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4 매일 시읽기 67일 

소란 
- 새얼백일장 중등부 시 차상 

왁자지껄 소란함도 잠시 
선생님께서 전체 무음을 누르시면 
화면 속의 친구들은 
차츰 턱을 괴고 점점 엎드리고 
화면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발표 시간이 되어 
선생님께서 전체 무음 해제를 누르셔도 
화면 속의 친구들은 
여전히 무음 속에 갇혀서 
좀처럼 소란함을 찾기 힘들다 

난리 법석 쉬는 시간이 그립다 
화상 수업 쉬는 시간이 되면 
화면 속의 친구들은 
이름이 쓰여진 검은 화면을 띄운 채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 19 시대의 수업 풍경이, 한 단면이 선히 보인다. ˝난리법석 쉬는 시간이 그립다˝는 구절에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우리는 대개 소란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한다. 세상에 나와 있으면 시끌벅적하니 아무도 없는 공간으로 잠적해 오롯이 홀로 있는 시간을 가지기를 소망한다. 코로나 대유행은 전세계인들에게 그런 시간을 강제로 제공했다. 다만, 우리집은 아이들이 거의 집을 떠나질 않아 소란스러울 때가 많다. 밥 먹어! 핸드폰 그만! 숙제 해! 이런 독촉에 이어지는 대답들은 거의 비슷하다. 10분만! 이것만 하고! 아이 진짜! ㅡㅡㅡ나야말로 아이고! 으으으!

​새얼백일장은 1986년 제1회 백일장을 시작으로 전국 최대 규모로 성장한 순수문예백일장이라고 한다. 제35회 백일장은 코로나 19로 야외가 아닌 우편을 통한 비대면 작품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고등부 장원과 차상 수상자에겐 학업장려금도 제공되고 수시 전형대학 특별 전형 혜택도 주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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