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스팟 - 내가 못 보는 내 사고의 10가지 맹점
매들린 L.반 헤케 지음, 임옥희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블라인드 스팟'은 어는 책보다도 기대를 많이 했던 책중 하나였다. 우선 블라인드 스팟이라는 단어가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 뜻이 다름아닌 자동차 사이드미러의 사각지대라는 의미가 좋았고 - 우리가 생활하면서 무심코 실수하거나 잘못하는 이유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고 해결해 줄것같아서 였다. 사실 살면서 블라인드 스팟(맹점)을 간혹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몰라서 때로는 신경을 안써서 때로는 알면서도 당하게 된다. 
 
간혹 사기성 전화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주변사람들이나 뉴스에서 듣거나 나에게도 걸려온다. 이상하게도 그런 전화는 꼭 걸려들게 마련인데, 물론 상대방의 절묘한 사기성 발언에 홀딱 넘어가기도 하지만 엄격히 따지면 우리의 맹점에 의해 속아넘어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했듯이 조금만 시간을 두고 생각하면 될 텐데 그게 그렇게 마음먹은데로 되지를 않는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너무도 익숙해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어찌보면 선입관이 개입될 수도 있는 이것또한 맹점에 의한 실수인 것이다. 또한 우리는 수수께끼같은 논리와 추론을 요하는 문제에 접하곤 하는데 뻔한 답이 보이는 문제도 놓치는 경험을 하게된다.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또한 맹점에 의한 현상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결점을 잘 보지 못한다. 이상하게도 상대방의 결점은 잘 보이는데 말이다. 이는 바로 내가 바로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맹점의 결과이기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우리가 상대방의 결점은 잘보이듯이 상대방도 우리의 결점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외에도 주관적인 편견이나 패턴이라는 범주에 갖혀있는경우, 우리가 믿고 있는것에 대한 잘못된 오류, 부분만보는 경우등도 맹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된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모든 맹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나무를 보지말고 숲을보라는 식으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범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체계로서의 상황파악, 신중한 추론, 적극적인 증거확보, 다양한 범주활용, 주관적인 편견의 배제 등을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내가 제대로 못 보는 사고의 맹점에 대해 저자는 10가지로 나눠 설명해주고 있는데, 동양과 서양의 관점탓인지 우리네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도 발견할 수가 있고, 때로는 내용이 중복된 듯한 느낌도 받게된다. 더 나아가서는 저자의 논리정연함이 부족하던지 번역자가 깔끔하게 번역을 못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글들이 자꾸만 맴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또한 중간중간에 예시를 들은 것이 적절치 못한 부분도 보였다. 하나의 예를 들면,
 
처음에 나오는 장인과 외국인 사위의 예에서 장인은 '우리나라는 현금인출기에도 장애인용 점자사용설명서가 사용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이에 대해 사위는 '이러한 시골에 자동차 전용 현금인출기에 맹인이 몇명이나 오겠냐고' 응수를 하자 장인이 창피해하는 장면이 있다. 순수하게 이 책만 놓고 보면 사위의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맹점이 아닐 수 없다. 장인과 사위는 철저하게 '현금인출기'만드는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겪게되는 맹점을 말이다. 미국전역에 현금인출기가 그 곳 하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미국전역에 사용되는 그 제품의 인출기는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만들어 설치하는 것이란 말이다. 다시말해 공장에서 처음 만들때 모든제품에 맹인용 점자사용설명서가 부착되어 있다는 말이다. 결국 그 시골의 자동차 전용도로에만 맹인용 점자사용설명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미전역 어디에서든 점자사용설명서가 부착된 현금인출기를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장인은 미안할필요도 창피할 이유도 없게된다. 이러한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무지에 대한 맹점이 아닐까?
 
어쨋든 조금만 신경써서 만들었다면 맹점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모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상하다는 것은 아니고, 여러 부분에서 우리의 맹점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으니 버릴건 버리고 얻을 것은 얻으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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