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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젠 숫자로 고른다

100~1850까지 숫자로 난이도 책표지에 표시
소설 ‘칼의 노래’ 1200 ‘다빈치 코드’는 970

독서 능력에 따라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는 객관적 지수가 나왔다.

어휘분석 기술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회사인 ‘낱말’사와 교보문고는 21일 책의 난이도를 100~1850까지 단계별 숫자로 표시하는 ‘리드(read) 지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책의 어려운 정도를 재는 ‘온도계’가 나온 셈.

리드 지수는 ‘리드 분석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주어진 텍스트를 측정한다. 이 분석기는 텍스트 전체를 조사, 문장 길이와 어휘 난이도를 기준으로 수준을 평가한다. 어휘는 1~9등급으로 나눴다. 가장 쉬운 1등급 단어(아름답다, 물론)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도 알 수 있는 수준이며, 최고 9등급(변신론, 분멸)은 일반 책에서도 어쩌다 한번씩 등장하는 단어다. 문장은 길수록 어려운 것으로 간주했다.

리드 지수 100인 책은 1등급 어휘로만 구성된 책이다. 반면 지수 1850인 책은 9등급 어휘의 비중이 높은, 백과사전 수준의 책이다. 리드 지수 적용을 출판사와 협의 중인 교보문고 평생학습사업팀의 정진구 팀장은 “책은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쉬워도 읽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잃게 만든다”며 “이 프로그램이 도서 추천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60여개 출판사 400여권의 책의 난이도가 분석돼 있는데,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블루 오션’은 1350,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는 1200, ‘다빈치 코드’는 970, 아동 소설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은 600으로 평가됐다. 금년 내에 1000종 서적에 리드 지수를 표기하는 것이 목표다.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 느림보의 이정원 대표는 “교사·학부모들의 자문을 거치긴 하나 지금까지 다분히 자의적 기준으로 책의 수준별 등급을 매겨 온 것이 사실”이라며 새 측정 프로그램의 등장을 반겼다.


이렇게 리드 지수가 표기된 책을 고르려는 독자는, 교보 의뢰에 따라 지난해 서울대 호석연구팀이 만든 ‘독서력 측정 평가’에 따라 자신의 리드 지수를 알 수 있다. 독자의 리드 지수가 나오면 보통 -100~+50 정도의 리드 지수 서적을 고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교보는 전했다. 가령 지수 1000의 독자라면 지수 900~1050인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출판 관련 회사인 메타메트릭스사가 이미 ‘렉사일 지수(lexile score)’를 만들어 현재 5만여 종에 스코어를 부여하고 있다. 렉사일 지수는 크게 15등급으로 나눠 200~1700까지 숫자를 표기하고 있다.

리드 지수는 책의 난이도를 크게 9개 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1등급은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유치원 단계에 맞는 책이고, 9등급은 분야별 전문서적 수준이다.

국내 최대의 아동서적 전문 출판사인 비룡소의 박상희 대표는 “연령·수준별 맞춤책이 가능하다는 얘기”라며 반색하면서도 “짧아도 어려운 글이 있다. 문장의 길이로 난이도를 측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관기자 qq@chosun.com
입력 : 2006.03.22 00:35 29' / 수정 : 2006.03.22 00:3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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