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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듯 너를 본다 ㅣ J.H Classic 2
나태주 지음 / 지혜 / 2015년 6월
평점 :
20201017 매일 시읽기 19일
풀잎을 닮기 위하여
- 나태주
풀잎 위에
내 몸을 기대어본다
휘청,
휘어지는 풀잎
풀잎 위에
내 슬픔을 얹어본다
휘청,
더욱 깊게 휘어지는 풀잎
오늘은 내 몸무게보다
슬픔의 무게가 더 무거운가 보오.
1984년생으로 국악을 전공한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라는 음악인이 있다. 나태주의 시가 이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를 만나 정가로 새롭게
탄생했다. 노래로 부르는 시 프로젝트 앨범 이름은 <황홀극치>. ‘꽃잎,‘ ‘황홀극치,‘ ‘멀리,‘ ‘3월에 내리는 눈‘, ‘풀잎을 담기 위하여‘ 총 다섯 편을 담았다.
몇 달 전 라디오에서 하윤주의 정가를 들었을 때 판소리도 아닌 것이, 가곡도 아닌 것이, 마냥 낯설어 스쳐 보내버렸다.
이번에 다시 듣는 정가는 완전히 새롭다. 보컬리스트의 청아한 목소리가 제대로 들린다. ‘정가‘는 ‘아정‘한 노래라고 하는데, 뜻도 어렵다. 아정하다는 ‘기품이 높고 바르다‘라는 뜻이다. 하윤주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 기품이 물씬 느껴진다. 깊고 단아하다.
나태주 시인은 거의 국민 시인급에 들지 않을까. 시인의 이름은 몰라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라는 ‘풀꽃‘은 무수한 사람들이 들어보았을 것 같다. 이 분의 시는 독자들에게 시의 문턱을 낮춰 주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나는 생각한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는 독자들이 선정한 나태주 시 모음집이라고 한다. 블로그나 트위터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을 모아 엮었다고. 물론 내게는 이 시집이 없다.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