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가을에,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에, 어울리는 책이다. <새의 선물>에서 익히봐 온 은희경의 냉소가 한층 더 짙어진 느낌이다.

 하지만 그 냉소 덕분인가 주인공들의 이름을 모두 이니셜화해버린 탓에 읽는 동안 "얘가 얘야? 누구야?"를 남발하며 읽느라 힘이 빠졌다. 그다지 기억력이 뛰어나지 않은 내 머리를 탓해야지...작가는 분명 의도한 것일텐데...(허나 여러 편의 단편에 똑같이 Y가 등장한다고 생각해봐? 안 헷갈리겠어?)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지도중독이다. 지도중독이었던 j가 곰이 되어서 맥주를 마시고 나뒹굴고 있을 것만 같은 결말 탓이기도 하고, 나 역시 낙엽 뒹구는 가을이면 민들레 꺾어 다소곳이 들고 갈 줄 아는(?) 곰 한 마리랑 커피 한 잔 하고 싶기도 해서이다. 캬~ "서른인 나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는데..."라고 읊조리는 부분에서 완전공감하면서 <지도 중독>에 매료되었다.^^

 은희경, 그녀는 참 가을이 잘 어울리는 작가다. 이 가을 지나기 전에 또 한 편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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