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 놓고 문학과지성 시인선 69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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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하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기도'라는 시에서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 아무래도/그녀를 사랑할 것만 같습니다./당신의 엘렉트라,/사탄인지 뱀인지를/ 한 초 빨리 집안에 들이옵소서./당신의 일품인 미끼인/그녀를.'이라고. ㅋㅋ 거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탄'(?)을 받아드리는 저 겸허(?)함!!! 유쾌하지 않은가?

 시집 제목이 된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의 시는, 아직 '새'가 되지 못한 지상의 존재인 시인이 새를 부러워하는 모습이 언뜻 보인다. 내가 보기에 이 시인은 충분히 새처럼 자유롭고 탄력있는 존재로 비치는데, 그래서 나는 이 시인이 부러운데^^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보라, 하늘을.

아무에게도 엿보이지 않고

아무도 엿보지 않는다.

새는 코를 막고 솟아오른다.

얏호, 함성을 지르며

자유의 섬뜩한 덫을 끌며

팅!팅!팅!

시퍼런 용수철을

튕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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