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하늘 아래 노란 꽃
류진운 지음, 김재영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의 두께만큼 중국인들의 삶의 무게를 맛볼 수 있는 소설이 아니었나 싶었다. 무엇보다 류진운의 해학과 철학이 이 책에 고스란이 담겨있어 읽는이로 하여금 더욱 진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핸드폰', '닭털같은 나날'의 류진운은 '고향하늘 아래 노란꽃'에서도 그만의 유머와 해학을 만끽 할 수 있다. '고향하늘 아래 노란꽃'은 류진운의 첫 장편소설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하겠다.

600여페이지에 달하는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있다. 1부에서는 청나라가 멸하고 중화민국이 들어서는 상황에서 촌장자리를 둘러싼 뺏고 뺏는 참극이 벌어진다. 2부에서는 좀더 시간이 흘러 일본군 점령시기를 무대로, 3부에서는 해방즈음을 배경으로, 마지막 4부에서는 문화혁명시기인 1960대후반부가 무대로 등장한다. 4편은 각기 물로 물리는 관계를 형성한다. 1부에서의 촌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두집안과 그 집안과 연루된 사람들과 그의 자손들이 2-4부에 등장한다.

또한 '고향하늘 아래 노란꽃'은 그러한 두집안의 싸움에서 출발하여, 사상과 문화, 권력, 투쟁이라는 카테고리와 연계되어 죽고 죽이고 속고 속이고 이리붙고 저리붙는 살기위한 몸부림이 여실히 드러난다. 줄한번 잘 못서면 곧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어제의 별볼일 없는자가 오늘의 주역이 되기도 하고, 그러다가 내일은 반역자가 되는 실로 우리네 인생사를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렇듯 '고향하늘 아래 노란꽃'은 중국의 시대흐름과 인생사가 잘 짜여진 옷감처럼 흥미진진하게 류진운식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중국문학은 다소 어둡고, 비관적이고, 인생사가 힘들게 느껴지는 성향이 있는데, 류진운의 '고향하늘 아래 노란꽃'을 만난다면 그러한 중국문학속에서 또다른 희망과 새로움을 찾게 될 것이다. 결국 나는 핸드폰과 고향하늘아래 노란꽃, 그리고 닭털같은 나날로 인해 류진운이라는 작가를 쑤퉁과 함게 내가 좋아하는 중국작가로 꼽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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