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2
홍석중 지음 / 대훈닷컴 / 2004년 8월
품절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들 해요. 불을 끄는 데는 깨끗한 물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들 해요. 그러나 검대이를 검댕이로 문질러 지우려 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어불성설이 아닌가요? 하여튼 앞으로는 사람들이 저를 그런 음담패설의 주인공으로 만들만한 빌미를 절대로 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금은......지금은 할 수 없죠. 악마구리떼가 한창 신이 나서 울어댈 때는 그저 바보처럼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상수거든요.-72쪽

원래가 수양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제력이 없고 높은 뚝이 없는 강일수록 자주 범람하는 법이다. 그런 말로 비유한다면 경덕이야말로 뚝이 든든한 큰 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간혹 아래사람들이나 자식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온순한 말로 리치를 따져 타이를 뿐이지 절대로 화를 내든가 큰소리를 지르든가 엄하게 꾸짖는 법이 없었다. 평생에 변덕스러운 짓과 괴벽한 행동을 제일 싫어했는데 표정은 늘 온화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종일토록 웃는 얼굴로 담소하며 조금도 시끄러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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