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의 묘>
남들은 이 작품을 보면서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고 하더구만, 눈물 한 방울 비어져 나오지 않은 난 메마른 인간인건가.
전쟁통에 굶어 죽은 아이들, 물론 안타깝고 슬프다. 역시 전쟁은 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몹시 불편하다. 전쟁은 나쁘다, 라는 주제 속에 담긴 건 그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 뿐, 일본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사죄와 반성의 목소리는 전혀 담겨 있지 않다. 실컷 울고 끝내자는건지.
<마녀 배달부 키키>
영화를 제때 봐 줘야 하는 이유.
마녀가 하는 일이 배달이라니, 무슨 퀵서비스도 아니고. 처음 나왔을 때야 아이디어가 괜찮았는지 모르겠다만, 자꾸 오토바이 아저씨들이 생각나서 좀 웃겼다. -_-
<추억은 방울방울>
저 파란 줄무늬 셔츠가 하도 익숙해서, 틀림없이 봤다고 생각했다.
내겐 추억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물론 지나간 시절, 어릴 적의 기억들은 남아 있다. 그러나 추억이 단순한 기억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터이다. 그 기억을 둘러싼 아련한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그리움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들이 없다는 말이다. 오래된 친구들이 가끔 옛날 이야기를 하며 좋아할 때가 있다. 그때 이랬잖아, 맞아, 하면서. 그럴 때 난 주로 가만히 있는다. 그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많고, 기억난다 하더라도 굳이 맞장구치며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이 영 나지 않아서다.
타에코, 조금 부럽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