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솔솔

펭귄 ㅣ 동시야 놀자 5
최승호 지음, 윤미숙 그림 / 비룡소 / 2007년 10월

사실 동시를 접하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아이들 책이 홍수처럼 쏟아지다 보니 구태여 동시를 고르게 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동시보다는 동화를 더 좋아하기 때문일것이다. 어른들도 시보다는 소설이 재미있듯이 말이다. 그러다 보니 집안 이곳 저곳에 꽂혀있고 쌓여있는 아이들 책중에서 동시가 있나 나조차도 의문이 간다. 하지만 동시의 즐거움과 새로움을 보여줄 책이 눈에 띄었으니 바로 최승호 시인의 '펭귄'이라는 동시집이다.

비룡소에서 나온 동시집 '펭귄'에는 35편의 펭귄이야기가 나온다. 근데 그 한편 한편이 재미있다. 어렵지가 않다. 지루하지도 않다. 엉뚱하기도 하다. 게다가 위트까지 즐길 수 있다. 어른들이 읽다보면 어느 이야기는 유치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까르르 웃을 것이다. 너무도 유치하기에...우리도 어릴적 그러지 않았던가.

이 책을 받아들고 단숨에 읽어내려가다 나도모르게 웃음이 베어나왔다. 아무것도 아닌 그냥 지나쳐버리는 뻔한 사물들과 이치들을 최승호 시인은 평범한 언어로 재미있게 재 탄생시켰다. 어찌보면 재미있는 언어유희처럼 느껴질수도 있으리 만치 즐겁다.

스키장에서

꽈당
꽈당
꽈당
쿵
서 있으면 넘어지는 거야
누워있으면 안넘어져

마치 일요일저녁의 개그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유치하고 뻔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속에는 철학이 들어있다. 넘어질것을 알면서도 계속일어나는, 좌절하지 않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발

발에 붙은 껌을 떼야 하는데
손이 없네
어쩌면 좋지
발이 끈적해
걸어도 걸어도 끈적끈적해
땅바닥이 날 자꾸
잡아당기는 것 같아

손이 없는 펭귄의 껌떼는 모습이 연상되어 절로 웃음이 나오는 동시이다. 그러면서 최승호 시인의 시적표현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할수 있겠다.

최승호 시인의 동시야 놀자 시리즈 '펭귄'은 이렇게 손없는 펭귄의 모습을 우리 일상속과 연결시켜 쉽고도 재미있게 동시로 만들어내고 있다. 뒤뚱 뒤뚱 걷는 펭귄의 모습처럼이나 동시집 '펭귄'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동시집 '펭귄'은 자라는 아이들에게 동시의 묘미와, 동시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