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기 전에
김진화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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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 복판에 만난 그림책 “여름이 오기 전에”입니다.
눈 부신 윤슬의 바다로 뛰어드는 엄마와 아이의 그림이 그려진 표지가 여름 바다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합니다.

여름이 오기 전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아빠는 함께 가지 못해요.
샤워하다 미끄러져 앞니가 부러져 치과에 가려고 부러진 조각을 찾고 있어 이번엔 길쭉이랑 나랑 엄마만 가요.

방이 아주 많은 호텔에 도착해 수영을 할 수 없는 길쭉이만 방에 두고 엄마랑 바다로 가요.
다이빙을 하면 꼭 사이다 속에 빠진 것 같은 바다를 몇 번이나 들어갔다 나온 후 길쭉이가 없어 더는 재미없어져 호텔방으로 돌아왔는데 길쭉이가 보이지 않네요.

혹시 배우자 없이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본 적이 있나요?
저는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곳은 아니지만 버스를 타고 시골에 가면 같이 오지 못한 남편을 걱정했던 것 같아요.

그림책 속 엄마는 바다가 눈부신 제주도에 와서도 쉴 새 없이 전화를 합니다.
아빠와 통화하기도 하고 일 때문 하는 통화 같기도 한데 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짠해집니다.

아이는 바다에서 신나게 놀다가도 애착인형 길쭉이가 없으니 금방 싫증이 납니다.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고 늦게 돌아오는 엄마를 기다릴때도 아무것도 겁나지 않게 도와주는 가장 소중한 친구인데 감쪽같이 사라져버린다면 그 상실감은 짐작할 수도 없을 겁니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은 여행이지만 실컷 바다를 보고 소중한 친구의 존재도 다시 확인했으니 손해본 여행은 아닌 것 같아요.
푸른 물빛을 닮은 눈부신 그림과 친구를 다시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행복해 보입니다.
짧지만 즐거웠고 아빠와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던 여행이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와 떠나는 여행은 집보다 불편하고 힘들지만 그때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기에 우리는 또 그렇게 떠날 계획을 세웁니다.
여름이 다 가기전에 여름 바다로 함께 떠나보아요. 🌊 🌊 🌊


🎁문학동네 그림책 뭉끄 1기 활동 중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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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어댑트 오어 다이
코리나 베츠코 지음, 베니 R. 로벨 외 그림, 삐맨 옮김 / 북캣(BOOKCAT)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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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별 관심이 없어도 “아바타‘가 어떤 영화인지는 대부분 알 것이다.
2009년 개봉 당시 3D로 구현해 낸 판도라 행성에 신비로움에 놀라고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세계관이 펼쳐지는 영화의 내용에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아바타어댑트오어다이 는 영화 아바타로부터 10년 전 이야기를 그린 그래픽노블이다.
그래서 등장인물 중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 제이크는 등장하지 않는다.
판도라의 대체 에너지 채굴을 위해 인간과 나비족이 대립하기 전 상황으로 시고니 위버가 분한 그레이스 박사의 활약이 크다.

판도라의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울 계획을 세운 박사는 헬스게이트로 나비족 아이들을 초대하게 된다.
그런데 기지에 다녀온 아이들은 원인 모를 전염병에 걸리고 치료를 위해 박사와 모앗의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영화 아바타를 본 독자라면 선명한 컬러의 그림으로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어 더 반갑고 아직 영화를 접하지 못한 독자라면 영화를 보기 전 ”아바타 프로젝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입체적인 3D화면을 평면인 책으로 구현했지만 영화에서 느꼈던 벅찬 감동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현재 11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삐맨의 번역으로 만나게 된 아바타는 앞으로 계속될 아바타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혹시 아바타의 줄거리가 가물가물한다면 삐맨의 유튜브로 복습해 보고 읽는 것도 좋다.

🎁도서는 넥서스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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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산책 - 지혜로운 식물을 만나는 시간 아트사이언스
조세피나 헵.비비안 라빈 지음, 마리아 호세 아르세 그림, 이상훈 옮김 / 보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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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산책”은 세 명의 여성 전문가가 함께 작업한 아름다운 책입니다.
농학자이자 작가인 조세피나 헵과 비비안 라빈이 글을 쓰고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뒤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마리아 호세 아르세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에 수록된 90여종의 식물은 모두 곤충, 식물, 광물, 흙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물감을 물에 풀어그리는 오래된 기법인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입니다.

학창 시절 생물 시간에 식물을 분류할때 쌍떡잎 식물, 외떡잎 식물, 겉씨 식물, 속씨 식물 등으로 구분 지어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책은 학문적인 언어가 아닌 사람들의 특성을 구분짓는 언어로 식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두 여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된 식물은 여행자가 되기도 하고 위험한 자나 사기꾼이 되기도 하고 반항아가 되기도 하고 굶주린 자들이 되기도 화려한 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끄는 자들과 다리나 날개 없이도 움직이는 자들’인 여행자들에 소개된 식물 편에는 봄이면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서양민들레와 금영화,스카이탄투스 아쿠투스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씨앗을 퍼뜨리는 식물들이 소개됩니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편은 ’환각과 환상‘의 화려한 자들에 소개된 식물들입니다.
꽃의 아름다움과 다른 악취를 갖고 있는 ‘시체꽃‘과 지름이 3미터쯤 되는 아마존빅토리아수련이 그 크기만큼이나 위대해 보입니다.

235*325mm의 큰 판형의 책은 수려한 그림으로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신기한 식물들을 다수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이 집필된 시기가 코로나 팬더믹으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이었다고 합니다.
수록된 그림과 글을 보면 정원, 들판, 산, 열대 우림을 거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해집니다.
작가의 수고로움과 정성이 가득한 책은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싱그러운 자연을 가까이에 둘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합니다.

🎁보림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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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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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잘나가던 사회부 기자였던 마쓰다는 2년 전 아내와의 사별 후 크나큰 상실을 겪고 현재는 여성 월간지 계약직 기자로 일하고 있다.
계약 만료를 얼마남겨 놓지않은 어느 날 독자가 보내온 투고 사진과 영상 속에 알 수 없는 존재가 촬영되고 마쓰다는 심령 특집 기획을 맡게된다.

사진이 찍힌 건널목에서는 몇 년 새 인명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급정차 사건이 계속되고 1년 전 겨울에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다행히 범인은 체포됐지만 피해자의 신원은 끝내 밝혀지지 않은 체 사건은 종결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을 조사하는 마쓰다 역시 건널목에서 기이한 현상을 경험을 하게 된다.

1994년이 사건의 배경인 탓에 마쓰다의 취재 방법은 아날로그적이고 인맥을 통해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 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는 현재에도 어디선가 일어날 수 있는 비리인지라 소설은 전혀 현실과 동떨어져있지 않고 시대 배경만 과거일 뿐이다.

제47회 에드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던 #13계단 은 사형제도와 국가 범죄 관리 시스템을 다룬 이야기다.
#제노사이드 는 신인류의 출현과 인류 종말의 위험을 다룬 SF를 접목 시킨 작품으로 읽은 작품 중 가장 공포스러웠다면 #건널목의유령 은 오컬트적인 서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큰 주제로 독자들에게 무거운 마음을 가지게 한다.

가정에서 보호 받지 못한 아이는 성장해 성적 착취를 당하고 비리 정치인과 야쿠자는 결탁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현실에서와 다르게 복수과 가능한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언제나 악인이 그 죗가를 치르는 세상을 만날 수 있을 지 기대해 보게 된다.

🎁황금가지 출판사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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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점포 있습니다
사사키 가쓰오 지음, 김지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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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계획한다면 가장 중요한 건 가게 위치와 임대료겠죠.
유동인구도 많아야 하고 접근성도 좋아야 하고 임대료도 저렴한 곳이라야 자영업자에게 최적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지은 지 50년도 더 된 빌딩이지만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고 역과도 가까운 역세권인데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절반인 건물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건물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오랫동안 공실로 있던 곳이라 건물주가 고육지책으로 주변시세의 절반가에 세를 놓았답니다.
당신이라면 이 건물에 입주하시겠습니까?

5층 건물의 1층엔 젊은 사장이 혼자 운영하는 고서점이 입주합니다.
그리고 2층에는 팬케이크에 진심인 사장이 있는 “카페 아스카”가 들어오고 3층에는 여장남자 사장이 있는 헤어살롱입니다.
마지막으로 4층엔 젊은 남자 변호사의 법률 사무소가 있습니다.
그들 앞에 귀여운 소녀 지박령 아리사와 그 곁을 지키는 검은 고양이 초코가 등장합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유령과 다르게 아리사는 대낮에도 나타나고 어둠을 무서워합니다.
1층 고서점에서는 만화책을 읽고 2층 카페에서는 팬케이크를 먹고 3층 헤어살롱에서는 매일 스타일링을 바꾸고 4층 법률 사무소에도 놀러갑니다.
그리고 아리사는 그들의 고민을 하나하나 해결해 줍니다.

세입자들 역시 아리사를 아끼고 돌보며 지박령으로 머물고 있는 이유를 알고 싶어합니다.
평온할 것만 같은 어느 날 아리사에게 위험이 닥치고 세입자들이 힘을 모아 비밀을 파헤쳐 나가고 아리사를 구해냅니다.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짧은 소설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따듯한 이야기입니다.
유령이 등장한다니 으스스할거라 기대했는데 이런 유령이라면 한 명 들여놔도 될것 같습니다.
스포가 될까봐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무호적 아동”의 사연이 가슴 아픕니다.
시간이 흘러도 악인의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나지만 천진난만한 아리사의 모습은 엉뚱하면서도 귀엽습니다.
새콤달콤한 산딸기가 토핑으로 올라간 팬케이크를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아리사가 먼저 생각날 것 같습니다.
매콤한 유령이 아닌 천진난만하고 상콤한 유령이야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소미미디어 소미랑2기 마지막 도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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