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날들의 철학> 서평단 알림
슬픈 날들의 철학 포즈 필로 시리즈 4
베르트랑 베르줄리 지음, 성귀수 옮김 / 개마고원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서평단도서]

저자가 책의 서두에 '철학이라는 단어와 슬픔이라는 단어는 전혀 운이 맞지 않는다. 이는 말의 형태뿐 아니라 그 내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중략  .... 플라톤은 [테아이테토스]에서 철학의 시작은 놀라움 속에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 세계는 정신으로 충만하다. 철학하기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라고 운을 뗀 것에 반대한다! 나의 경우에는 슬픔이라는 단어와 철학이라는 단어는 항상 함께 하기 때문이다. 저자와 다른 이들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슬프고 우울할때, 혹은 외롭다거나 마음이 깊은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갈때 철학적 사유가 몽글몽글 피어나기 때문이다. 어째껀,,, 그건 그렇고..  베르트랑 베르줄리의 <슬픈 날들의 철학>은 한번쯤 읽어 봄직한 책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일상은 실은, 철학적 사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에 동의 한다. 기쁨과 슬픔, 외로움과, 권태, 후회와 질투, 무관심과, 존재, 용기와 죽음, 고통 등... 모든 인간사의 감정들과 일상들 속에 철학이 존재한다는 사실.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을 저자는 깨우쳐 주고 있다. ‘질병’ 편에서는 이런 식이다.

‘ 질병을 일종의 해악처럼 여기지만 요컨대 그 모든 것은 해석상의 오류일 따름이다’ ...p38

그는 질병의 존재를 인정함으로써 무모한 싸움에 의한 에너지 낭비를 피할 수 가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은가.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면 그 것에 대해 필요이상 절망하고 증오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Let it be.

‘마치 난파된 배가 물속에 가라앉듯 슬픔 그 자체 속으로 속절없이 빨려들기 십상이다. 요컨대 슬픔이 슬픔을 부르는 것’  p.133

슬퍼지는 것으로 시작해 슬프다보니 다시 슬퍼지고 나중에는 왜 자신이 슬퍼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슬퍼하는 지경에 이른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얼마나 심각한 오류에 빠져 있었는지. 사랑하는 감정을 사랑하면서도 떠나가버린 상대를 사랑한다고 믿고, 권력의 달콤함이 좋았던 것을 자신의 뛰어난 능력이라 믿고, 절망하는 감정에 점점 빨려들면서도 사소한 문제때문이라 믿고.... 끝이 없는 오류의 행진.

 

책의 제목은 <슬픈날들의 철학>이다. 처음 제목을 읽었을 때는 처음의 내 생각대로 슬픔 속에서 철학적성찰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인줄 알았으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슬픔에 빠져 허우적대지 말고 한발만 빼 보라는 것, 그리하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는 것. 일상의 모든 일들은 즐거운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모쪼록 즐거운 일상의 철학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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