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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책 읽기 - 그 시절 만난 책 한 권이 내 인생의 시계를 바꿔놓았다
김경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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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진성하게 즐길 줄 안다는 것은 곧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그 당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할 때 가장 좋은가? 이 질문에 용수철이라도 달아놓은 것 마냥 마음에서 곧장 나만의 활용법이라도 튀어 나와 준다면 참 다행인 일이지만. ‘그러니까, 음, 가만있어 보자...’ 간투사 정도로 유예하면서 사뭇 느긋한 골몰을 쓰게 된다면 어떨까. 이쪽의 경우라면 앞으로 제대로 살 궁리나 진지하게 다짐하는 쪽이 면이 설 방도를 찾는 일일게다.

물론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고 싶은 생각이야 풍성하다 못해 평생 자책해 온 주된 골몰에 가깝긴 하다. 성취감을 주는 ‘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들을 과연 어떻게 보내느냐에 대한 고민은 아마 평생 시간에 들러붙어 일관된 적 없는 어제와 오늘을 조롱하며 괴롭혀댈 것이다.

 

 

 

<젊은 날의 책읽기>를 읽다가 왜 느닷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자책까지 늘어놓느냐 하면, 이 문제가 결국 ‘행복’ 또는 그런 대로의 ‘만족’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잘 보내고 싶은 것은 감정의 ‘좋음’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위함이고 둘은 뗄 수 없는 고리에 맞물린 인과가 있다. 시간을 잘 누려서 내가 행복하거나 만족에 이르는 최적의 꺼리를 찾는 행위는 인생에 가장 중요한 과정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누릴 수 있는 게 있다면 무조건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도저도 아닌 이유로 머뭇거려진다면 그건 나쁘거나 조롱할 일이라기보다, 그저 잠시 나를 들여다 볼 시간임을 말해주는 일이다. 마음을 천천히 또한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이것저것 경험해 보는 것 외에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이 책의 저자도 밝히는 바지만 흥미로웠던 것이 지난날을 돌아볼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활자 중독이었음을 고백하며 닥치는 대로 읽었던 독서 습관에 대한 이야기하는 대목들이다.

매 맞을 일만 없다면 저녁 끼니 거르는 것은 물론이고 밤을 패서라도 숨바꼭질이나 돈가스 놀이를 하고 싶었던 나의 어린 날에 비하면, 자신에게 이런 말까지 하고 싶지 않지만 ‘격’까지 운운하고 싶어질 정도다. 나는 되도록 활자와는 거리를 둔 시간만을 누리고 싶어 했고, 사람이 책을 좋아할 수도 있다는 것도 믿고 싶지 않았지만 알았대도 ‘활자 중독’이 호환마마보다도 무시무시한 질병인줄 알았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대관절 무슨 우아를 떨고 싶어 태생적으로 그리 폼을 재는 기질을 타고난 걸까? 농담이다. 어쩌겠는가. 독서가 그리 좋았다는데.   

 

 

사실 이들이 책을 붙들고 산 덕에 가득 차있는 지식의 샘을 부럽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시간을 누린 습관과도 같은 행위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그 충성도가 좀 부럽긴 하다. 입맛도 변하고 생각도 변하지만 유독 독서 습관 같은 것은 여간해서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저자가 일일이 축적해 온 독서의 요령들이나 감상들이 아주 탄탄한 맥을 타고 흐르는 인상을 준다. 어릴 때의 추억이나 소소한 생각들을 버무리면서 인상 깊었던 각각 책의 요소를 짚어 내는 것이 저자가 어떤 기질의 사람인가도 잘 설명해 준다. 차분히 앉아 책을 읽으며 정리한 시간의 축적이 많은 사람들만이 풍길 수 있는 그런 품위 같은 것이 엿보인 달까. 양질의 책을 골라내고 안목을 정비하는데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지 가늠이 된다.

 

 

 

작가는 몇몇 테마로 책에서 읽고 느낀바 중 특히 어떤 대목을 주목했는지 인용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진지한 접점, 또는 차이 등 교감하려는 시도가 주를 이룬다. 이러한 글쓰기는 주제와 말하려는 바를 콕 집어서 말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앞 뒤 맥락이 흐린 채로 인용한 부분에 깊은 동감을 하기란 쉬운 것은 아니어서 좀 아쉬운 점이기도 했다.

읽어보지 못한 책들의 목록을 메모하면서 시간을 잘 보내는 것에 대한 생각들이 천천히 지나가는, 책읽기를 권하는 부름이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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