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쟁 - 개정판
알 리스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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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 이제는 우리의 생활 곳곳에 파묻혀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의 마케팅의 역사는 그리 길지가 않다. 마케팅하면 대학교때 기억이 떠오른다.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전공을 선택해야 할 때 나는 그 많은 전공을 두고 마케팅을 선택했다. 당시는 마케팅이란 단어는 생소했을뿐더러 회사내에서도 마케팅이라는 부서가 막 생기거나, 판매부서에서 영업을 그냥 마케팅의 개념으로 사용할때이다. 당시의 마케팅 전공서만 보더라도, 어느책은 마케팅, 어느책은 마아케팅이라고 할 정도로 정리가 덜 된 시절이었다.

  그 당시 가장 재미있는 마케팅 성공사례가 바로 미원과 다시다의 사례였다. 어떻게 해도 발효조미료 "미원" 을 따라 잡을 수 없게되자 복합조미료 "다시다"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결국은 조미료시장을 바꿔버린 사례. 결국 나는 이 사례하나로 마케팅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마케팅전공을 택하고 결국은 졸업 후 마케팅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10수년이 지났지만 마케팅은 오묘하다. 마케팅은 답이 없다. 그래서 더욱 매력이 있는 지 모르겠다. 경쟁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고 올라오는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각 기업은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소비자의 마음은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럭비공이니까 말이다. 그동안 보아온 마케팅 책만해도 책장 하나 가득할 것이다. 그 많은 책을 보면서 느낀점이 "참 날로 먹는 사람들도 많구나!!" 라는 것이다. 여기저기 꽤 맞추고, 인용하고, 말도 안되는 이론을 펼치는 등....

  마케팅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것. 마케팅 처럼 복잡하고 마음대로 안되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분명 어제는 이 방법이면 되었는데, 자고 일어나면 어제의 방법이 먹혀들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마케팅으로 밥을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 어제의 마케팅이 오늘의 마케팅이 아니니 말이다.

  많은 마케팅 관련책 중에서 나는 알리스와 잭 트라우트의 책들이 좋다. 명쾌하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재미있어 좋다. 그들의 책중 포지셔닝, 마케팅 불변의 법칙 들은 이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고, 아마도 대학생이나 회사에서 마케팅부서에 근무한다면 모두 읽어 봤음직 한 책들일 것이다.

  이 책은 처음 2002년에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의 책이 개정되어 나왔다길래, 다시 구입하게 되었다. 이미 오래전에 읽었는지라 기억이 가물가물 해져서인지 새롭게 읽는 느낌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때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이 다르게 전해왔다는 것이다. 그때는 참으로 재미있게 읽었었던 것 같은데, 그리고 마케팅 전쟁이라는 어감이 참으로 강하게 다가왔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일상적 어감으로 밖에는 안 느껴짐은 왜일까? 아마도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고, 그 안에 있는 우리는 그 치열한 전쟁을 너무도 보아와서 무더졌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개정판에서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자료사진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는 것이다. 딱딱한 마케팅 이야기만 읽다보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데 페이지마다 만나는 사진들은 그 나마 읽으면서 지루함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읽다보면 지루할 틈도 못 느끼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전공서적처럼 빡빡하게 읽을 필요가 없어서 좋다. 그냥 편안하게 읽으면 된다. 그것이 도움이 되던 안되던 읽고나면 새로운 그 무엇이 보인다.  각종 마케팅 성공 또는 실패사례를 알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인용하여 멋지게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고, 무엇보다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과는 괴리가 있어 실무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는 내용들도 다수 들어있다.

  하지만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라고...읽다 보면 엉뚱한 곳에서 답이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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