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반대편에 선 사람이 아니라, 이죽거리고 조소하며 야유하는, 그저 상대를 꺾으려 드는 사람들이라는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게 단순한 감정의 배설인지 아니면 실력행사를 위한 고도의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건 민주주의에 대한 조롱이자 꽉 막힌 이 나라 윗분(?)들과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동일한 무늬의 반복일 뿐입니다. 흐려진 물에서 청명한 토론은 불가능해집니다.

그리고, 로그인 안 한 상태로 글을 쓰시는 분들이나,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글 남기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 곳에서의 불매운동이 커뮤니티로서 알라딘에서 활동하시던 분들의 애정과 진지한 책임감으로부터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글을 쓰던 그것은 자유나, 최소한 이 논쟁에 참여하고 계신 분들만큼의 진지함과 책임감을 갖고 글을 남겨주십시오. 실제 어느 마을에서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외지인들이 마을 일에 개입하는 것까지는 인정할 수 있더라도, 당사자 집에 돌 던지고 사라지는 짓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저는 논쟁은 답을 찾아 나가기 위한 과정이지 상대를 꺾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논쟁에서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지라도, 그 믿음마저 모독하진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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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12-2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 추천 백만개쯤 보냅니다. 불매에 반대하는 분들뿐 아니라 찬성하시는 분들고 다시 한번 생각해줬으면 싶은 말씀이었습니다.

turnleft 2009-12-21 12:33   좋아요 0 | URL
분위기가 좀 엄해진 까닭에 처음에 불매 시작했던 분들이 너무 조용한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슬슬 또 한 번 파도가 일어야겠죠?

무해한모리군 2009-12-2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거친말들 미워미워

turnleft 2009-12-21 12:34   좋아요 0 | URL
ㅋㅋ 실제로도 이렇게 귀여운 말투인가요?

무해한모리군 2009-12-21 14:36   좋아요 0 | URL
음... 똑 부러진다는 쪽이 더 많은듯 ㅎ
혹시 허경영 보셨나요?
그런 식의 과장된 동의와 손짓 머리짓이 특기 ㅋㄷㅋㄷ

turnleft 2009-12-22 03:23   좋아요 0 | URL
허경영 식의 과장된 몸짓으로 "미워미워~"를 외치신단 말입니까!! (-_-)

Mephistopheles 2009-12-2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가끔씩 발생하는 논쟁에서 서로 거친말이 오가고 조소가 오갈 수 있다고 봐요.(우린 성인군자가 아니다 보니까요. 그리고 너무 많은 걸 바라지 않고요.) 하지만 지나가다 란 이름으로 올라오는 무기명 댓글들..제일 졸렬하고 치사하죠. 대충 문체를 보면 누군지 판단이 서는데 오죽 못났으면 자기 이름 하나 내세우지 못하고 의견을 개진할까 싶기도 합니다.

turnleft 2009-12-21 12: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들 성인군자는 아닌데 싸우다보면 울컥 하기도 하고 그런거죠 뭐. 그래도 최대한 상대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그립습니다.

비로그인 2009-12-2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 게로군요...

turnleft 2009-12-21 12:36   좋아요 0 | URL
흐흐, 가장 날카로운 댓글이었습니다 ^^;
여긴 아직 일요일 밤이긴 한데, 주말에 계속 바빠서 차분하게 앉아서 글 쓸 시간이 없었어요. 역시 글은 주 중에 일하는 시간에 몰래 써야 제 맛이..쿨럭;;

마냐 2009-12-2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턴님 지적에 추천을 백만개쯤 보내드리고 싶지만...동시에 우려도 한가지 덧붙입니다.

"뭐가 문제냐고? 결국은 '싸가지'가 문제야"라는게...제 생각입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논쟁을 벌이든, 토론을 하든, 싸우든. 최소한 '싸가지'는 있어야 합니다. 말씀처럼 조소하고 이죽거리는 건, 정말 싸가지가 많이 부족한 일입니다. 그리고 싸가지 부족함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은...당사자에게도 불행한 일입니다. 자신의 주장을 두려움 없이 펼치는 것과, 당당한 것은 싸가지 없는 것과 조금 다릅니다. 그 차이를 모르고 설친다면..당사자의 '인터넷 품격'만 떨어집니다. 늘 그런건 아니지만…때로 안타깝죠.

말은 좀 거칠더라도…'싸가지'를 갖추고 '상식'만 지킨다면...인터넷 세상이 매우 괜찮은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턴님과 메피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무기명’에 대한 우려입니다. ‘실명’을 써야만 논쟁에 끼어들 수 있다는 것은 익명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알라딘 커뮤니티는 일종의 폐쇄된 공동체 성격을 띠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익명의 의견 피력을 막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메피님 말씀처럼..오죽 못났으면 자기 이름도 못 걸고 의견을 내놓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저는 이 같은 우려에서 출발하는 실명제에 반대합니다. 알라딘은 ‘실명’도 아니고 ‘닉네임’만 공개하지만, 그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익명도 떠들 수 있도록 해주는게…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첫걸음인 거죠. 결론적으로 ‘익명’도 좋으니..’싸가지’는 지키고 살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슴다. 바쁜 아침이라..이만…휘리릭

Mephistopheles 2009-12-21 10:37   좋아요 0 | URL
지나가는 이란 이름으로 올라온 댓글의 내용을 보면 마냐님의 말씀처럼 싸가지 결핍인 경우다 대다수이기도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무기명을 보장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남을 저격하거나 비방하는 목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감추는 행위는 싸가지가 없는 것을 넘어서 비겁하고 졸렬할 뿐이죠. 싸가지가 없는 행위는 결국 자신의 품격과 더불어 인터넷의 품격도 떨어트리는 행위라고 볼때 무기명으로 올라오는 싸가지 없는 댓글과 의견돌출은 자신의 품위는 유지하며 인터넷 품격만 떨어트리고 마는 저급한 에고이즘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요.^^

비로그인 2009-12-21 11:33   좋아요 0 | URL
싸가지 없는 인간들에게 싸가지 좀 지키자고 말하는 건 구만년 걸릴 일이구요. 그게 의견인지 신경질인지 감정의 배설인지를 구별할만한 사람들이 알아서 구별해주는 게 먼저지 싶습니다. 다른 인터넷 공간보다는 실명제에 가까운 알라딘 서재 내에서도 이렇게 탁한 공기가 흐르는 걸 보면 말이죠. 느닷없이 나타난 사람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지나가다 돌 던지는 이들이라고 볼 수는 없는 거고, 반대로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 싸가지 장착한 사람들이라고도 볼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요는 실명제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란 거죠. 누가 봐도 신경증 수준인 막말에 맞장구치며 좋아라 하는 건 그 나물에 그 밥들이 하는 짓이고, 대놓고 분개하는 건 힘만 빼는 일이죠. 그냥 속으로나 욕 한바가지 하고 깨끗이 무시해주시는 게 퇴치법 아닐까 싶슴돠...

turnleft 2009-12-21 12:39   좋아요 0 | URL
예, 저도 마냐님 의견과 같습니다. 누가 글을 쓰냐는 철저하게 본인 자유라고 생각해요. 제가 여기서 말하는건 다만 부탁일 뿐, 강제성을 부여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그래서도 안되고, 또 제가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그리고, 무시보다는 모범이 더 좋겠죠? 논쟁의 품격이 느껴지는 글들이 다시 쭈~~욱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Arch 2009-12-2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 먼저 하고.
마냐님이 말씀하신 '익명'도 좋으니 '싸가지'는 지키자가 생각만큼 어려운거 같아요. 저는 인터넷 실명제에 동의하진 않지만 개별적인 사안에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익명을 통해 다른 입장이나 의견을 피력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감정 배설 -꼭 나쁜건 아니지만 책임을 지지않는다는 측면에서-'과 '흡집내기'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행동이 타인을 향한 조소와 인상 비평에 그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몇몇 논쟁에서 익명으로 달린 댓글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란 것보다 공격당하는 사람은 아프겠구나란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서재 마을이 폐쇄적일 수도 있고, 익명의 순기능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러자면 갈길이 너무 먼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걸보면 전 실명제를 찬성하는 것 같은데 그건 또 아니래고.

turnleft 2009-12-21 12:41   좋아요 0 | URL
사실 우리는, 논쟁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어요. 까라면 까고, 윗사람이 그렇다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라고 배워 왔잖아요. 그러니 막상 논쟁할 때는 다들 서툴고, 또 많이 엇나가죠. 결과만을 놓고 보면 짜증나는 일이지만, 어쩌겠습니까, 긴 안목으로는 어차피 치뤄야 할 수업료라고 봐야죠.

순오기 2009-12-2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라딘에 올라오는 글을 우리집 십대들에게 간간이 들려줍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들어보고 나름대로 평가를 내립니다. 아이들도 웬만한 건 다 알고 평가할 수 있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독서편력을 자랑하는 이들의 '싸가지'없는 막말은 정말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저도 싸가지 없는 글을 보고 너무나 열 받아서 이런 페이퍼를 하나 올려야겠다고 우리 애들에게 말했더니
"엄마, 괜히 구설수에 오르지 말고 참아. 알라디너들 정말 잘났잖아!"라는 말로 기죽여서 그냥 참았답니다.ㅋㅋ 그런데 님이 제 마음과 꼭 같은 글을 올려주셔서 저도 추천을 백개쯤 날리고 싶어요.^^

turnleft 2009-12-22 03:26   좋아요 0 | URL
막말이 오가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글을 쓰기를 꺼려하죠. 혹여나 그 엄한 말들이 나를 향하지나 않을까 싶어서. 말은 안 했지만,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들 하고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저는 어차피 이번 논쟁에서 총대를 맨 관계로.. ㅠ_ㅠ

항상 볼 때마다 느끼지만, 순오기님 자제분들은 참 의젓하게 잘 큰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