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의 돌핀
한요나 지음 / &(앤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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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이 아무리 과학의 원리와 사실의 기반 위에 상상력을 가미한 장르라고 해도 현실과 너무 멀리 떨어지거나 현재의 가치관과 동떨어진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먼 우주에서 펼쳐지는 미래에 관한 이야기라도 우리가 현재 안고 있는 고민이나 문제를 다룰 때 그것은 더 이상 공상과학소설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17일의 돌핀>은 sf소설로 분리되었지만 다른 어떤 소설보다 현재의 우리 사회와 인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두 8편의 소설은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래도’라는 위안을 얻는다.

앞으로 가는 사람 이쿠와 뒤로 가는 사람 진의 이야기인 ‘17일의 돌핀’은 앞,돌핀,미래와 뒤,17일,과거라는 단어들의 조합만큼이나 어울릴 수 없는 사람들의 관계맺기와 그 관계 끝을 보며 현실에서도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벽을 사이에 둔 사람들을 대입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

‘재생되는 소녀’의 후속 이야기인 ‘My First Bunny’는 같은 인물이 등장한다.
‘재생되는 소녀’에 등장하는 여자가 진이 다 빠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면 ‘My First Bunny’속 여자는 외계에서 온 생명체의 숙주가 되지만 임신을 하고 그 생명체는 자궁을 향한다.
그래서 부모에게 자식은 외계에서 온 생명체만큼이나 어려서는 다루기어렵고 다 자라서는 이해하기 힘든 존재인가 보다.

가장 마음이 쓰이는 이야기는 ‘외계인이 냉장고를 여는 법’이다.
엄마는 이해할 수 없는 아이의 행동에 힘들어하며 자신이 외계인을 낳았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병명이 제시되지 않지만 자폐증을 가진 아이쯤으로 생각하고 소설을 읽어도 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과 그 아이를 보는 타인의 눈 그리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내가 그 아이를 만난다면 불안하거나 염려하고 걱정하는 눈이 아닌 그 모습 그대로 볼 수 있을 지 생각해보게 된다.

잠깐 머물다가 멀어진 관계와 소식을 알 수 없는 혈육과 가난한 빈민가의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그 속에도 사랑이 있고 존재만으로도 외롭지않은 서로가 있기에 우리는 살아간다.
그리고 각자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자가 남겼던 말을 되새기게 된다.
“당신은 당신의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운가요?”(p219)
처음 알게 된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된다.


🎁넥서스(앤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한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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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의 365일
유이하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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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일곱 생일을 맞은 소야는 새 학년 첫 날에 특별반에서 일반반으로 옮긴 히나와 짝꿍이 되고 첫눈에 반한다.
집으로 돌아온 소야는 블랙 레터를 받게 되고 자신이 ‘무채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무채병’은 10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처음에는 어떤 한 가지 색을 인식하지 못하다 1년 이내에 온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면서 죽음을 맞게 된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는 병이라 소야는 가족은 물론 친구에게도 자신의 병명을 알리지 않을 결심을 한다.
그러나 우연히 히나에게 무채병에 걸린 사실을 들키게 되자 히나를 곤란하게 만들 생각으로 계약 연애를 제안하게 되고 둘은 계약 연애를 시작한다.

소설은 죽음을 앞둔 소야의 입장에서 진행된다.
처음엔 치사율이 100%인 병에 걸린 두려움으로 시작하지만 히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서 남겨질 히나를 걱정하게 된다.
풋풋한 10대 소년소녀의 첫사랑은 죽음을 잊을 만큼 상큼하고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무채병’이라는 불치병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열 일곱 소녀,소년과 주위의 장난기 많은 친구,그리고 어릴적부터 이웃에 사는 남자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친구가 등장하는 하이틴 소설이다.
소설은 매시간 다가오는 죽음에 매몰되기만 한 우울한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이 가까이 다가와도 여전히 사랑하고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라 더 처연하다.

일본 만화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이 떠오르는 소설은 오랜만에 슬프지만 말랑말랑한 마음을 선물해 준다.
주인공과 또래인 독자가 읽었을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지고 마지막 반전이 과연 해피앤드일까 새드앤드일까 한참을 생각해 보게 된다.

🎁모모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봄과 잘 어울리는 책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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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이 다한 요리 -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마늘 레시피 34
김봉경 지음 / 이덴슬리벨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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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을 해 먹는 가정이라면 없어서는 안되는 향신 채소 중 하나가 마늘입니다.
그런 마늘은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요리에 메인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양념으로 사용하던 마늘을 더 맛있고 다양하고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안내하는 <마늘이 다한 요리>는 마늘로 만들 수 있는 마늘 요리 레시피 34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늘의 이로움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요리 서적이니 당연히 요리 레시피가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모두 세 부분으로 나누어 레시피를 소개한 책은 첫 번째 파트에서는 마늘 매콤 소스, 마늘 오일 소스, 마늘 간장 소스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 소스는 고추장, 식용유, 간장 등을 사용해야 하는 요리에 대체할 수 있는 양념입니다.
저는 마늘 매콤 소스와 마늘 오일 소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요리라고 할 것도 없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입니다.

오늘 점심엔 마늘 매콤 소스로 돼지고기를 볶아봤습니다.
사실 이 메뉴는 책에 소개된 요리는 아니지만 고추장 대신 마늘 매콤 소스를 넣고 양파를 썰어넣은 것 말고는 다른 양념은 필요 없었습니다.
고추장을 넣은 것보다 휠씬 깔끔한 맛이 납니다.
마늘 매콤 소스는 비빔밥에 고추장 대신 넣어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파트는 한가지로 충분한 마늘 브런치 만드는 법이 세 번째 파트에는 마늘이 다한 한 가지 요리 레시피가 있습니다.
소개한 ‘꿀마늘 고르곤졸라 토스트’는 여러 종류의 치즈와 마늘,설탕,꿀,식빵만 준비하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맛은 덜하겠지만 치즈 종류를 줄여도 상관없을 것 같네요.

소개된 대부분의 요리 레시피는 전문적인 조리도구나 숙련된 기술이 없어도 가능한 요리입니다.
또 매 요리에 나오는 팁은 대체할 재료를 소개하기도 하고 더 쉬운 방법을 알려주기도 해 요리에 자신이 없어도 시도해 보게 합니다.
저는 하나 하나 레시피대로 요리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다음 주말에는 마늘 오일 소스를 넣은 고등어 알리오올리오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마늘 요리 마스터가 돼 보렵니다🧄



🎁비전비엔피 에코북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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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3.봄호 - 77호
염건령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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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을 때 무조건 첫 페이지부터 시작해 책날개, 목차까지 차례대로 꼼꼼하게 보는 저에게 목차만 보고 가장 궁금했던 꼭지를 읽어보는 건 용기를 내야하는 행동입니다.
목차를 쭉 살피다가 그믐에서 ‘계간 미스터리’의 독서 모임 진행을 하고 계신 홍선주 작가님의 “마트료시카”를 먼저 읽있습니다.

이야기의 주무대가 된 아파트는 경비 아저씨가 주민들과 소통(?)이 되고 노숙자가 쓰레기장이지만 들어올 수 있는 곳, 이웃들과 말을 섞고 사는 걸 보니 서민 아파트인 것 같습니다.
그 곳에서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솔선수범하여 이웃을 돕고 경비 아저씨에게 친절한 1004호 천사 청년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범인이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얼굴을 하고 목표물이 된 타깃을 관찰하는 모습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 같아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와 의심스러운 노숙자 그리고 힌트처럼 등장하는 주민들의 코멘트가 범인을 일찌감치 짐작하게 하지만 끝까지 가슴 죄는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작가님은 ‘마트료시카’라는 제목을 겨울 옷을 여러 겹 입은 노숙자를 보고 여러 겹의 인형을 떠올리며 지으셨다고 합니다.
혹시 내 주위에도 귀여운 “마트료시카”의 얼굴로 살아가는 이가 없는 지 괜히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그나저나 다음엔 어떤 이야기를 읽을까 행복한 고민을 해 봅니다.

🎁나비클럽의 계간미스터리 서포터즈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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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크림소다
누카가 미오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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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입은 남녀가 수영장 앞에서 서로 고개를 돌리고 서 있는 표지 그림과 제목을 보며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첫사랑이야기인가 싶었다.
예상과는 달리 소설은 단순한 청소년의 사랑이야기가 뿐 아니라 가족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미대 신입생인 도모치카는 집을 떠나 엄마의 도움없이 대학생활을 시작하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않아 곤란한 지경에 이른다.
다행히 낡은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같은 과 4학년 선배인 와카나의 도움을 받게 되고 둘은 가까워진다.
와카나는 그림의 재능은 물론 교우 관계도 좋아 모두에게 인정받는 선배인데 어느날 교코라는 여자가 도모치카를 찾아와 와카나를 잘 살펴달라는 부탁을 한다.

소설은 도모치카의 현재 대학 생활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와 와카나가 고교시절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모치카와 와카나는 집을 떠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미대생이라는 것과 부모가 재혼을 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도모치카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버지와 누나인 ‘료’가 생겼지만 료는 가족을 멀리한다.
와카나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엄마와 여동생이 생겼지만 마음에 문을 닫아 버린다.

미대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대학 생활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과 함께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느끼게 하고 하고 그들의 고민을 짐작하게 한다.
와카나가 가슴 속에 묻은 첫사랑 이야기와 도모치카와 누나 료의 이야기는 큰 비밀을 간직하고 있어 다음 페이지를 가슴 졸이며 넘기게 한다.

현재의 우리는 여러 형태의 가정을 볼 수 있다.
특히 재혼 가정의 경우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할 때 재혼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친형제라 할지라도 우애가 안 좋은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다 커서 한 가족이 되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친혈육처럼 지낼 수 있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족의 틀에 그들을 묶으려하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소설을 끝을 읽으며 자주 만나서 불편한 가족보다 거리는 조금 떨어져 있어도 새로운 사랑을 찾은 부모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소미미디어 소미랑2기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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