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써 볼까 했던건데, 또 손에 안 잡힌다.
소설에서 쥐스트는 빌가뇽이 이끄는 '남국의 프랑스' 건설에 진심으로 동조한다. 야만인들에게 문명을 전파한다는 계획, 서서히 형태를 갖추어가는 강력한 요새에 압도되어 자신이 옳은 일,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반면 콜롱브에게 빌가뇽과 쥐스트의 작업은 인디오들의 삶과 자연을 파괴하는 짓일 뿐이다.
지금 우리는 콜롱브의 목소리가 옳다는 것을 안다. 위인과 영웅 이름만 등장하던 역사 교과서를 벗어나 민중을 말하는 책들을 읽고, 서구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어떤 짓을 했는지 배운다. 자유, 평등, 박애를 외치는 프랑스조차 예외가 아님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 쥐스트 같은 사람들은 어땠을까.
가끔 헛소리 픽픽 해대는 어르신들을 신문에서 보며 '이런, 미친...' 하면서 열받곤 하지만, 가만 보면 그 중에는 자기가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단 말이지.
주말 내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1년에 한 권씩 나왔던데, 당시의 젤라즈니 팬들은 어떻게 기다렸을까.
진정한 세계라고 하는 앰버, 그러나 서로를 의심하고 증오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기회가 된다면 죽이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는 앰버의 왕자와 공주들은 인간성이라고 할 만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앰버 왕족의 가족 관계 재건기라고 할 만한 소설. 결국 나쁜 놈은 한놈밖에 없었다!
설마 라이토가 이 모든 걸...? -_-
누군가의 말대로, 이 정도면 '아이에 대한 판타지'다. 귀엽고 재미있다만, 이런 꼬마가 옆에 있으면 아마 기절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