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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이 ㅣ 카르페디엠 3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오석윤 옮김 / 양철북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게, 전쟁은 '끝'이라고 외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눈이, 몸이, 마음이 기억하고 있으므로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그들에게 전쟁은 끝이 아니다. 물론 그들이 죽은 후에도 그 아픔은 기억된다. 주인공 후짱이 그의 아빠의 아픔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참 많은 이야기를 순수한 아이 후짱을 통해 들려준다. 후짱의 옆에는 전쟁 탓에 마음이 흐려져 몸도 허물어지는 아빠, 몸도 마음도 다부지고 건강하여 아픈 아빠를 정성스레 돌보는 엄마가 있고, 그들을 사랑하며 지켜주는 든든한 할아버지와 사람을 미워할 줄 모르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오키나와 사람들(기천천, 쇼키치, 깅아저씨, 로쿠아저씨 등)이 있다. 그리고 엄마의 가출, 누나의 자살로 일그러진 마음으로 여기저기 부딪혀 찢긴 몸과 마음을 가진 아이 기요시가 있다.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면서도 남의 상처를 쓰다듬어 줄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후짱과 기요시가 역사와 사회에 눈을 떠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함께 담은 소설이 태양의 아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