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르다‘ 그때껏 이 말은 차별의 괴롭힘 같은 폭력의 기반이 될 뿐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우연들이 겹쳐 뜻하지 않게 할아버지와 엮이면서 새로운 소통법의 문이 열렸다. / "달라서 즐겁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음을 그때 처음 알았다. 나와 동떨어졌다고 여겼던 서로 다른 두 세계와 어떻게든 만날 수 있었다. 그때의 기억에는 볼품없을지라도 기묘한 감동이 감돌았다. 그처럼 달콤쌉쌀한 ‘서로 다름‘을 강렬하게 느낀 날을 나는 ‘서로 다른 기념일‘이라고 부른다. / 사회적 소수자로서 항상 느낄 수밖에 없는 차디찬 ‘다름‘에 대해 그저 비관하거나 분노할 게 아닐,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할 바 없는 기쁨이 어딘가에 있으리라고 믿자. / "달라서 즐겁다." 무슨 일이든 일단 이렇게 단언해버리고 시작하자. 그러려고 한다. 나는.(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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