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구판절판


언젠가 엄마가 그랬지, 욕설은 아무리 하찮은 의미로라도 하지 말라고. 네가 한 거친 말들이 사라지지 않고 이 지구 위를 떠돌다가 나무에게도 냇물에게도 눈송이에게도 내려앉아 스며들지 아느냐고 말이야. 우리는 그 나뭇잎이 길러 낸 과일을 먹고, 그 물을 마시고 그럴지도 모른다고.-9쪽

조용한 생활을 위해 자기 자신을 속이는 연극이 필요한 그런 결혼은 안 된다는 거야.-13쪽

네 앞에 수많은 길들이 열려 있을 때, 그리고 어떤 길을 택해야할 지 모를 때, 되는대로 아무 길이나 들어서지 말고 앉아서 기다려라. 네가 세상에 나오던 날 내쉬었던 자신의 깊은 숨을 들이쉬며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네 마음속의 소리를 들어라. 그러다가 마음이 네게 이야기할 때 마음 가는 곳으로 가거라.-16쪽

엄마가 나무라는 것은 '너의 게으름'이지 '게으른 너'가 아니라는 거야. 우리가 비난에 상처입는 것은 대개는 이 둘을 잘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진정한 충고인지 비난인지는 사실 말을 하는 사람이 이 둘을 잘 구별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해.-29쪽

우리는 나이 들수록 의문을 품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배운 삶의 가치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게 되면 어느 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된다. 절대적이고 당연한 가치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온전히 너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와 네가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좀 더 객관적으로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기 위해서 말이다.-64쪽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계속 그것을 전가한다.-107쪽

미움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 외에는 그 방법을 모르는 우리 상처받은 인간들 말이야.-148쪽

엄마가 말했잖아. 진정한 자존심은 자신에게 진실한거야. 신기하게도 진심을 다한 사람은 상처받지 않아. 후회도 별로 없어. 더 줄 것이 없이 다 주어버렸기 때문이지. 후회는 언제나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속인 사람의 몫이란다. 믿는다고 했지만 기실 마음 한 구석으로 끊임없이 짙어졌던 의심의 그림자가 훗날 깊은 상처를 남긴단다.-17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