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달리 전시회에 가기로 했는데 친구가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다음으로 미루었다. 평소 같았으면 약속 어긴 친구에게 난리법석을 떨었을 테지만, 그 시간에 선물 증정 이벤트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별 말 하지 않았다. 저녁까지 사 주었더니 친구가, 요즘 왜 그래, 한다.

저녁 먹고 친구 집 앞에 있는 헌책방엘 들렀다. 처음엔 웬 헌책방이냐고 내키지 않아 하던 친구는, 막상 그 곳에서 제가 더 신이 났다. 나로서는 알 수 없는 건축 관련 서적과 몇 권의 소설을 골라 들고는 무지 좋아라 한다. 나는 네 권을 골랐고 책 값은 친구가 냈다. 그래봐야 '만원'이다.

줄리안 반즈의 소설을 읽어야겠다고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말 좀 들어 봐>를 발견했다. 오늘 읽기 시작했다. 세 사람의 화자가 번갈아가며 이야기하는 방식인데, 역시 동일한 사건에 대한 시각 차이를 보여주니 흥미롭다.

<섹스북>은 보관함에 담아 놓기만 하고 번번이 구입 대상에서 밀렸던 책이다. 친구가 탐냈지만, 내꺼야, 라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러시아 순례>, 얼마 전 본 케테 콜비츠의 판화가 표지로 사용되어 반가운 마음에 골라들었다. 고리끼는 <어머니>와 단편집 정도를 읽었다. 요즘 다시 러시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상 시집>, 전에 분명히, 이상의 시집을 갖고 있었는데, 사라져 버렸다. 빌려주고 잊은 것인지, 누가 들고가 버린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대체 언제 다 읽을 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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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8-09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이제는 구하기 어려운 "내 말 좀 들어봐" @ㅁ@
urblue님, 언젠가 제가 다 읽는 날 <플로베르의 앵무새>보내 드릴게요. ^^ 언제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뭐, 금년 안에는 다 읽지 않겠어요.....?;;;;

urblue 2004-08-09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 우와, 판다님 천사!!! 그 날만 기다리고 있으렵니다. 판다님 빨리 읽으시라구 자꾸 재촉해야징~~

mira95 2004-08-09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책 사고 싶어요^^ 책 사는거 아무래도 주기적으로 한 번씩 해야하는 병 같아요... 지를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ㅜ.ㅜ

urblue 2004-08-09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러요, 질러~~~ 책 사는 건 낭비도 아니고 아까와 할 것도 아니고, 좋은 일이잖아요.
저도 이번 주말 쯤 알라딘에서 책 주문할 예정이랍니다. ^^ (아, 알라딘은 좋겠다.)

2004-08-10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icare 2004-08-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책은 내가 다 읽고 정리했던 책이고 두번 째는 별로 새로운 것이 없어서 어느 구석에 매장된 책이군요.줄리언 번즈나 알랭 드 보통이나 그들의 책을 읽으면 그 요설에 나는 왜 양기가 입으로 (아니 머리로 아니 손가락으로 라고 해야 하나?) 뭐 그런 표현이 생각나는지^^

2004-08-10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4-08-1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하니케어님, 줄리안 반즈의 책도 첨이고, 알랭 드 보통도 모르는 작가라, 어떤 요설일까 궁금해지는군요. 님께서도 다방면으로 많은 책을 보시나봐요. 따라갈 수가 없사와요. ^^;

어디에도 2004-08-10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따라 갈 수가 없사와요. 아- 님들은 너무 먼 곳에 계시는군요.

근데 섹스북, 저도 구석에 매장했어요. 전 그걸 재작년인가 읽었는데 책을 덮으며 아쉬워했더랬죠. 이것을 중학교때나 고등학교때만 읽었어도 신기하고 재밌었을텐데, 하구요.

(마이리스트 봤어요. 실은 전에 쭉 봤는데 까먹었다는;; 슬슬 러시아쪽에도 작업들어가야겠네요. 님과 친하게 지내려면 말야요.흠흠)

urblue 2004-08-10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에도님, 드디어 오셨군요. 계속 님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흠... 아마도 스토커는 님이 아니라 저인듯.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sex>를 몇 년 전에 봤는데, 뭐 재미있었어요. 섹스북은 보관함에 담아뒀던 거라 싼 맛에 산 건데, 별로인가. 음..님들이 그러시면 읽는 순서에서 한참 밀리겠군요.
님이 좋아하실 만한게 레르몬또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일 듯 한데, 안타깝게도 절판이라 구할 수가 없답니다. 빌려드릴까? (쩝, 드린다는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 워낙 아끼는 책이라.)

어디에도 2004-08-11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 그 책이 별로라기 보다는 제가 이미 그 쪽으로는 빠삭하게 알기 때문이라는;;; 켁.
근데 님, 뭘 믿고 그렇게 과감하게 배팅을 하시옵는지요? 제가 그 귀하고 아름다운 책을 꿀걱 먹고 냅다 튀어버리면 어쩌시려구요! 우호홋.

urblue 2004-08-11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하자면, 잠시 그런 생각 안 한 것도 아니었으나- 그러면 할 수 없는 거죠 뭐. 이래뵈도 제가 벌이는 어떤 일에도, 어떤 결과에도 결코 후회는 안한다! 가 제 신조라고나 할까... 그냥 님이 좋아하실 듯 해서요. 그런데 정말 빠삭하게 알고 계시는 건가...잠시 궁금... (저 사람들이 하는 말 곧이곧대로 다 믿는단 말이죠. 그래서 바보 소리도 많이 듣지만.)

어디에도 2004-08-11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제가 빠삭하게 아는건 별로 없어요. 내가 나를 모르는데~ 요 뭘.
근데 님, 저 같은 사기꾼에게 걸려들기 딱 좋은 스타일이시군요. 이리 오시죠. 흫

(헌책방 접수 들어갔어요. 근데.. 잘 없네요.;)

panda78 2004-08-11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빨리 읽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그래도 기약할 수는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