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헤겔 - 그의 철학적 주제들 ㅣ 헤겔총서 1
프레더릭 바이저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바이저의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헤겔 철학에 대한 입문서 중 최상에 속하는 것 같다. 저자는 브랜덤이나 맥도웰 같은 영미철학자들이 채택하는 분석적인 해석 방식(가령 <정신현상학>에서 감각적 확신 부분을 '소여의 신화' 비판 등에 비추어서 이해하는 식)이 아니라 보다 전통적인 해석학적 방식으로 헤겔의 전 저작을 균형있게 다루면서, 헤겔 철학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를 소개하고 비판한다. 헤겔에 대한 분석적 해석 등을 비롯해 새롭게 헤겔을 주목하는 많은 주석가들이 헤겔의 형이상학이 갖는 부담을 피하려고 하지만, 바이저는 헤겔 철학의 근본에는 아리스토텔레스적인 형이상학, 낭만주의의 유기체적 형이상학이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이면서 이러한 형이상학적 토대에 대한 이해 없이는 헤겔의 사상을 이해하기 어려움을 주장한다(바이저의 인터뷰: http://www.3ammagazine.com/3am/diotimas-child/). 헤겔 저작을 본격적으로 다루기에는 각 저작에 할애된 분량이 많지 않기에 헤겔 철학 전반을 짧은 시간 안에 훑어보기에 좋다. 번역 또한 무척 좋아서 거의 원서를 펼쳐볼 필요가 없었다. 역자의 노고에 감사하며 몇 가지 사소한 사항들만 적어두기로 한다.
31쪽: 그는 플라톤, 실러, F. H. 야코비, 루소 그리고 볼테르를 읽었다. 다음 문장에 "헤겔이 가장 애독했던 저자는 루소였다"his favorite author was Rousseau가 누락됨
128쪽에 "스피노자는 초-기계론자였다"에 해당하는 원어는 원-기계론자arche-mechanist이고 139쪽의 "유기체들이 초-기계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라"에서는 extra-mechanist임
165쪽에 숭고한 -> 귀족적인noble
167쪽 "내용이 아닌 형식의 차이"에서 내용->실체substance
180쪽을 비롯한 여러 곳 civic religion 이 공적 종교로 번역되었는데 시민 종교가 좀 더 나을 것 같다.
315쪽 "두 번째 대화" - > 제2논고 또는 인간불평등기원론
341쪽 "커다란 역설" -> 커다란 아이러니
정열 -> 정념
379쪽 "전율할 만한 존재" -> 눈엣가시bete noire
380쪽 "줄잡아 말해서도" -> 과소평가underst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