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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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사랑을 받는 작가이자 대학 교수인 ‘해리 쿼버트’의 정원에서 33년 전 실종된 ‘놀라’의 유골이 해리의 대표작인 ’악의 기원’ 원고와 함께 발견되고 해리는 범인으로 지목돼 수감된다.
슬럼프에 빠져있던 제자이자 소설가인 마커스는 해리의 결백을 믿었기에 ‘오로라’를 찾아오고 강력계 형사인 ‘페리’와 함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해리는 자신과 ‘놀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고 놀라가 실종된 날은 둘이서 캐나다로 떠나기로 한 날이라고 말하지만 대중들은 열다섯과 서른넷이라는 그들의 나이에 거부감을 느끼며 해리의 책은 퇴출되기 시작한다.

다행히 함께 묻힌 원고의 필적때문에 해리는 풀려나고 놀라를 좋아하던 ‘루터 칼렙’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그는 이미 사망한 후라 사건은 종결되고 놀라의 사건을 다룬 마커스의 신작은 크게 성공한다.
하지만 놀라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1,2권 합쳐 11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소설은 지루할 틈이 없이 전개된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마커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흥미진진하지만 추악한 어른들의 민낯을 보게 되는 순간 화가 치밀기도 한다.
보호받아야 할 열다섯 ‘놀라’를 진짜 사랑했던 사람은 누굴일까 오래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가장 악인은 누구인가도 되짚어본다.

딸의 고통을 눈 감았던 아버지와 남의 삶을 빼앗고 돈으로 잘못을 용서받으려 한 남자, 어린 여자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했다고 말하지만 남의 재능을 훔친 남자, 그리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죄를 덮은 사람, 그리고 눈 감았던 마을 사람들.
제대로 사랑받지 못했던 소녀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희생했고 용감했지만 죽임을 당한다.
이야기가 끝나고 아름답게만 보이던 표지의 그림 속 풍경이 한없이 슬프게 보인다.

처음 알게 된 작가의 소설은 작가의 다른 이야기도 궁금하게 할만큼 흥미롭다.
33년이라는 긴 시간을 다룬 이야기는 씨실과 날실이 잘 짜여 하나의 아름다운 천이 되는 것처럼 정교하고 촘촘하게 엮어져 있다.
또한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벌이는 출판계의 이면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1권에서는 등장인물들의 한마디 한마디와 작은 행동들이 흩어져있지만 마지막에 하나도 빠짐없이 회수되는 것을 보며 이야기에 어떤 의문도 남지않게 된다.
올 해 읽은 소설 중 가장 긴 이야기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소설이라 많은 사람에게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본 도서는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책 두께에 놀라지 말고 일단 시작해 보기를 강권합니다.
추리/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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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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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엔 괴짜로 불리던 마커스 골드먼은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해 누구나 아는 유명 소설가가 된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후속작을 내지 못하고 출판사에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위기에 처하자 대학 시절 은사이자 존경받는 작가인 해리 쿼버트가 살고 있는 오로라에 찾아간다.

새로운 영감을 기대하고 찾아간 오로라에서 별 수확없이 뉴욕으로 돌아온 마커스에게 해리의 집 정원에서 33년 전 실종된 놀라라는 소녀의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과 해리가 유력한 용의자로 구속됐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해리의 결백을 믿었기에 마커스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오로라로 돌아온다.

존경받았던 작가는 하루 아침에 어린 소녀를 능욕한 파렴치한으로 손가락질 받게 되지만 해리는 자신과 놀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강변한다.
마커스는 자신을 위협하는 쪽지가 발견되지만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고 출판사에서는 새로운 작품에 대해 압박을 더 해간다.

600페이지 가까운 이야기지만 지루할 틈이 없이 읽게 된다.
환영받지 못할 15살 소녀와 서른이 넘은 성인 남자의 만남을 정상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밝은 아이였지만 엄마에게는 학대를 당하고 아이를 지켜줘야 할 어른들에게 농락당하는 놀라를 보며 그녀의 선택과 해리에 대한 사랑이 이해되기도 한다.

놀라가 실종된 1975년과 유골이 발견된 2008년의 33년 차를 둔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되며 진짜 그녀를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 모두를 의심하게 한다.
특히나 한 글자도 쓸 수 없는 작가와 출판사와의 관계는 출판업계의 현실을 짐작하게 한다.
묵직한 이야기 속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마커스 엄마의 잔소리는 이야기의 숨통을 틔여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2부에서 해리의 결백이 밝혀질지 과연 놀라와 사건을 목격한 데보라 쿠퍼의 살인 사건의 범인이 드러날지 마커스는 무사히 새로운 책을 출간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그리고 오랜 기간 사랑받았던 해리의 “악의 기원”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본 도서는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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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맨 웅진 우리그림책 118
하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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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은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특히 더운 여름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평상에 앉아 씨를 퉤퉤 뱉어가며 먹는 게 최고입니다.
우리가 먹는 수박의 기원을 설명하고 수박맨의 활약을 소개한 유쾌한 그림책, 바로 <수박맨>입니다.

슈퍼맨, 앤트맨, 베트맨, 스파이더맨…‘맨’이 붙은 슈퍼 히어로 중 가장 귀여운 몸매를 자랑하는 수박맨을 소개합니다.
수박 속 같은 빨간 색깔 제목의 그림책을 넘기면 면지부터 “스타워즈”의 오프닝을 오마주해 수박맨의 탄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박맨의 고향 크립톤 역시 사랑받는 슈퍼 히어로 슈퍼맨의 고향 별과 같은 곳입니다.

먼 우주를 날아 도착한 지구에서 깨어난 수박맨은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지구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쓰러진 사람에게 생명수같은 수박 물을 주어 구해내고 피라미드를 만드는 사람들을 돕기도 합니다.
거기다 타고난 예술가였던 수박맨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돌로 예술품을 만들기도 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수박맨때문에 가장 달콤한 행성이 된 지구에 파리 군단이 침입하고 수박맨이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온 힘을 모읍니다.

별 생각없이 먹던 수박의 활약이 더해지는 순간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동긍동글한 몸매에 자신감 넘치는 수박맨의 활약은 물론 조연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깨알 재미도
유쾌합니다.
수박맨의 색깔을 보고 누군가 외친 ”파라오“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수박맨도 모르게 이집트 제1대 파라오가 된 사연도 귀엽기만 하네요.

여름철 가장 사랑받는 수박의 활약은 재미난 이야기는 물론 수박만큼 선명한 색상의 그림으로 여름 더위쯤은 날려버리게 합니다.
동글동글 수박에서 멋지고 유쾌한 수박맨을 탄생시킨 하누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며 책을 덮기도 전 수박맨의 명령대로 수박맨의 친구가 돼 버렸습니다.

<웅진주니어에서 보내주신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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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2부작 북케이스 세트 - 전2권 (10주년 한정판)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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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아들러‘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출생 순서가 아이의 특징과 성격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 정도였다.
그리고 10년 전 ’미움 받을 용기‘가 유행처럼 읽힐 때 읽은 아들러의 이론은 수긍할 수 있는 내용도 있지만 현실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정도로 기억한다.

제목까지 하나의 상징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인생책으로 꼽히는 ‘미움 받을 용기’가 올해 출간 10주년을 맞았다.
전 세계 1000만 부 판매를 돌파하고 51주 연속 역대 최장기 종합 베스트 1위로 국내 판매만도 200만 부에 이른 도서가 이번에 한정판 북케이스 세트로 출시됐다.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로 이루어진 책은 심리학을 다룬 책이지만 자기 계발서의 특징도 함께 갖고 있어 인생의 어려움 앞에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1권은 도서관 사서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삶에 만족하지 못한 젊은 청년이 “인간은 변할 수 있고 세계는 단순하며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철학자의 말에 반박하기 위해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프로이드의 과거를 중요시하는 ’원인론‘이 아닌 아들러의 현재의 목적을 중심으로 문제를 보는 ’목적론‘을 처음 듣는 순간 청년만큼이나 당혹스러워진다.
하지만 철학자와 청년의 문답을 읽다보면 내가 원인론 뒤에 숨어 나의 현재 상황을 내 선택이 아닌 과거의 일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안주한게 아닌 가 생각하게 된다.

1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행복이란 무엇인가’(p9)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한 아들러 심리학의 입문서라고 한다면 2권은 철학자와 청년의 첫 문답이 있고 3년 후 교사가 된 청년이 다시 철학자를 찾아와 ”아들러 심리학을 이해할 뿐 아니라 실천할 수 있을까?“(p7)하는 방법을 질문하는 내용이다.

단 두 권의 책으로 아들러의 이론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개인 심리학을 기본으로 해 ‘인생의 과제’, ‘인정욕구’, ‘과제의 분리’, ‘타자공헌’, ‘공동체 감각’ 등의 개념은 두고 두고 꼽씹을 만하다.
특히 ‘과제의 분리’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쯤으로 생각하는 부모에게 꼭 읽어보고 자녀를 약육하는 데 참고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과거도 미래도 보지 말고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아들러의 심리학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서가 아닌 철학자의 이론에 때로는 수긍하고 때로는 반기를 드는 청년과의 대화는 독자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즉각 질문하고 반박하는 듯해 따라 읽기가 쉽다.
한 번 읽는 것만으로 아들러가 말하고자 하는 이론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남탓 과거탓으로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을 것 같다.



<본 도서는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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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붕붕어 인생그림책 35
권윤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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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덕” 선생은 “만희네 집”을 통해 알게 된 작가입니다.
만희네가 할머니 댁으로 이사 온 뒤 집안 곳곳을 보여주는 그림책으로 오랜 시간 그림을 들여다보게 되는 그림책이지요.
그 뒤로 나온 “글자 벌레”는 읽어주기에는 초고난이도의 그림책이었지만 아이들에게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그림책입니다.
 
제가 작가님을 잊고 지내는 동안 여러 이야기를 그리셨습니다.
“전쟁과 폭력의 참상을 마주하고 평화의 메시지”(책소개 글에서)를 전달하는 그림을 그려오셨고 이번에 새로 그린 그림책에는 발 달린 “붕붕어”를 통해 자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푸름을 잃어버린 겨울 날 발 달린 붕붕어는 힘차게 땅 위로 첫발을 내딛습니다.
‘중력을 버터내고 아가미를 펄떡이며 서둘러 걸어’ 횡단보도 끝에 붕어빵 노점을 향해 달려갑니다.
노점 주인이 붕어빵을 구워 대느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 붕붕어는 8번 붕어빵 틀에 들어가 빵틀과 완전히 하나가 됩니다.
 
커다란 판형의 그림책에 고소한 붕어빵이 구워지는 모습을 보면 추운 겨울 갓 구워낸 붕어빵을 호호 불어 먹던 시간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발 달린 붕붕어가 빵틀과 한 몸이 되어 전하고 싶은 노래를 전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정작 자연을 훼손한 것은 붕붕어가 아니라 사람들인데 붕붕어가 자신을 희생해가며 전하고 싶었던 노래를 가만히 들어봅니다.
 
“푸른 하늘 투명한 햇살
물풀 사이 휘감아 돌면
잔물결 속살속살
새 생명 깨어나네.
 
푸른 강 물고기 되어
인간 세상 나아가면
그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맞이하네 맞이하네.
 
내 몸 기꺼이 내어 주고
다시 푸른 강물 되어
돌아오네 돌아오네.”
 
그림책을 보는 내내 간절하게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옛이야기 속 인신공양이 떠올랐어요.
물속에서 살아야 하는 붕붕어가 자신을 헌신해 전하려 했던 노래는 우리 인간에게 던지는 경고이자 부탁입니다.
 
우리는 자연을 후손에게 빌려 쓴다는 말을 늘 하고 있지만 돌려줘야 할 자연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한 번 오염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도 다시는 예전 모습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자연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작가의 그림책을 여러 번 보게 됩니다.
 

🎻길벗어린이 유투브에서 “행복한 붕붕어”의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길벗어린이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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