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창비시선 158
이대흠 지음 / 창비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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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다는 것으로 나는 얼마나 위대한가

 이 시인 참 당당하다. 살아 있다는 것으로 부끄러워한 시들을 보다가 살아있다는 것으로 위대하다고 큰소리 땅땅치는 이 시인을 보니 속이다 시원하다.^^ 시원하게 내뱉는 말들을 따라가다보면 삶이 보인다. 죽을동과 살동 사이에서 아우성치는 우리의 삶의 모습 말이다. 힘든 노동에 지쳐 쓰러진 어깨에 피어나는 꽃들 때문에 그 꽃들때문에 다시 노동에 나서는 어깨는 더이상 슬프지만은 않은 우리 삶의 모습 말이다.(나도모르게 시처럼 써버린 건^^;;) 거센 소나기가 녹슨 지붕을 때리는, 그 소리가 음악 소리처럼 감미롭다기 보다는 혹은 그 소리에 집무너질까 걱정스러워서라기 보다는, 소나기가 녹슨 지붕을 때리는 것도, 부드러운 흙을 때리는 것도 그리움의 몸짓인양 느껴져서,그래서 잠 못 이루는 시인의 모습에 감동한다. 섬세하고 우아하면서도 더럽고 흉측했다가 깨진 유리처럼 날카롭다가 굴러다니는 호박처럼 부드러운 그의 시. 참 괜찮다.

 섬세한 시 한 편, 적어볼까?

 

작 침

 

어떤 사람이 떠나고 그 사람이 그립다면

그 사람이 멀리 있다고  생각 마라

그리운 것은 내 안으로 떠나는 것이다

 

다만 나는

내 속을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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