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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 여자아이 -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레너드 삭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아침이슬 / 2007년 1월
평점 :
남자와 여자는 태초부터 다른 특성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이 책은 줄곧 얘기한다. 성차를 무시한 교육이 일반화 되어있는 지금 세상에서 다시 옛날로 돌아가듯, 남성성에 또 여성성에 귀를 기울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의자 임상심리학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만난 레너드 삭스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배우고 느끼고 행동하는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성별 차이에 의한 교육법이 효과적임을 여러 자료들을 통해 얘기하고 각각의 상황에 맞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예시를 들려준다.
시작은 여자와 남자의 뇌의 차이란 주제로 시작된다. 남자아이 여자아이가 지향하는 게 태어날 때부터 다르다는 그 수많은 선례들은 나 또한 그렇게 교육받아 왔기 때문인지 몰라도 아직도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이야기들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여성적인 면과 남성적인 면의 차이가 후천적인 교육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이 엄청난 사실에 나 또한 오래된 나의 고정관념을 망치로 한 대 두들겨 맞은 기분이랄까..(혼란에서 오는 어지러움이지, 주장에 동조하기 때문은 아니다)
고백하자면 나란 사람은 애초부터 여성적인 면이 많은 사람이다. 지난 30년간 이런 내 자신을 부정도 해보고 숨기기도 하면서 살아왔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내면은 흔들리는 모빌보다는 사람의 얼굴에 더욱더 정이 가고, 어쩔수 없이 바느질이나 집안 꾸미기에 관심이 가는 나를 보게 됐다. .활동적인 뭔가를 하는 것 보다 정적인 무언가가 나랑 훨씬 더 잘 맞는다는 걸 내 스스로가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근데 생각해보니 나는 왜 그런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인정하기 못했었나 그런 의구심이 든다. 현실을 아직은 남성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훨씬 더 개방적인 것 같다. 여성성을 가진 사람들은 또 그 나름대로 약함을 무기삼아 보호를 받는다지만 그건 개인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보호라기보단 그 나약함에 대한 댓가로서 주어지는 안정된 상황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 책의 저자가 줄곧 이야기하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이대로 우리 아이들을 기른다고들 한번 생각해 보자 .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흔들리는 장남감 대신 예쁜 얼굴에 예쁜 옷을 입은 인형을 쥐어주고, 남자아이에겐 바느질이나 조용히 독서를 하는 대신 나가서 스포츠를 즐기라고(지은이의 주장대로 소년들에겐 공격성을 표출할 기회가 필요하기 때문에) 등을 떠민다...지은이는 지난 30년간의 성차를 인정하지 않은 교육풍토 때문에 엄청난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지만 만약 성차를 인정하는 교육을 행했다면 벌어졌을 후폭풍은 생각하는건 좀 소홀한게 아닐까 .. 그래서 마지막에 지은이 레너드삭스가 말한대로 아이들이 자신의 성별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남녀가 함께 동등해지는 세상이 될수나 있을런지 의문이 간다. 파랑과 분홍의 차이점에 눈을 돌리다보면 이분법적인 사고가 완화될수 있을지 더 심해질지는 장담은 못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교육이란 미래를 다루는 사업에 여러 가지 의견과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책을 나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내 사고가 또 다른 방향으로 굳어지지 않게 여러 가지 상황을 뒤돌아보면서 판단할수 있게 도와주었다. 나이를 좀 더 먹은 후에, 아닌 학부모가 되어서 이 책을 읽는다면 나에게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