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 화장지 - 제2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대상작 동시야 놀자 17
문근영 지음, 밤코 그림 / 비룡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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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수상작 “두루마리 화장지”입니다.
모두 47편의 동시가 실린 동시집은 유쾌한 그림을 그리는 밤코 작가님의 그림과 함께 하며 더 큰 즐거움을 줍니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식물은 물론 자연 현상과 사물들을 어린이다운 눈으로 보고 관찰한 동시는 읽다보면 살며시 미소 짓게 됩니다.

작가는 살이 부러진 우산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동시를 짓고 바닷가 바위에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 있는 따개비도 자세히 관찰해 글을 씁니다.
보도블록과 나란히 깔린 점자 블록의 중요한 용도를 되새기게 하고 땅 위에서 가장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물 속에서 천 일을 준비한 하루살이의 삶도 노래합니다.
고양이와 강아지의 노는 모습도 허투루 보지 않고 동시를 만들어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동시의 소재가 되었고 억지스럽지않은 동시는 어른이지만 수긍하며 읽게됩니다.
동시와 잘 어울리는 귀여운 밤코 작가님의 그림은 동시를 읽을 때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주고 어른이 썼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옮긴 동시는 읽는 즐거움 뒤에 순수한 마음을 선사해 줍니다.
오랜만에 읽은 동시들이 어린 시절로 인도하는 듯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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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알거나 무엇도 믿을 수 없게 된다 - 도시괴담 테마 소설집 바통 6
강화길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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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의 책소개에 ‘도시괴담’을 테마로 도시가 내포한 공포와 불안을 포착한 젊은 작가 8인의 소설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소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래된 고전 같은 마스크 괴담부터 코로나 팬더믹 이후 휘몰아치던 괴담들까지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공포를 담고 있다.

#강화길작가 의 #꿈속의여인 하나의 종교로 뭉친 고립된 마을에서는 누군가의 실종이 별일이 아닐 수도 있다.
#김멜라작가 의 #지하철은왜샛별인가 지하철 안의 잡귀들과 영화라는 특이한 소재의 이야기다.
#서정원작가 의 #소공 임신중단을 선택한 여성들이 겪는 죄의식, 도대체 상대 남자는 어디에 있는 건지.

#이원석작가 의 #마스크키즈 빨간 마스크 도시 괴담을 찾아나서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대학가 근처의 피 묻은 마스크 발견’이라는 코로나 시대의 뉴스가 떠오른다.
#이현석작가 의 #조금불편한사람들 코로나 팬더믹 시대의 백신 공포가 이제는 먼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
#전혜진작가 의 #베란다로들어온 베란다 밖의 낯선 존재들, 그리고 그 존재들의 숨은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정지돈작가 #무한의상태 역시 정지돈의 소설은 어렵다.
#조우리작가 #모르는척하면서 몰래카메라를 찾는 여직원들의 이야기로 가장 현실적이라 더 무서웠다.

무시무시한 괴담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소설들은 내 예상을 빚나간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건 아니다.
시의적절한 소설들은 현실에서 느끼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이 소설집을 읽을 때 나는 무지 아팠고 그래서 더 정신이 없었고 오래 걸려 읽었다.
그래서 죄송하게도 어떤 이야기는 제대로 읽지 못한 것도 같다.
기회가 되면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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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위픽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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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시설로 등록된 오피스텔에 투숙한 유명한 사진작가 유대평이 보조 작가인 이우리를 살해한 살인 용의자로 구속된다.
피를 잔뜩 뒤집어 쓴 채 이우리의 방에서 발견된 유대평은 마약에 취해 사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고
사건 현장의 CCTV는 이우리 사망 추정 시각에 유태평만이 이우리의 방을 드나들었음을 증명한다.
변호사 정우진은 사건 현장으로 가 사건 관계인들을 면담하게 되고 사건의 실체를 맞닥뜨린다.

이미 #홍학의자리 로 대단한 반전을 선보인 작가의 이야기는 역시나다.
짧은 소설이지만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의 진실을 찾아나선 변호사는 사건 현장에 의문을 품고 사건의 허점을 찾아낸다.
진실이 밝혀진 순간 나라면 도움이 필요한 약자임을 알면서도 나의 이익을 위해 악행을 절대로 저지르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살인 사건과 그 사건 이면의 인간의 추악한 면을 통렬하게 그려낸 소설은 짧아서 섭섭하고 짧기에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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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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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 마을의 10살 아이들은 어른들은 모르는 비밀 아지트 네버랜드를 갖고 있었다.
당시의 나는 소위 ‘모두의 리더’ 였고  그 날은 내가 좋아하는 아마네의 생일이라 친구들과 네버랜드에서 생일파티를 계획하고 있었다.
천식을 앓고 있던 내가 쓰러지고 병원에서 깨어났을때는 아마네가 절벽에서 실족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사건이 일어나고 8년 후 나는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학교 생활에도 충실하지 못하고 빈껍데기로 살아간다.

어느 날 죽은 아마네의 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유키네를 만나게 되고 아마네의 사고가 실족사가 아닌 살인 사건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언니의 죽음을 되돌릴 수 있는 타임 리프를 제안받게 된다.
나는 숲 속 아지트 네버랜드에서의 타임 리프는 성공하지만 아마네의 죽음을 막지 못하고 현재로 돌아왔을 때 친구들의 생활이 조금씩 달라졌음을 알게 된다.
타임 리프를 통해 아마네를 절벽으로 밀어버린 범인이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 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을 막기 위해 다시 타임 리프를 시도한다.

우리는 살면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만큼 후회되는 일들을 벌이곤 한다.
소설은 10살의 아이들과 18살이라는 아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나이의 청소년들의 우정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의 등장인물들과 살인 사건이라는 설정이 꽤나 파격적이지만 8년이 지나 열여덟이 겪는 주인공들의 고민을 생각했을때는 그 설정이 이해가 된다.
지금까지 읽은 여타의 일본의 로맨스 소설의 법칙을 잘 따르면서도 범인을 찾는 미스터리와 타임 리프라는 소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선함을 준다.

열여덟의 정신으로 열 살의 친구들의 만나러 간 주인공의 작은 행동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은 말 한마디가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일본 만화 영화를 볼 때 느끼는 애틋하고 잔잔한 느낌의 소설은 살인이라는 무거운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주인공의 성장과 친구를 살리기 위한 고군분투가 어울려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특유의 간지러운 대사가 유치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누구를 구해야 하는 지 깨달게 되는 주인공과 함께 맞는 해피앤드가 즐겁다.

<모모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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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불 읻다 시인선 12
루쉰 지음, 김택규 옮김 / 읻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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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1881년09월25일~1936년10월19일)의 글은 처음이라 읽기 전 습관처럼 그에 대해 검색해 본다.
“위대한 사상가요, 혁명가요, 중국 문학의 아버지다.”(다음 검색)
그의 글을 읽어보지 않았고 그의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아큐정전>을 쓴 작가로 이름이 익숙한터라 고른 책이다.

읻다 출판사에서 출간한 시인선 12번째 권이다.
보통의 시집처럼 얇고 작은 사이즈의 시집은 루쉰의 “자유체 시, 산문시, 민가체 시를 포함하는 현대시 35편과 5·7언의 율시와 절구, 초사체楚辭體 시, 보탑시寶塔詩를 포함하는 고전시 54편에서 각기 23편과 10편, 총 33편을 가려 뽑“은 시들이다.(알라딘 책소개 중)
특히 중국어로 쓰인 시의 원문과 번역본이 함께 실려있어 중국어를 아는 독자라면 시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시집은 1900년 4월에 쓰인 <아우들과 이별하며.1>으로 시작해 1935년12월5일에 쓴 <을해년 늦가을에 무심코 짓다>로 끝맺는다.
한자로 쓴 시는 글자수가 정해진 율시와 절구를 먼저 생각했는데 시집의 많은 부분은 차지한 산문시는 시라기보다는 짧은 에세이 느낌을 많이 준다.
시인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노래한 시들은 백 년이 지난 이야기이지만 손에 잡힐 듯이 느껴진다.

특히나 <눈>(p62)은 눈 오는 날의 겨울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아이들은 새빨갛게 언, 자주색 생강 같은 고사리손을 호호 불며 일고여덟 명이 함께 눈사람을 만들었다. 잘 안되면 누군가의 아버지도 와서 거들었다. 눈사람은 아이들보더 키가 휠씬 컸다. 위가 작고 아래는 커서 조롱박인지 눈사람인지 분간이 잘 안 되기는 했지만 아름답고 하얬으며 수분이 엉겨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아이들은 용안 씨로 눈을 만들어주었고 또 누구 엄마의 화장함에서 연지를 훔쳐다가 입술도 발라주었다. 그러면 커다란 눈사람이 완성되었다.그는 번쩍이는 눈과 빨간 입술을 하고 눈밭에 앉아 있었다.

꿈으로부터 시작되는 시도 여러 편 실려 있는데 그는 꿈에서 경험한 것을 빗대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내비치기도 한다.
루쉰이 살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왜 그가 시의 첫 구절을 ”꿈에서“라는 안전 장치를 내세울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감히 위대한 사상가요, 혁명가요, 중국 문학의 아버지라는 루쉰의 사상을 시 편으로 다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시들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읽어도 전혀 고루하거나 옛스럽지만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루쉰의 시를 제대로 읽고 싶어 유튜브에 강의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아큐정전>의 소개가 대부분이 아쉬웠지만 ”시는 이해에서 자유로워서 좋은 장르 같아요. 다 이해 못 해도 나중에 또 와서 읽으면 뭐가 보이겠지. 약간 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편이에요. 그냥 어떤 느낌을 가져가면 되는 것 같아요."(우리는 순수한 것을 사랑했다.읻다출판p36)라는 호영 번역가님의 말씀에 따라 나중에 또 와서 읽어봐야겠다.

<읻다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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