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의 비밀 보림 창작 그림책
변정원 지음 / 보림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동주택에서 산다면 아이가 걷는 순간부터 엄마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뛰지마, 살살 걸어.”일 것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우리 아들들 역시 어린 시절 가장 많이 듣던 말입니다.
다행히 좋은 이웃을 만나 층간 소음이 문제가 되어 이웃과 다툼은 없었지만 늘 조용히 걷기를 강조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늘상 조심하고 살살 다녔는데 아래층에서 조용히 하라는 항의를 받은 적은 없는지 궁금하네요.
매트도 깔고 뒷꿈치 들고 아무리 조심해도 시끄럽다는 말을 들으면 혹시 그 이유가 궁금하지는 않았는지요?
그림책 <층간소음의 비밀>이 궁금증을 해결해 줍니다.

층과 층 사이에 사는 소란이들은 소리를 따라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끼익이, 쿵이, 뻥이,저벅이, 데굴이가 소란이들의 이름입니다.
조용하던 위층에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층과 층 사이에 소란이들은 그 소리를 더 크게 따라 한답니다.
그냥 이렇게 노는 게 좋아서 그 소리가 어디로 가는 지는 생각하지 않아요.

선명한 색깔의 귀여운 소란이들의 모습은 장난꾸러기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아이를 키워보면 아플 때가 아니면 아이는 잠시도 쉬지않고 움직입니다.
소음방지 매트를 깔고 아무리 주의를 줘도 소리는 아래층으로 전달됩니다.
지을 때부터 규격에 맞게 아파트를 지어도 해결할 수 없는 게 바로 층간 소음입니다.

공동주택의 꼭대기층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층간소음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층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층간소음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 번쯤 너그러운 마음으로 위층 아이가 아닌 소란이들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마음이 편안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소란이들의 장난을 이야기해 봐요.
우리가 내는 소리가 몇 배는 큰 소리로 아래층에 전달된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면 아이들도 조심하게 될 겁니다.
서로 조금만 이해한다면 함께 사는 세상이 평안할 것입니다.

<서평이벤트를 통해 보림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리바바와 수수께끼의 비적단 포션 3
박애진 지음 / 읻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리바바와 수수께끼의 비적단“이라는 제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어떤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우연히 40인의 도적이 보물을 감춘 동굴을 발견한 ‘알리바바’는 큰 부자가 되지만 보물의 주인인 40인의 도적이 보복하기 위해 그를 찾아온다.
다행히 지혜로운 하녀 ‘모르지아나’의 도움으로 40인의 도적을 사지로 몰아넣고 무사히 보물을 지키게 된다는 이야기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다.
이야기는 모르더라도 동굴을 열기 위한 주문인 ”열려라 참깨“는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노래는 오래된 히트곡이 리메이크 되는 일이 잦은데 소설은 그런 시도가 거의 없었다. 리메이크 되는 노래를 볼 때면,소설도 저런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 내 글이 리메이크 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고전을 재해석하는 몇몇 기획에 참여하며, 고전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 고전에는 서사의 원형이, 찰흙 덩어리처럼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소설의 처음은 우르크의 왕위 계승에서 밀려난 마무드 왕자가 탄 비행선을 공격하는 비적단에 대응하는 글라이더의 비행으로 시작한다.
어느 시대인지 짐작할 수 없는 소설은 바탄과 시완 두 나라의 전쟁 끝에 시완은 패배 후 나라가 없어지고 바탄 또한 전쟁을 치른 후 재정상태가 어려워 백성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탄의 공주 키미아는 백성들을 위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묘지까지 줄이며 백성을 돌보는 데 힘을 쏟는다.

한 편 멸망했다고 생각한 시완의 공주 모르지아나는 남은 백성들을 이끌고 아무도 찾을 수 없는 분지로 숨어들어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비적의 길로 들어선다.
알리바바의 형 카심은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죽음 힘을 다해 대장군의 자리에 오르게 되지만 공주를 이용하려는 하산의 아들 두반과 키미아 공주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거기다 우르크의 마무드 왕자까지 공주에게 청혼하기 위해 바탄으로 오게 된다.
형의 폭력과 멸시에 시달리던 알리바바는 우연히 시완의 모르지아나 공주를 만나게 되고 두 나라의 평화를 위해 나서게 된다.

누구나 전쟁보다는 평화를 원한다.
하지만 원하는 평화를 누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시작된 전쟁은 상대국은 물론 자국민까지 전쟁의 공포와 죽음으로 몰아넣는게 현실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전쟁의 불안을 안고 사는 나라다.
평화로운 세상이 소설 속에서처럼 쉽게 얻어질 수는 없겠지만 무엇이 평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지는 생각해 보게 한다.

두 나라의 평화를 위해 두 공주가 힘을 합하고 대척되는 적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보조 역할을 하는 여성 등장인물이 아닌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있는 여성의 등장은 독자를 즐겁게 해 준다.
거기다 나약하기만 하던 마무드 왕자의 변화와 사랑을 알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읻다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 SF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러지
문이소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보다 과학적인 SF작가들이 그려낸 이토록 비과학적인 유사과학의 세상“
뒷표지의 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좋아하는 정보라 작가를 비롯한 10명의 작가가 쓴 유사과학의 세상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풍의 언덕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5
에밀리 브론테 지음, 이신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세들어 살게 된 록우드는 궂은 날씨 탓에 집주인인 히스클리프가 사는 “워더링 하이츠”에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다.
원래는 아무도 재우지 않는 방에 묵은 록우드는 창틀에 적힌 무수한 이름과 25년 전 날짜가 표지 안쪽에 적힌 책을 보게 되고 그 곳에서 책의 주인인 캐서린 린턴의 유령과 마주친다.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온 록우드는 하녀장인 딘 부인에게 워더링 하이츠에 함께 살았던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이야기를 듣는다.

당시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인 언쇼 어르신이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부모도 이름도 알 수 없는 아이를 구하게 되고 어릴 적 죽은 아들의 이름인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언쇼가의 딸인 캐서린과는 금세 친해지지만 아들인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구박하고 괴롭힌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힌들리의 폭력은 더 심해지고 캐서린은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의 린턴 가의 아들 에드가의 청혼을 받아 들이게 된다.
집을 떠난 히스클리프는 3년 후 워더링 하이츠로 돌아와 린턴가와 언쇼가를 파멸로 몰아넣게 된다.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천재 작가가 남긴 단 한 편의 소설은 600페이지에 가까운 대작이다.
‘폭풍의 언덕’을 처음 접한 건 90년 대 리즈시절의 ‘줄리엣 비노쉬’가 캐서린으로 분한 영화를 통해서 였다.
척박하고 황량하게 그려진 ’워더링 하이츠‘의 모습과 깊고 슬픈 눈의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죽음 후변한 그의 눈빛을 보며 그들의 사랑이 아름답기보다는 광기에 가깝다고 느꼈었다.
세월이 흐른 뒤 소설로 만난 두 주인공의 사랑을 응원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선택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이 세상에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는 캐서린밖에 없었던 히스클리프가 사랑에 배신당하고 느꼈을 원망은 어느 새 절망이 되고 복수심만 남았을 것이다.
캐서린이 없는 세상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두 가문의 파멸을 위해 악마가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캐서린이 자신의 다른 한 쪽인 히스클리프가 아닌 안정적인 에드가 린턴의 청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납득이 된다.
아무것도 없는 히스클리프를 택했다면 벌어질 결과는 꼭 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길이기에 그녀의 선택을 손가락질 할 수 없다.

오랜 시간이 지나 제대로 읽은 소설은 18세기 말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만연했던 폭력과 따로 유언장에 명기하지 않으면 어떤 권리도 찾을 수 없었던 여자들의 유산 상속 과정이 흥미로웠다.
독하고 강한 남성인 히스클리프 역시 어린 시절에는 폭력 앞에 무기력했고 그의 폭력은 자신의 아들은 물론 다른 약자에게 대물림되는 것을 보며 어느 시대에도 해결되지 못한 사회문제를 엿볼 수 있었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을 주된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소설은 더 방대한 이야기와 그들의
후손들이 사랑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읽고도 읽지않은 것 같고 읽지 않고도 읽을 것 같은 고전 읽기를 제대로 한 것 같아 가슴 벅차다.

<앤의 서재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명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결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게 새롭고 신기하고 행복하기도 했지만 30년 가까운 시간을 남으로 살았던 까닭에 이해 못하고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명애 작가의 “꽃”은 꽃가마 타고 가는 결혼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또르르르 빨간 동그라미를 따라 가보면 꽃가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빨간 동그라미는 노란 동그라미를 부르고 초록, 분홍, 보라 등 갖가지 동그라미가 모입니다.

빨간 동그라미로 시작된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보여줍니다.
글자가 많지 않은 그림책은 계절을 지나는 인물을 따라가다보면 계절의 변화처럼 다가오는 우리의 인생을 보여줍니다.

먹구름을 만나기도 하고 후두둑 비를 만나기도 하고 깜깜한 어둠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살다보면 모든 게 기억 속에 남아 추억이 됩니다.
우리의 추억은 여러 색깔의 동그라미처럼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사철제본의 책은 펼침이 좋아 책을 양쪽으로 펼치면 한 장의 멋진 예술 작품이 됩니다.
글로 이야기하는 그림책이 아니다보니 해석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입니다.
어떤 날은 분홍 동그라미가 가득한 봄날에 멈추기도 하고 또 어떤 날엔 커다란 회색 동그라미를 잘게 부수는 장면을 한참 보기도 합니다.

꽃 같은 인생을 살다 마지막 꽃상여를 타야하는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많이 웃고 여러가지 색의 동그라미를 모으고 싶습니다.
그리고 후회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가장 화려한 꽃상여를 타고 떠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문학동네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