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님과 카이레님의 청탁을 전했더니 자기 블로그에 이걸 올려놓았습니다. 요즘 바빠 죽는다고 하더니 딴 짓할 거리가 필요했던 모양이군요. ^^

----------- 

알라딘 블로그인 '서재'에서 요즘 '독서문답'이 오가고 있습니다. 하여 질문을 퍼와 답을 달아보았습니다. 한데 써 놓고 보니 좀 까칠한 느낌이 나는군요.. 역시 잠이 모자라서일까요?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평안"은 자주 듣는 말은 아닙니다.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보니  "[명사]걱정이나 탈이 없음. 또는 무사히 잘 있음. ≒안평(安平)·평강(平康)"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요즘의 심경을 평안하다고 하긴 글렀습니다. 잔 걱정은 끊이지 않고, 탈도 적지 않습니다. 아직 무사히 있는 정도지요.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뭔가 읽는게 마음이 편합니다. 좋아한다 아니다 이전에 디폴트값이 되어 있는 듯 합니다.  뭐 그렇다고 많이 읽는 건 아니지만요.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어렸을 때는 '지적 호기심'이 많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보면 '허영심'이 많은거였나 봅니다. 아무한테도 자랑하지 못해도, 거울을 보고서라도 나 요즘 이런이런 책을 읽고 있어라고 말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릅니다.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4권 내외, 적으면 2~3권, 많으면 6~7권.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사회과학과 소설, 간혹 인문학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책은 책일 뿐"이라는 urblue님의 정의에 묻어가렵니다.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책읽기"라고만 하면 동어반복이라, 사실 정의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저도 다른 정의가 떠오르진 않네요.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어렸을 때도 안하던 일을 새삼 나이들어 하긴 쉽지 않겠죠. 필요에 의해 실용/전문서적을 보는게 아니라면, 독서는 대단히 잉여적인/낭비적인 행위인데, 나이들어 재미붙이기에 쉬운 습관은 아닌가 봅니다.


책을 하나만 추천 하시죠?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이건 어렵네요. 무슨무슨 주제에 무슨 책이~ 식의 문답에는 익숙하지만, "하나만"추천할 수 있는 책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어둠의 속도]이고, 곧 읽어보려고 하는 책은(읽을 짬이 날지는 모르나) [알키비아데스]와 [투자자-국가 직접 소송제]입니다만.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건 건너뛰겠습니다. 추천한 것은 아니니까요.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물론입니다.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사회과학과 인문학에 대해 관심이 더 많지만, 출퇴근 길에 주로 소설을 읽다보니, 소설을 보는 양이 더 많습니다.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비문학이라. 장르문학이란 말은 들어봤지만, 이 말은 처음 듣습니다. 그런데 소비의 대상이 아닌 작품도 있습니까?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글의 저자이거나, 보고서의 작성자인 적은 있습니다만, 책의 저자인 적은 없습니다.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쪽팔릴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작가를 저자로 바꿔 불러도 된다면, 프랑스 사회학자인 삐에르 부르디외를 꼽겠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당신, 문장이 너무 길고 지저분해요! "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저는 곁다리로 끼어든 문답이라 바톤은 넘기지 않겠습니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07-05-1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고마워요.
부부가 쌍벽을 이루네요. *^^*

Mephistopheles 2007-05-10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夫唱婦隨 군요..^^

chaire 2007-05-10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군요. ㅋㅋ. 우울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데 좋은 항우울제가 되겠습니다. 무엇보다 동감하거나 코믹했던 것은, '저자가 되었다면 쪽팔릴 것 같다'는 거랑, '길고 지저분한 문장 소유자를 좋아한다'는 부분..!

urblue 2007-05-11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감사. ^^ (쌍벽을 이룬다는 말씀이 칭찬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ㅎㅎ)

메피스토님, 신랑이 夫唱婦隨가 아니라 婦唱夫隨라고 하는군요. ^^

카이레님 / 새벽별님, 뭐 즐거우셨다면 다행입니다. ㅋㅋ

숨은님, 하하. 설마, 명답!까지야.

홍수맘 2007-05-1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칠해서 더 좋았던 문답!
잘 보고 갑니다. ^ ^.

mong 2007-05-11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역시나...
부부의 답을 함께 보는 즐거움이 있는데요?
명쾌하시기도 하고!

urblue 2007-05-1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제 생각엔 별로 까칠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 )a

몽님, 저희 많이 닮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