면 이놈도 괴물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저렇게 안되면 안돼?

책읽는 법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이건 흥미로운 주제다. 나도 어릴때 '원체 느리게 읽는 독서습관이 답답해서'
오빠에게 정독과 속독 중 어느게 더 좋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물론 두살 위인 오빠인들 뭐 신통하게 답했으랴마는 어쩜 이 문제엔 신통한 답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을 충격적으로 읽는 나로서는 천천히 읽기를 권함,이라는 이 같은 일본인의 책이 반갑기도 하고 조금 우습기도 하다. 다치바나는 분명 책읽는 두가지 방법 중 자신이 애호하는 방법은 일을 위해 필요한 방법이라 말하고 있는데... 굳이 반박을 하는 건 '즐기려고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때문이라고 한다.
뭐, 어느 쪽이든 편한대로 읽지 뭐!

     <------>        

아아, 이젠 성격까지?!
제발 인간개조작전은 이제 그만~~~! (그런 의미에서 오른쪽 책에 한표!)

논쟁이 될만큼 베스트셀러들이었다니, 과연 다 읽어봐야하는걸까?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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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읽고있는 책은 무진장 많다.
언제부터인지 느리게 읽는 스스로가 답답해 몇권씩 동시에 읽는 버릇이 생겼다.
그중 끝까지 못읽고 덮어두는 책도 여러권 있었고...
어쨌든 최근 읽는 책은 이 두권이다.
읽고있다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조금 읽었지만...*-.-*

샤이닝은 무섭지 않지만 은근히 무섭다. (무슨 소리야)
폰더씨~에 갑자기 매력을 느낀 것도 샤이닝이 풍기는 은근한 공포(라고 말해도 될까?)의 반작용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두권! 어여 읽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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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닢 2004-03-02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폰더씨..에 약간 실망 중.(진행형이라는데 희망을 걸고 마저 읽는다)

hoihoihoi 2004-03-0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헤헤....
샤이닝 거~한 감상 기다리고 있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