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의 그림작가 홍은영 씨가 출판사를 상대로 2차저작권 소송을 낸지도 벌써 몇주가 흘렀다.
분명히 처음엔 자기 그림과 똑같다고 항의했던거 같은데... 최근의 내용을 보니 '그림이 너무 달라' 문제란다. 너무 변형했다나?
나란히 실린 코리아해럴드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베체트 병임을 밝히고 있다.
그 얘길 하면서 그동안 번 인세 30억 중 20억정도는 남을 돕는데 썼단다. 그래서 지금 수중엔 몇천만원 밖에 없다고. 눈살이 찌푸려졌다.
아니, 어떻게 하면 3년 사이에 남을 위해 20억이나 쓸 수 있지?
차라리 자기 병원비로 들어갔다고 하면 더 이해가 될텐데. 남의 사업에 투자했다 말아먹었다면 몰라도...
솔직히 간병해보거나 투병해본 사람들은 알거다.
병원비로 한해에 몇천만원이 소리없이 깨지게 되는지 저금통장이 얼마나 쉽게 바닥을 드러내는지... 그런 상태에서 자신보다 남에게 돈을 더 쓰다니. 무리다, 감당하지 못할만큼 돈이 많았다는 뜻이거나 아니면 돈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소리밖에 안된다. 더구나 그런 희귀병을 앓으면서 자신에게 여유가 없다면 얼마나 불안할 터인데!
알지못하는 남의 사생활을 심하게 말하고 있지만 내가 이런 삐딱한 시선을 갖게 된건 앞뒤가 석연치않은 그녀의 주장과 인터뷰들 때문이다.
왜 하필 이제와서 -방영이 모두 끝난 이 때- 2차저작권을 문제삼느냔 말이다.
혹시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 소식에 자기 몫이 있어야 한다는 억울함이 고개를 든건 아닐까. 때맞춰 베체트 병임을 밝힌 것도 그렇고 2차저작권양도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것도 우습다.
더 기막힌 건 만화가 단체들이 애니메이션을 '모작'이라고 하며 수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어떻게 양도계약을 한 후 제작된 애니가 모작이 될 수 있다는 건지, 아니 그걸 떠나서 만화가들의 부당한 계약조건과 애니메이션의 수상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렇게 나오는지 어이가 없을 뿐이다.
결국 그녀가 주장하는 건 결국 돈 더 달라는 것인데...
불우이웃에게 20억씩이나 쾌척(?)하는 선량한 이가 왜 그렇게 욕심을 내는지 모르겠다. 이미 그녀는 권리를 양도했기 때문에 저작권을 들먹일 자격은 없으니까 결국은 작가혼을 떠난 돈 얘기인 것이다.
덧붙여)
그녀는 단순한 그림작가일 뿐이다. 마치 자신이 원작자인 듯 여러가지 권리를 주장하는데, 사실 그리스신화 내용을 쉽게 재구성한 글작가는 다른 분이다. 그분은 30억 인세는 커녕 3~5억 정도에 상응하는 보너스를 받았을 뿐이라고 들었다. 만일 그녀가 출판사의 탈세혐의만을 들고나왔다면 차라리 수긍이 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차저작권 침해라니, 그럼 우선 다들 토마스 불핀치에게 로열티부터 상납해야겠군? 아니, 그리스와 로마 시민들에게도 여러분의 신화를 이렇게 만들어놔서 미안합니다라고 배상이라도 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