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브라이, 점자로 세상을 열다 I LOVE 그림책
데이비드 애들러 지음, 존 월너.알렉산드라 월너 그림,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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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기 전까지 ‘루이 브라이’라는 인물을 몰랐다.

 

1809년 1월 4일, 프랑스 파리 근처의 작은 마을 꾸브레이에서 태어난 루이 브라이는 처음부터 앞이 안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루이는 네 살 때 안장을 만드는 아버지의 가게에서 놀다 끝이 뾰족한 연장에 눈을 다쳐 실명을 하고 만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루이는 혼자 밥 먹는 법과 어디에도 부딪치지 않고 걷는 법 등 가장 기초적인 것들을 새로 배운다.
루이는 머리가 동그란 못을 나무판자에 박아 글자 모양을 만들어 알파벳을 익히고 낱말 만드는 법도 익히게 된다.

열한 살이 되던 해 파리의 왕립맹아학교에 입학한 루이는 손끝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읽고 음악 역사, 지리, 수학, 라틴어, 문법도 배운다.

또 ‘소노그래피’라는 야간 문자를 배우게 되지만 야간문자가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이 직접 점자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각고의 노력 끝에 점 여섯 개만으로 알파벳 스물여섯 자를 표현할 수 있는 점자를 만들어 낸다. 

 현재도 세상은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장애인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
그 당시에도 새 점자를 쓰려면 책을 새로 찍어야 해서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점자 쓰는 것을 반대했다고 하니 얼마나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였는지 짐작이 간다.
그렇게 장애인의 권익을 생각하지 않았던 시대에 살았던 루이 부라이의 삶이 존경스러운 이유는 그가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점자를 만들었다는 것만은 아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했을 법도 한데 그는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목표가 정해졌을 때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노력했다.
또한 단순히 점자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점자를 찍을 수 있는 점자판을 만든 것은 물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는 어떤 선생님보다도 인자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흔넷 짧은 생을 마감하는 순간 “나는 이 땅에 내가 할 일을 모두 이루었다네.”라는 말을 남기고 간 그의 삶이 어떠한 후회나 미련이 없는 삶이었기에 더욱 빛나는 위인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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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의 왕 - 바람직한 친구 관계 만들기 I LOVE 그림책
필리스 레이놀즈 네일러 지음, 놀라 랭그너 멀론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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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엄마 손만 잡고 가던 놀이터를 아이 혼자 놀러갈 때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참을 놀고 오겠지 생각했던 아이가 잔뜩 골이 나 들어오거나 울면서 들어온다면 대부분의 부모는 깜짝 놀라 쉴 새 없이 질문을 퍼 부을 것이다.
만약 아이가 다른 아이 때문에 못 놀고 그냥 왔다고 하면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당장에 놀이터로 달려가 못 놀게 했던 아이를 찾아내려 할 것이다.

놀이터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 케빈은 오늘도 놀이터에 가지만 금방 돌아온다.
한참을 놀다 올 거라고 생각했던 아빠가 이유를 묻자 자칭 놀이터의 왕이라 말하는 새미 때문에 그냥 돌아왔다고 이야기한다.
케빈은 그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매번 놀이터에서 놀지 못하고 그냥 오는 일이 반복된다.
그때마다 아빠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저 케빈의 말을 들어주고 그 말에 답하면서 새미의 협박이 말로만 끝날 거라는 걸 알려준다.

나는 내 아이가 울고 들어올 때면 자초지종을 차분히 물어보기에 앞서 화를 먼저 내는 엄마다.
너무 소심하고 야무지지 못한 아이에게 화가 나고 내 아이를 울린 아이를 찾아내 혼내 주고 싶은 마음도 갖고 있다.
하지만 케빈의 아빠는 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과보호나 필요이상의 간섭이 아닌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 스스로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이의 모든 일에 간섭하고 부모가 해결하려드는 요즘에 케빈 아빠의 태도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케빈과 아빠의 대화 속에서 분명 아이도 해답을 알고 있다는 믿음과 문제 해결 또한 아이 스스로 할 때야 말로 진정한 해결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아이의 인생에서 부모는 해결사가 아니라 조언자고 조력자임을 다시 명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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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할아버지의 집짓기
아오야마 쿠니히코 글 그림, 이경민 옮김 / 사파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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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깊은 숲 속에 꼬장꼬장한 난쟁이 할아버지가 전망대가 있는 새집을 지으려고 합니다.
뭐든지 잘 만드는 할아버지는 설계도를 그리고 집 모형도 만들며 높은 곳에서 숲을 바라다 볼 생각에 들떠 있습니다.
집을 짓기 시작하던 할아버지는 나무가 무거워 낑낑 대고 그때 곰이 돕겠다고 나섭니다.
그 대신 자신의 방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지요.

다음은 높은 곳을 잘 오르내리는 원숭이도, 힘센 멧돼지도, 다람쥐와 딱따구리도 할아버지를 도와주고 자신들의 방을 부탁합니다.
소문은 숲 전체에 퍼지고 온갖 동물들이 찾아오게 되고 할아버지는 모두를  쫓아내려 하지만 그만 발을 헛디뎌서 땅에 떨어지고 말지요.
과연 할아버지는 할아버지가 꿈꾸고 계획했던 전망대가 있는 집을 갖게 될지.......

동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조금씩 변하는 설계도와 동물들이 원하는 방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글보다는 훨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을 들여다보면 신나게 집을 짓는 동물들의 모습과 못마땅해 하는 난쟁이 할아버지의 표정이 대비돼 즐겁기만 합니다.
기초를 다지고 뼈대를 세우고 집이 완성되어가며 즐거워하는 동물의 표정과는 달리 점점 고약해져가는 할아버지의 표정을 비교해 보는 것도 신나고 재미있네요.

또한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즐거운지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계획대로 전망 좋은 집을 얻지는 못했지만 숲 속 친구들과 함께 살게 되었으니 또 다른 행복을 얻게 된 거지요.
그리고 여전히 꿈이었던 훌륭한 전망대가 있는 집을 설계하는 할아버지의 끈기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이번에는 더 많은 동물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전망 좋은 집을 꼭 만들 수 있겠죠?

집은 가장 편안하고 따뜻한 안식처입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사랑이 넘치는 집을 갖고 싶은 꿈이 있고요.
책을 읽은 뒤 아이들과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을 그려 보았습니다.
큰 아이는 높은 아파트를 그리고 작은 아이는 숲 속에 자리 잡은 지하실까지 있는 3층짜리 통나무집을 그립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두 아이 모두 형과 동생에 방과 엄마, 아빠의 방을 마련해 주었고요.
우리 아이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벌써 알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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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30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그림이 환상적입니다.^^

초록콩 2007-08-3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문의 그림도 보면 볼 수록 많은 동물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답니다.
 
귀여운 강아지 애기 이야기 보물창고 9
로리 리스 지음, 프랭크 W. 도머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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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위에서 가장 많이 기르고 가장 사랑받는 애완동물은 강아지다.
우리 집에서는 형편상 원해도 기를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 강아지는 친해지고 싶은 친구 같은 존재다.
특히나 요 며칠 작은 아들이 친구 집에 강아지가 생긴 뒤로는 미안할 정도로 그 집을 들락거리다 이제는 저도 강아지를 기르고 싶다고 떼를 쓰고 있다.

처음 제목을 보고 애기라는 강아지 이름은 옮긴이가 우리 정서에 맞는 귀여운 이름으로 바꾼 줄 알았다.
그런데 원제 역시 "Aggie and Ben: Three Stories"다.
영어 그대로 옮겨도 어색하지 않은 게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아이들은 신기하기만 한 모양이다.
이야기는 벤이 아빠를 따라 애완동물 가게에 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모두 3편의 짧은 이야기는 강아지를 만나고 서로 닮아가고 그리고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글을 아는 유아도 혼자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의 글과 귀여운 만화형식의 그림이 글의 유쾌함을 배가시킨다.
어떤 동물을 골라야할지 망설이다 온갖 이유를 대며 퇴자 놓는 장면은 장난감 가게에서 찜해 놓은 물건이 아닌 다른 장난감의 트집을 잡는 아이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드디어 산책을 나가 공놀이도 할 수 있고 침대에서 함께 잘 수도 있는 가장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애기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둘은 꼭 닮은 뭐든지 따라하고 함께하는 친구가 된다.
친구란 서로 사랑하고 돕고 의지가 되는 존재인 것, 애기와 벤도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간다.

어떤 기교도 부리지 않고 단번에 그려낸 것 같은 그림이지만 등장인물의 얼굴 표정이 그대로 살아있다.
네가 좋아죽겠다는 표정, 열심히 이 닦는 표정, 그림책을 물어뜯는 애기를 나무라는 표정까지 찾으면 찾을수록 곳곳에 벤과 애기의 살아있는 표정들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내가 필요하고 귀여워서 기르는 애완견이 아닌 평생을 함께 할 반려동물로 생각하는 벤과 애기의 우정이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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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김진기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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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오늘 같은 날인가 봅니다.
하늘은 어둑어둑하고 창문은 또르락또르락 소리를 내는 오늘처럼 비오는 날입니다.
아이는 창에 가만히 귀를 대고 빗소리를 듣고 엄마는 한참을 창가에 앉아 있습니다.
비오는 날의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엄마, 엄만 무지개가 뜨는 걸 잘 모르지?”라는 아이의 한마디에 애잔한 마음으로 보게 됩니다.

다른 아이들이 앞 못 보는 엄마를 놀릴 때면 속상해 한껏 달아오른 아이의 뺨은 빨강입니다.
엄마가 날마다 하나씩 켜는 초는 귤색 , 엄마가 좋아하는 민들레꽃은 노란 향기, 아이에게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며 하나하나 아이의 책갈피에 끼워둔 네 잎 클로버는 초록이지요.
또 엄마가 아주 어렸을 적 앞을 볼 수 있었을 때 보았던 하늘은 파랑, 바다냄새가 나는 것 같은 엄마의 색안경은 남색이네요.
아이와 엄마의 꿈속은 행복한 보라색입니다.

앞 못 보는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 속의 무지개는 단순한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색깔이 아닌 하나하나 생명과 사연을 간직한 빛이 되어 다시 살아납니다.
언제나 멀리 있는 환상이나 꿈이던 무지개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늘 가까이에 있는 사랑의 빛깔로 다가옵니다.
물감이나 크레파스로는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 들어있는 마법 같은 무지개는 애잔하기만 하던 모녀가 아닌 이 세상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사랑스러운 모녀의 모습이 되어 눈에 들어오게 합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김재홍 선생의 살아있는 그림과 그의 어울리는 글은 그림책이 꼭 어린이용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쓰다듬게 되는 책은 무지개의 빛의 내가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아보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새콤한 사과를 닮은 빨강, 추운 겨울 남편이 한 봉지 사온 귤은 주황, 나른한 봄날 언젠가 아이가 선물한 개나리는 노랑.........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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