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누군가는 그 방법으로 병을 이겨냈다고 하고 누구는 매일 오늘의 운세를 보고 하루를 시작한다.또 어떤 사람은 자신과 맞는 mbti가 있다고 여겨 사람을 만날 때 참고하기도 한다.나는 한 번도 사주나 관상을 보지 않았고 내 mbti를 모르고 살고 있지만 그래도 아파트 엘레베이터에 나오는 오늘의 운세의 내 생년을 찾아 읽어보곤 한다.이렇듯 유사과학은 우리 생활에 깊숙히 관계돼 있고 믿고 따르는 이들도 꽤나 많다.이번에 안온북스에서 나온 10명의 SF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로지는 우리 일상을 살며 자주 만나는 유사과학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다.먼 우주가 배경이 된 이야기도 있고 핵겨울의 지구의 이야기와 먹고 사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도 있다.소설은 다른 배경과 다른 유사과학들을 이야기 소재로 삼고 있지만 우리가 한 번쯤 듣었고 믿었던 이야기, 그리고 현재도 믿고 있는 사례들이다.#정보라작가 의 #개벽 은 숯과 소금이라는 만병통치약과 독거노인이라는 소재로 사회를 고발하고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라 마음이 더 아프다.#최의택작가 의 #유사기를불어넣어드립니다 는 시골 마을의 ‘해수’는 마을 사람들이 인정한 외계인 기 치료사지만 정작 ’해수‘는 기를 믿지 않는다.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를 보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수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된다.#전혜진작가 의 #운명의수레바퀴는멈추지않아 는 타로카드 점성술사인 하율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의 노고가 눈물겹다.가장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문이소작가 의 #정기유의화양연화 는 사주풀이 앱으로 매일을 시작하는 주인공이 앱을 지우고도 점점 행복해질 것 같아 기분 좋아지는 이야기다.#이산화작가 의 #소같이풀을먹는예수그리스도를믿사오니 는 진실한 신앙으로 창조론을 믿는 박사가 진화론을 반박하기 위해 살아있는 공룡을 찾아나선다.#이하진작가 의 #비합리적종말점 의 ‘아멜리아뇌조충‘이라는 기생충의 등장은 우리가 겪은 팬더믹의 시기를 떠오르게 한다.#손지상작가 의 #엑소더스 는 핵겨울 지구에 살아남은 이들이 펼치는 잔혹동화다.#이주형작가 의 #해상도의문제 는 ’팩스 텔레포트‘로 화성 여행이 가능한 미래의 이야기로 다양한 사람들의 성향을 16가지 mbti로 분류했을 때 그 분류에 맞춰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홍준영작가 의 #그토록단순한시작으로부터 는 동물 전염병이 돌때면 살처분 되는 동물들과 프랑켄슈타인을 떠오르게하는 이야기다.#홍지윤작가 의 #유사과학소설연맹탈회의변 은 우리가 지금까지 맏어오던 사실들이 다 그들 때문이구나 깨달게 된다.10명의 SF작가의 이야기는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어떤 이야기는 너무 현실적이라 안타깝고 슬프고 또 다른 이야기는 먼 미래를 담고 있지만 인간은 여전히 무엇인가에 의지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이 쓸쓸하기도 하다.우리가 과학이 아닌 걸 알면서도 사주를 보고 누구를 만나면 mbti를 묻고 혈액형을 묻는 것은 불안한 현재에 실낱 같은 평온을 얻기 위함이다.꽤나 유쾌하리라 기대했던 소설이 그냥 웃을 수 없는 현실을 담고 있어 놀랐지만 유사과학을 맹신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안온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룡소 제2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입니다.#루리 작가님은 #긴긴밤 을 시작으로 #도시악어 #메피스토 까지 읽고 이번에 #그들은결국브레멘에가지못했다 를 봤습니다.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림 형제의 동화 #브레멘음악대 를 모티브로 그린 그림책입니다.주인에게 버린 받은 당나귀, 개, 고양이, 수닭이 자유로운 도시 브레멘으로 가던 중 도둑을 만나지만 모두 힘을 모아 도둑들을 물리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루리 작가님이 그린 브레멘으로 떠날 계획을 세운 동물들의 형편도 원작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당나귀는 운전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아 해고되고 주인이 이사가는 바람이 식당에서 일하던 바둑이 역시 해고 됩니다.야옹이는 험상궂은 얼굴때문에 편의점에서 해고되고 노점에서 두부를 팔던 꼬꼬댁 역시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게 됩니다.당나귀 씨와 바둑이 씨, 야옹이 씨, 꼬꼬댁 씨는 함께 길을 떠나고 너무 멍청해서 또 너무 늙어서 쫒겨난 도둑들을 만나게 됩니다.열심히 살걸 하고 후회하는 도둑들은 열심히 살았지만 한 일이 없어진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열심히 살아도 열심히 살지 않아도 찾아오는 후회를 어찌해야 할까요?루리 작가님의 그림책은 그림책이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줍니다.어른이 읽었을 때 더 큰 울림을 주는 작가의 그림책이 참 좋습니다.어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브레멘을 읽으며 오래전에 읽었던 #곰스크로가는기차 를 떠올려봅니다.늘 소망하지만 선듯 나서지 못하는 어른들을 위한 위로가 된 그림책입니다.앞 면지에 본업에 충실한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뒷 면지에 그려진 희망에 찬 모습을 보며 그들의 미래가 성공이든 실패든 즐거운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해집니다.
1더하기1이 2가 되기도 하고 3이 되기도 하고 4가 5가 6…….이 되기도 하는 게 사랑입니다.사랑하는 #밤코 작가님의 “사랑의 123” 개정판입니다.깊은 밤 하늘은 보면 외로웠던 아빠는 엄마를 만나 마법같은 사랑이 시작됐어요.많은 날을 함께 했던 엄마 아빠는 간절한 바람대로 우주의 작은 별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답니다.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보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기억하게 합니다.처음 만나 사랑할때처럼 불같은 사랑은 아니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함께 하는 남편이 보입니다.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아이가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면 엄마도 행복하지만 한편으론 욕심을 부려봅니다.열심히 읽어주다보면 글도 자연스레 읽게 되고 책 속에 있는 내용을 이해해 똑똑해지기를 바랍니다.그림책은 1부터 10의 숫자와 모양이 닮은 영어를 이용한 글들은 그런 엄마의 욕심도 충분히 채워줍니다.1은 아빠의 외로운 마음 lonely,2는 Zigzag, 3은 마법인 magic입니다.여러 번 읽을 수록 마음이 꽉 차는 그림책입니다.아이가 숫자와 영어에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행복한 그림책입니다.
올 해 전건우 작가의 책을 엔솔러지 포함 모두 4권을 읽었다.웹툰을 각색한 #호러만찬회 를 시작으로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라 더 무서웠던 #당신이가장위험한곳집 그리고 짧아서 더 무서웠던 #앙심 으로 여름을 오싹하게 보낼 수 있었는데 여름의 끝에 #불귀도살인사건 을 읽게 됐다.실종된 동생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은 유선은 핸드폰에 찍힌 지역 번호가 인천임을 알고 인천의 섬을 뒤지다 마지막으로 불귀도로 동생을 찾으러 들어간다.동생 유현은 지적 장애가 있지만 병원은 혼자서도 어렵지않게 다녀올 수 있을 정도였는데 어느날 병원을 간다고 나가 실종된다.낚시꾼 복장의 남자 셋과 경찰인 만철과 동주, 그리고 생활정보 프로그램의 PD인 정우와 리포터인 현정과 유선이 태양호로 불귀도에 입도하게 된다.섬에 도착한 유선은 우연히 방파제에서 여성 익사체를 발견하게 되고 섬사람들은 익사체를 수습하기에 급급하고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마을 사람들은 이장인 ‘거식’을 주인이라고 떠받들고 익사체를 마을 회관으로 옮기기전 무당이 굿을 하기 시작하다 ”산발귀“가 왔다고 소란을 피우고 이장의 아버지인 ‘두만’이 소금창고에 목을 매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린다.섬은 태풍으로 고립되고 경찰인 만철은 피습 당하고 회관에 모인 마을 사람들은 독극물에 의해 하나둘 죽어간다.불귀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인신매매에 의한 섬노예 사건과 농촌 마을 회관 독극물 사건 등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던 사건들을 떠오르게 한다.억울하게 죽은 산발귀 전설은 옛이야기로 치부할 수 있지만 실재로 벌어지는 사건은 어디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기에 더 공포스럽다.거기다 비밀스러운 이장과 주민들의 상하 관계는 물론 주민들 사이에 존재하는 계급은 비현실적이어서 더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한다.적인지 아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황 무당과 언듯언듯 느껴지는 산발귀의 기척, 그리고 비밀을 안고 있는 듯한 목사까지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섬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태풍으로 인한 외부와의 고립과 이장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알 수 없는 존재가 주는 공포는 읽는 내내 마음을 조여온다.세상에 가장 무서운 존재는 사람이라는 진리와 함께 사람이 한을 품으면 얼마나 큰 공포를 몰고 올 수 있는 가를 볼 수 있다.단순한 사이코패스의 살인이 아닌 이유가 있는 살인이 확실히 내 취향인 듯하다.어떤 일이든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살인일지라도.<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단오날은 음력 5월 5일로 우리나라의 큰 명절입니다.그 중 강릉 단오제는 국가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정된 민간 신앙과 유교식 제례를 접목시킨 큰 축제로 2005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도 등재되었습니다.<굿 하는 날>은 강릉 단오제에 펼쳐지는 마을 축제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지금은 “굿”이라고 하면 미신이라고 터부시하지만 제가 어릴때는 어렵지않게 볼 수 있었던 전통 문화였습니다.강릉 단오굿은 풍작, 풍어, 집안의 태평을 기원하는 마을 축제입니다.화랭이들의 뛰어난 연주로 굿당에 모여든 관객들은 모두 흥겹습니다.어릴 적 할머니 손을 잡고 굿 구경 가던 때가 떠오릅니다. _글을 쓰신 안덕자 작가의 글입니다.여러 날에 걸쳐 벌어지는 굿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그림책은 선명한 색깔의 그림으로 먼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익숙하지않은 문화인 “굿”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합니다.무당각시인 할머니가 벌이는 한 판 굿을 아이는 어떤 거부감도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굿을 함께 하는 사람들은 물론 할머니의 차림새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어려운 단어는 따로 설명이 붙어있어 따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굿”마당은 어느 새 잔치 마당이 되어 모두가 흥겨워합니다.할머니는 여러 신을 불러 안녕을 빌고 참석한 사람들도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점점 잊고 살아가는 우리 문화 “굿”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여기 오늘 굿 보러 오신 분요.절이나 교회를 다니시는 분, 천주님을 믿는 분요.모두 모두 재수 복 많이 받으시고 하는 일 모두 모두 잘 되어서 성공하시고 소원 성취하이소”할머니의 덕담이 따듯하게 느껴집니다.<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봄봄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