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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살인마 ㅣ 밀리언셀러 클럽 103
짐 톰슨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스티븐 킹은 이 책을 "종종 모방되지만 결코 복제될 수 없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범죄 소설가"라고 평을 했다. 또한 스탠리 큐브릭은 "범죄자의 비뚤어진 마음에 관한 가장 냉담한 1인칭 소설"이라고 이 책에 대해 평을 했다. 나는 스탠리 큐브릭의 간결하면서도 강한 표현에 전적으로 공감을 한다. 어찌보면 이 책은 그닥 신선하거나 짜릿하지는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1950년대 초반에 쓰여졌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금이야 그렇고 그런 이야기라고 여길지모르겠지만 요즘의 이런류의 책은 결국 이 작품의 아류내지는 영감을 받았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게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내 안의 살인마]는 이중인격장애를 가진자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여느 작품과는 사뭇 다른 화자가 바로 자신인 1인칭시점 소설이라는데 특징이 있다 할 것이다. 자신의 시각으로 자신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작품속에서 한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선과 악의 모습을 대비해가며 볼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읽을 거리를 제공해 준다 할 것이다. 미서부 텍사스의 작은 마을의 부 보안관으로 있는 주인공은 남 모르는 병이 있다. 그는 주변에서는 매우 젠틀하고 일도 제대로 처리하고, 게다가 동네에서 가장 예쁜 여자친구와 아버지가 남긴 집과 병원 등을 보유한 남부럽지 않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이면에 살인마의 광기가 내면에 숨어있다. 그러한 광기는 잔혹하게 연쇄적으로 사람들을 살해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의 신문, 방송에서 떠들썩했던 연쇄살인범의 모습이 떠올랐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평범한 것 같은 모습속에 감추어진 살인행각. 과연 인간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다소 거칠고 밋밋함이 곳곳에서 발견되지만 50년대에 쓰여진 소설임을 감안한다면 매우 구성있게 쓰여진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더 이상 그의 작품을 새로이 만날 수 없지만 이미 쓰여진 작품을 찾아내어 읽고싶게 만드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새로운 작가의 숨겨진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설레임과 행복함일 것이다.
계속되는 살인과 그 살인 이면에 남들에게 비추어진 평범함. 우리는 과연 어떤것이 그의 본성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서서히 밝혀지는 주인공의 정체와 점점 죄어오는 상황에서의 주인공의 행동. 그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