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눈을 가진 이들을 위한 "특별한 책"

<나의 형, 빈센트>를 리뷰해주세요

나의 형, 빈센트 ㅣ 쪽빛그림책 7
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6월

 어 

 어릴적 고흐의 전기문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여럿이 모여  태양을 그리는데,다들 빨갛게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을 그리는 반면에 고흐만 유별나게 태양을 노랗게 그렸다는 일화가 인상에 남았다. 유난히 유약한 심성을 지닌 탓인지 가는곳마다 환영을 받지 못하고 (화랑에서도 탄광에서도) 항상 겉돌고 외로웠던 그의 평생에서,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돌보며 아낌없는 사랑을 나눈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빈센트 반고흐의 동생 테오이다. 평생 그림 한점 밖에 팔지 못했다던 고흐에게 경제적인 원조와 편지를 통한 아낌없는 정신적 후원을 했던 동생 테오... 책을 보니 테오에게 고흐는 동경의 대상이었는가 보다. 그의 천재성과 속깊은 따뜻한 마음을 누구보다도 먼저 알아봤던 것일까. 신을 믿던 섬기는 목사였던 아버지처럼 되고싶었던 고흐와, 그런 형을 보며 형처럼 되고 싶었던 테오였단다. 평범한 곳에서 특별한 것을 찾아내던 형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영광이 주어진 것도 바로 동생 테오였다.

우선 책속 그림이 너무 아름답다. 고흐의 그림은 아쉽게도(?) 단 한점도 등장하지 않는 이 신기한 그림책은 이세 히데코라는 일본인 작가가 직접 글과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수채화 물감으로 캔버 스에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린듯한 장면장면 하나가 고흐의 어린시절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그가 거쳐갔던 화랑, 탄광, 그리고 미묘한 관계였던 동료 고갱의 이야기, 그리고 가장 낮은 곳을 향하던 (인간에 대한 끊없는 애정과 실천까지) 탄광에서의 생활까지도  풀어놓는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이책의 주인공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테오이다. 고흐와 테오의 우애는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라서 더이상 신선할수 없는 주제이지만, 이책은 테오의 눈으로 바라보는 형의 이야기라는 색다른 시선으로 꾸며놓았다. 작가는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지를 여행하며 고흐의 흔적을 찾아헤맸다고 한다. 책속 그림 하나하나가 코끝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처럼 자유롭고 부드럽다. 
  

작가후기에 이렇게 나온다.형이 세상을 뜨고 난 뒤, 테오가 네덜란드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는 '형은 나의 전부였고, 나만의 형이었습니다!'라는 말이 있었다라고..영혼이 담긴 그림만을 그리려고 했던 빈센트 반고흐..너무나도 특별났기에 평생에 걸쳐 외로웠고 그 누구보다고 지독한 가난을 맛봤으며 자신의 귀를 자르는 결벽성까지도 보였던 그 사람.. 

 "그림으로 몸부림쳤던 나를 용서해라. 

나는 눈에 비치는 것에 정신이 팔려, 삶에는 너무 소홀했다." 

형은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비추었습니다. 삶과 죽음을 동시에 바라보듯이...... 

 날개를 펴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그는 갔지만 그의 그림은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큰 감동을 준다. 가끔씩 삶이 지칠때마다 그의 그림을 본다. 자연을 아끼고 너무나도 치열히 삶을 살았던 그를 생각한다. 가끔씩 고흐 생각이 날 때마다 이 그림책을 펴들면 좋을것 같다. 해바라기의 소리를 듣고, 밀의 이야기를 듣고, 별의 노래를 들었던 그가 참 그리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