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전이라 오늘은 한가하다, 라기 보다 혼자 한가해버린다. 어차피 내일 오전까지만 근무할 것이므로 더이상 급하게 처리할 일은 없고 새로운 일은 물론 연휴가 지난 다음에 시작할 예정이다. 몰래 책 읽고 논다.
이제 마지막 한 챕터와 에필로그만 남아있다. 아, 궁금해 죽겠다. 이런 소설을 좋아하는구나, 혼자 확인한다. 이 작가 다른 책이나 작품이 번역된 게 있던가. 이름 기억해둔다. 케이트 윌헬름. 더불어 행복한 책읽기 작가 선집 시리즈는 몽땅 사리라 마음먹는다.
이 책은 어느 분 말씀대로 조용한 곳에서 집중해가며 읽을 필요가 있다. 많은 등장인물들과 이리저리 얽히는 사건을 이해하는 것은 그렇다치고, 스밀라의 독백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
지난 토요일부터 오늘 아침 출근길까지, 무려 6일이나 붙들고 있었다. 최근에는 하루 이틀에 책 한 권씩 읽다보니 삼사일 이상 같은 책을 붙들고 있으면 책의 재미와 상관없이 지겹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말이지,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라고!
여러 권을 동시에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읽다가 중간에 다른 책을 시작한다는 건 그만 덮겠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책은 예외라고 하겠다. 스밀라가 그렇게 길어질 줄 모르고 시작했는데, 어쨌거나 다시 붙들고 읽어야지.
루쉰의 글은 사실 중학교 때인가 <아Q정전>을 본 이후에 얼마 전에 <희망은 길이다>를 본 게 다이다. 그나마 <희망은 길이다>는 글을 토막토막 쳐 놓은 거라 이 책에서 풀풀 풍겨나는 독설과 꼬인 유머를 별로 느낄 수 없었다.
루쉰을 거대한 하나의 모순으로 파악하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관점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다. 루쉰에 대해 아는 거 하나 없이 이 책부터 읽었기 때문. 어디서나 시작은 있다고 친구가 그랬다. 이 책으로 루쉰을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문학가로서의 루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의 소설들을 좀 읽어볼 생각이다. 북피아에서 나온 전집이 괜찮으려나. 서점에 갈 때마다 그 책은 없어서 확인을 못하고 있다.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를 곧 끝내면 시작할 책. 추석 연휴는 <감각의 박물학>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